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인상 불안 "BTC 4만 무너져"···추가하락 가능성 多전쟁 장기화, 상하이 봉쇄 등 글로벌 악재 요인도 한몫
12일 오후 11시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기준 비트코인은 4987만 원을 기록했다. 동시간 코인마켓캡에서는 3만 9494달러를 보였다.
테라의 비트코인 매집, 기관투자자 증가, 암호화폐 결제 허용 등 호재에도 암호화폐 시장이 가라않는 까닭은 국제 정세의 불안 때문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금리인상 ▲러-우 전쟁 장기화 ▲상하이 봉쇄 장기화 등을 요인으로 꼽고 있다.
◇연준의 0.5p 금리 인상 = '빅스텝' 기조가 담긴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이 공개되고 투자자들의 공포 커지자 주식과 암호화폐 등 '위험자산'을 피하고 있는 모습이다. 1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지난 1일부터 5일까지 65명의 비즈니스·학계 분석가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들의 약 84%는 연준이 5월초 0.5포인트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응답자 57% 이상은 2022년 말까지 0.5포인트 금리 인상이 2회 이상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특히 급격한 금리인상에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좁혀지면서 글로벌 경기 침체 우려가 확산됨에 따라 비트코인도 덩달아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업계 전문가들은 현재 연준이 0.25포인트의 금리를 그대로 이어 나가면 암호화폐는 상승 측면에서 영향을 받을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러나 미국 입장에서 금리를 올리지 않으면 국제금리의 폭등으로 국채를 팔 때 높은 이자를 포함해야 하기 때문에 미국이 불리하기 때문에 금리 인상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금리를 인상하며 높아진 대출이자율 때문에 투자자들은 현금, 금 등 안전자산을 찾게 된다. 또 당장 실적이 나는 종목이나 분야가 아닌 미래 가치를 보고 투자해야 하는 암호화폐는 어느정도 하락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분석한다.
윤창배 KB증권 연구원은 "장기적으로 볼 시 미국 증시와 암호화폐 시장의 동조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주식시장과 마찬가지로 암호화폐 시장도 금리에 따른 유동성이 많은 영향을 미치며, 향후 금리 상승 시 부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2022년 연말 가격 상승을 전망하는 전문가들 또한 나타나고 있다.
레아 왈드(Leah Wald) 발키리 인베스트먼트 대표는 "(비트코인 가격이) 4분기에 매우 강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2022년 연말 7만 달러까지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발키리 인베스트먼트가 10억 달러(약 1조 2110억 원)의 관리 자산을 넘긴 것은 기관들의 암호화폐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는 지를 보여준다"며 "이는 암호화폐 분야에 대규모 자산이 유입되는 신호"라고 근거를 들었다.
◇끝날 기미 없는 러-우 전쟁 =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전쟁 장기화도 경기 침체에 가담하고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지난 2월 24일 이후 47일 째 전쟁이 이어지며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높아지고 있다.
2022년 3월 국제연합(UN)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세계식량가격지수가 전달보다 12.6포인트 급증한 159.3포인트로 역대 최고치를 한달만에 경신했다. 밀, 원유 등 원자재 가격이 상승하며 나타난 인플레이션이 금리 인상에 영향을 주며 연준이 예고한대로 긴축정책을 실시할 근거가 형성됐다는 분석이다.
◇상하이 봉쇄에 따른 中 생산자 물가 상승 = 중국 상하이 봉쇄 장기화에 따른 글로벌 공급망 이슈도 국제 정세 불안 요인으로 꼽힌다.
앞서 중국 정부는 코로나19 감염자 급증으로 상하이를 전면 봉쇄시켰다. 상하이는 세계 물류 유통의 핵심지 중 하나로 상하이를 봉쇄할 시 2600만 인구가 발이 묶이며 주요 화물들의 운송시간과 비용이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봉쇄기간을 명시하지 않은 제로 코로나 정책에 대다수 전문가들 글로벌 공급망 위기를 심화해 원자재 가격이 안정된다 하더라도 5-6월 물가가 잡히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요컨대, 원가 떨어져도 물가가 오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영국 금융회사 하그리브스 랜스다운(HRGLY)의 수잔나 스트리터(Susannah Streeter) 분석가는 "중국의 무관용 코로나바이러스 정책으로 인해 공급망 문제와 여러 부문의 둔화로 새로운 불안이 야기되고 있다"고 전했다.
전쟁과 곡물·원유가 상승, 금리인상 등 국제적 악재가 겹치며 지속적인 암호화폐 하락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브라이언 켈리(Brian Kelly) BK캐피탈매니지먼트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0월 CNBC 인터뷰에서 "비트코인이 매크로 자산(Macro Asset)으로 바뀌었다"며 "최근 미국에서 자주 거론되는 부채 한도, 높은 인플레이션 등 경제 상황에 암호화폐가 반응하기 시작했다"라고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가 석유와의 긍정적 상관관계를 보여줬는데, 이는 기관 투자자들이 암호화폐를 인플레이션 헤지 수단으로 보고 있다는 의미다"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김건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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