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정' 아시아 시장 진출임상중단·검찰조사 영향 무···"신약 파이프라인만 30여종"
29일 업계에 따르면, 대웅제약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은 369억원으로 전년 148억원 대비 급성장했다. 해외 지사법인이 위치한 8개 국가(미국·베트남·인도·인도네시아·일본·중국 태국·필리핀, 이하 지사국)를 전략 거점으로 삼아 철저한 현지화 기반 연구로 생산, 마케팅, 영업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가고 있으며, 글로벌시장 전역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최근 대웅제약은 지사국 중 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에 펙수클루정의 품목허가신청서(NDA)를 제출했다. 대웅제약이 해외사업 진출 이후 자체 개발한 케미컬 신약으로 지사국에 품목 허가를 신청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 허가권은 대웅제약이 갖는다.
3개국(필리핀·인도네시아·태국)의 의약품 총 시장규모는 2020년 글로벌 IMS 기준 약 46조원으로 아세안 국가 중에서도 핵심 의약품 시장이다. 특히 인도네시아는 인구수 약 2억8000만명으로 세계에서 4번째로 많은 국가여서 높은 시장성이 기대된다. 펙수클루정의 지사국 3개국 시장규모는 약 5200억원 규모로 예상된다.
펙수클루정은 대웅제약이 2008년부터 국내 순수 기술로 자체 개발한 위식도역류질환의 계열 신약으로, 위벽에서 위산을 분비하는 양성자 펌프를 가역적으로 차단하는 기전의 P-CAB 제제다. 국내에서는 지난 12월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취득했으며, 올해 상반기 내 국내 출시를 목표로 하고 있다.
펙수클루정은 국내 허가를 받기 전부터 이미 해외에서 글로벌 신약으로서의 입지를 다져왔다. 펙수클루정은 현재까지 미국과 중국, 중동, 중남미 등 전 세계에 기술수출이 이뤄졌으며 수출 규모는 지난해 기준 약 1조1000억원이다. 이는 전 세계 시장 40% 이상에 해당한다.
대웅제약 전승호 대표는 "2022년은 펙수클루정 국내 출시 및 아세안 지역 핵심시장인 지사국 3개국 허가 제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세계시장 공략에 속도를 낼 예정"이라며 "연내 추가적으로 해외 국가 허가제출이 예정돼 있고 중국과 미국 역시 목표 일정대로 개발이 진행되고 있는 만큼 빠른 시일 내 펙수클루정을 계열 내 최고 제품(Best-in-class)으로 육성해 글로벌 블록버스터 제품으로 성장시키겠다"고 강조했다.
대웅제약은 보툴리눔 톡신 제제 '나보타'로 글로벌 톡신 빅3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메디톡스와의 분쟁 합의로 '나보타'의 북미시장 수출에 활기를 되찾았다. 나보타는 지난 2019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허가를 받으면서 한국 보툴리눔 톡신 제제 중 최초로 미국 시장에 진출한 바 있다. 이후 메디톡스와의 법적 분쟁으로 수출이 중단됐으나 나보타의 미국 판권을 보유한 에볼루스가 합의에 나서면서 미국 내 소송이 취하되고 수출도 재개됐다.
미국 보툴리눔 톡신 수출에 대한 불확실성 해소로 나보타의 매출은 크게 증가했다. '나보타'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504억원 대비 급성장한 796억원으로 집계됐으며, 국내 매출은 전년 대비 두 배 가까이 성장했다. 해외 매출도 60% 이상 대폭 늘어났다. 회사 측은 "지난해 2분기부터 미국에서 매 분기 최고 실적을 경신해 오고 있다"고 말했다.
전체 실적에도 반영됐다. 대웅제약의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은 1조1530억원으로 전년 1조554억원 대비 9% 증가했다. 작년 영업이익은 889억원, 순이익은 316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영업이익은 170억원에서 5배 이상 늘었다.
회사 측은 세계 2·3위 톡신시장을 형성하고 있는 유럽과 중국에서도 공격적인 투자로 시장을 장악할 방침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보툴리눔 톡신 나보타가 유럽과 중국 시장 진출을 앞두고 있다"면서 "올해 매출 신장이 가장 크게 기대되는 분야"라고 밝혔다.
이밖에도 신시장 창출을 위해 연구개발(R&D) 투자를 확대하고 신약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대웅제약은 지난해 매출의 10%를 초과하는 1273억원을 연구개발(R&D)에 투자했으며 그 결실이 미래성장 동력 확보로 이어지고 있다. 국내 최초로 개발 중인 SGLT-2 억제제 기전의 당뇨병 치료 후보물질 이나보글리플로진은 임상 3상을 성공적으로 마치며 펙수클루정에 연이은 자체 개발 신약 출시 가능성을 확인했다. PRS 억제 섬유증 치료제,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등도 임상 파이프라인에 진입해 있다.
회사는 주사제인 골다공증 치료제 '테리파라타이'를 경구용 개량신약으로 개발하기 위해 KB바이오메드와 계약을 맺고 신시장 창출에 나설 방침이다. 테리파라타이드는 골생성 촉진제로서 골다공증 치료에 사용되고 있지만 현재까지 주사제로만 개발돼 왔고, 부작용이 많아 제한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KB바이오메드는 기존에 주사제로 처방되던 약물을 경구화 하는 기술을 가지고 있다.
KB바이오메드는 경구제제 처방 개발 및 초기 전임상 시험을 진행할 예정이며, 대웅제약은 이를 기반으로 제형개발, 제조공정 기술개발, 전임상, 글로벌 임상 및 상업화 진행을 담당한다. 이후 신규 출원한 지적재산권은 양사가 공동으로 소유할 예정이다.
회사는 자사의 R&D 역량을 바탕으로 코로나 치료제 임상 중단, 검찰 압수수색 등의 겹악재를 딛고 글로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대웅제약은 직접 개발한 위장약 '알비스'의 특허권 침해 소송을 남발해 경쟁사의 제네릭의약품(복제약) 판매를 방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공공거래조사부는 지난 11일 대웅제약 본사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회사 관계자는 "우리는 30여종 되는 신약 파이프라인을 무기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고 있다. 검찰 조사를 받는 것이 (해외 시장 진출에) 영향을 주진 않을 것"이라며 "조사 결과 혐의가 인정되면 이미지 타격을 받겠지만 부당하게 (조사가) 들어오는 경우도 있고 입증이 안 되는 경우도 있다. 우선은 조사에 성실하게 임하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협조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특히 알비스는 지난 2019년 판매가 종료돼 매출이나 전반적인 사업 운영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웅제약은 100억원 이상 투자해 자체 개발 중이던 코로나19 치료제 'DWJ1248'의 '경증 및 중등증 적응증' 국내 임상2/3상 시험도 중단한 상태다. 오미크론 변이가 주를 이루면서 코로나 중증화 비율이 급감했고, 확진자들이 빠르게 회복됨에 따라 경증 치료제 개발의 의학적 중요성이 낮아졌기 때문이다.
대웅제약 관계자는 "2b 임상시험 결과 코로나에 확진된 대상자 중 고위험군 또는 고령의 환자에게서 대상자의 증상개선을 확인했다"며 "최근 코로나와 관련된 전문가의 의견 및 종합적 상황을 고려해 임상시험 중단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백신 접종률 증가에 따른 백신 미접종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상시험 대상자 모집 및 등록의 어려움 등으로 임상 중단을 결정했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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