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패배 책임 사퇴 후 복귀···'명분 부족'본인 주장 '86그룹 용퇴론' 스스로 걷어차는 셈'새로운 인물' 등판 카드 자체 없어져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송 전 대표가 서울시장 출마 의사를 밝힌 후 이를 비토하는 목소리가 당내에서 끊임없이 터져 나오고 있다.
'송영길 불가론'의 주된 이유는 우선 '명분이 없다'는 점이다.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사퇴한 당 대표가 22일 만에 정치 전면에 복귀할 명분에 설득력이 없다는 것이다. 정봉주 민주당 정개특위 공동위원장은 이날 KBS1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당원들이 송영길 전 대표가 서울에 나오는 것은 명분이 없는 것 아니냐고 생각한다"며 "대선 패배의 책임지고 물러난 패장인데 다시 서울시장에 나가겠다고 하는 것이 당원들과 국민들은 선뜻 납득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당 비대위원인 조응천 의원도 지난 5일 "공천에 일정 부분 영향이 있는 비대위원이기 때문에 특정인에 대한 공천 문제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건 부적절하다"면서도 "인천을 주된 무대로 (정치를) 하다가 갑자기 서울로 주소 옮기는 것이 부자연스럽다"고 지적했다.
송 전 대표가 대선 과정에서 내세운 '86그룹 용퇴론'을 본인 스스로 걷어찼다는 비판도 있다. 박주민 의원은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고 했던 지도부가 특별한 이유 없이 복귀하겠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이해가 안 간다"며 "당에서 나왔던 586 용퇴론이라는 부분과 (송 전 대표의 출마가) 안 맞는 부분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송 전 대표와 함께 핵심 '86그룹'으로 분류되는 김민석 의원이 강한 어조로 송 전 대표 출마를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김 의원은 지난 4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동일 지역구 연속 4선 출마금지 약속을 선도하고 차기 총선 불출마를 선언하며 촉발시킨 86용퇴론에 대한 (송 전 대표의) 대국민 설명과 양해가 필요하다"며 "송 전 대표의 약속은 이미 우상호, 김영춘 불출마선언으로 이어졌으며 차기 총선에서 많은 의원의 진로와 당의 결정, 국민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했다.
송 전 대표의 출마로 참신한 '뉴 페이스'가 출마할 기회 자체가 소멸했다는 지적도 있다. 우상호 의원은 TBS 라디오에서 "서울 지역 국회의원들 모였을 때 아예 참신한 인물들을 등장 시켜 붐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혁신의 민주당을 보여주자는 제안이 있었다"며 "하지만 송 전 대표의 출마 선언으로 이런 카드들은 다 물 건너갔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 바깥에 있는 참신한 분이 그 당의 유력한 전 대표가 딱 앉아서 경선하자고 버티고 있는데 어떻게 들어오나"라며 "송 전 대표의 출마 선언이 결국 여러 카드를 다 무산시켰다"고 꼬집었다.
우 의원은 "외부인을 구해오나, 안 구해오나를 충분히 지켜본 다음 정말 못 구해왔을 때 송 전 대표가 결심을 해야 했다"며 "이렇게 일찍 결심해버리면 이제 외부 인사라든지, 지도부가 작전을 구사할 방법은 없다"고 아쉬워했다.
다만 김민석 의원은 이른바 '뉴 페이스론'에 힘을 실으며 우 의원과는 다른 전망을 내놨다. 김 의원은 5일 MBC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서울은 시민들이 차세대 주자라고 생각할 만큼 정치력이 있는 사람을 원하면서도 비정치적 이미지를 원한다"며 "(전·현직 서울시장인) 조순·고건·이명박·오세훈·박원순 등은 정치인이 아니었거나 정치를 떠났다가 온 분들이었다"고 강조했다.
또 "(서울시장직은) 시대 흐름을 굉장히 민감하게 반영한다. 국민통합 이미지나 포스트 코로나, 글로벌 이미지 등 정치권에 있던 당내 인사거나 신인이거나 이러한 조건에 맞아야 된다"며 "후보군을 넓게 쓰면서 그라운드를 넓게 보고 선수를 발굴하면 거기에 맞는 후보군이 발굴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민주당은 그런 후보를 찾아갈 거라고 보는데 2~3주 안에 전혀 새로운 인물이 부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한편 송 전 대표의 서울시장 출마에 대한 당내 비판 수위가 점차 높아지면서 내홍은 쉽사리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당내 친문 성향 의원 모임인 '만주주의 4.0'의 이사진 13명은 6일 입장문에서 "대선 패배의 책임을 지고 물러났던 송 전 대표의 명분도 가치도 없는 내로남불식 서울시장 출마에 반대한다"며 "'인물부재론'이라는 아전인수격 논리로 서울시장 출마를 강행하는 것은 후안무치한 행동"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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