SK엔무브 윤활기유 마진·SK온 흑자 전환 효과SK에너지, 국제 유가 하락에 전분기 대비 둔화중동 리스크·석유 가격 정책, 하반기 실적 좌우
SK이노베이션이 올해 2분기 3조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실적 반등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다만 이번 실적은 정유 업황 전반의 회복보다는 윤활기유 마진 개선과 배터리 사업 흑자 전환, 유가 변동에 따른 재고 효과가 맞물린 결과다. 하반기에는 중동 정세와 국제유가 변동성, 정부의 가격 정책 등 대외 불확실성이 실적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2분기 연결 기준 매출 29조1572억원, 영업이익 3조4873억원을 기록했다고 30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9%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작년(영업손실 4016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다. 다만 영업외손익 악화로 당기순이익은 735억원에 그쳤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영업외손익은 SK온·SK아이이테크놀로지 관련 파생상품 평가 손실 및 손상차손 등이 인식돼 적자 폭이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당초 업계에서는 SK이노베이션이 2분기 1조원대 중반 수준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으로 전망했으나, 실제 실적은 이를 크게 넘어섰다. SK엔무브의 윤활기유 마진 개선, SK온 배터리 사업의 흑자 전환, SK에너지 정유 부문의 재고 관련 이익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
수익성 개선 폭이 가장 큰 사업은 SK엔무브다. SK엔무브는 2분기 영업이익 6919억원을 기록하며 지난해 같은 기간(1345억원)보다 5배 이상 증가했다. 중동 지역 경쟁사의 공급 차질로 고급 윤활기유 제품(그룹Ⅲ) 마진이 상승했고, 재고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SK엔무브는 복수 생산거점을 기반으로 안정적인 공급 역량을 확보한 점이 실적 방어 요인으로 작용했다. 특히 고급 윤활기유 제품(그룹Ⅲ)의 글로벌 생산·판매 네트워크를 기반으로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확보한 점이 차별화 요인으로 꼽힌다.
배터리 사업 부문인 SK온은 2분기 영업이익 8218억원을 기록하며 7개 분기 만에 흑자 전환했다. 아시아 지역 판매량 확대와 고객 보상금,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AMPC) 증가 등이 실적 개선에 영향을 미쳤다.
반면 정유 사업은 유가 변동성 영향으로 수익성이 둔화됐다. SK에너지의 2분기 영업이익은 6512억원으로 전년 동기(영업손실 4656억원) 대비 흑자 전환했으나, 전분기(1조2832억원)와 비교하면 6320억원 감소했다.
정유 사업이 부진한 배경에는 국제 유가의 하락세가 있다. 두바이유 가격은 지난 3월 평균 배럴당 128달러까지 상승했으나, 6월에는 79달러 수준으로 하락하면서 재고 관련 이익이 감소했고, 일부 설비의 정기 보수로 인한 가동률 하락도 둔화 요인으로 작용했다.
다만 2분기에도 약 5600억원 규모의 재고 관련 이익이 반영되며 실적 방어에 기여했다.
이외에도 사업 부문별 영업이익을 보면 SK지오센트릭이 437억원, SK어스온이 299억원, SK이노베이션 E&S가 1059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반면 배터리 소재 계열사인 SK아이이테크놀로지는 63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SK이노베이션 E&S는 호주 바로사 가스전 상업 가동을 통해 LNG 사업 경쟁력 강화에 나선다. 회사는 바로사 가스전이 현재 시운전 마무리 단계로 하반기 중 상업 가동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하반기 실적의 최대 변수는 국제유가와 중동 정세다. 회사는 3분기 석유 사업과 관련해 석유수출국기구 플러스(OPEC+) 증산과 아시아 지역 정유설비 가동률 증가로 정제마진 강세가 다소 완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호르무즈 해협과 홍해 통행량 변화, 러시아 정유시설 피해 규모, 원유 및 석유제품 수급 흐름 등에 따라 시장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불안에 따른 원유 조달 안정성 확보도 과제다. SK에너지는 2분기 호르무즈 해협 통항 차질에 대응해 사우디 얀부와 아랍에미리트(UAE) 후자이라 등에서 원유를 구매하고 정부 비축유를 활용했다고 설명했다. 중동 리스크 이전 70% 이상 도입했던 중동산 원유 비중을 현재 50% 미만으로 낮췄고, 부족분은 미국·캐나다·아프리카산 원유로 대체했다고 밝혔다.
SK에너지 관계자는 컨퍼런스 콜을 통해 "현재 상황이 지속될 경우 일부 카고가 영향을 받을 수 있지만 이미 확보한 물량과 비축유 활용 등을 통해 당분간 통상적인 수준의 가동량 유지에는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중동 의존을 줄이기 어렵지만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원유 도입 다변화 정책과 발맞춰 설비 보완 투자 및 다변화 비율 확대 추진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여기에 정부의 석유 가격 정책 등 국내 변수도 남아 있다. 업계에서는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이 장기화될 경우 정유사 수익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뉴스웨이 김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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