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단일회사로 영업익·순이익 1조 돌파주력제품 스판덱스 사업 호조···배당금 10배 증가조 회장, 지주사 전환 첫 계열사 사내이사 '힘싣기'올 들어 판매물량 10%↓, 7분기 연속 성장세 제동 공급과잉 시황 불구, 원가경쟁력 덕에 고수익 전망
15일 증권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 컨센서스(증권사 평균 전망치)에 따르면 효성티앤씨는 지난 1분기에 매출 2조2507억원, 영업이익 2740억원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당기순이익은 1764억원으로 파악된다. 작년 1분기와 비교할 때 매출과 영업이익은 39.1%, 11.0%씩 증가한 수치다. 다만 당기순이익은 소폭 하락한 것으로 보인다.
지난 4분기보다는 부진한 실적이다. 매출은 8% 감소했고,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23.0%, 18.9% 위축된 것으로 계산된다. 2020년 3분기부터 매분기 성장세를 그려온 효성티앤씨의 분기 실적이 역성장한 것은 7분기 만이다.
효성티앤씨는 지난해 매분기마다 신기록을 경신했고, 사상 처음 연간 매출 8조원대를 돌파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그룹 계열사 중 유일하게 단일회사 기준 1조원을 넘겼다. 역대 최고 실적을 낸 효성티앤씨는 배당금 잔치에 나섰다. 지난해 실적에 대한 배당금으로 보통주 1주당 5만원을 지급했는데, 전년 주당 5000원보다 10배나 급등했다.
또 조현준 효성그룹 회장은 효성티앤씨 사내이사로 직접 나서며 애정을 아끼지 않았다. 그룹이 2018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며 ㈜효성을 새롭게 출범시켰고, 조 회장은 각 계열사의 독립경영을 지원하기 위해 지주사 사내이사만 맡아왔다. 하지만 올해 3월 계열사 중 유일하게 효성티앤씨 사내이사로 올랐다. 이를 두고 효성티앤씨 사업에 더욱 힘을 실어주기 위한 의도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1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밑돈다. 일부 증권사들은 컨센서스를 하회하는 '어닝 쇼크'(충격실적)를 우려한다. KB증권은 3월 말 효성티앤씨의 1분기 영업이익을 2583억원으로 추산했다. 하이투자증권과 상상인증권은 이달 들어 영업이익을 각각 2192억원, 2000억~2300억원 수준으로 하향 조정했다.
1분기 실적이 저조한 배경으로는 수요 부진을 꼽을 수 있다. 중국 춘절과 동계올림픽, 주요 도시 봉쇄 등 영향으로 전방산업 가동률이 저하되면서 판매물량은 전분기 대비 약 10% 감소했다. 여기에 판매가격 역시 전분기 대비 10% 떨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스판덱스 주요 원재료인 부탄다이올(BDO)과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 가격도 동반 하락했지만, 판매가격 하락분을 상쇄시키기엔 역부족이었다.
올해 전반적인 시황도 좋지 않다. 글로벌 스판덱스 시장 점유율 1위를 기록 중인 효성티앤씨는 중국과 브라질, 인도, 터키공장의 증설을 예고한 상태다. 중국 현지업체인 화풍, 루위 등도 대규모 증설에 나선다. 현재까지 파악된 증설 규모는 약 30만톤 안팎이다. 올해 예상 수요 증가분인 15만톤의 2배에 달한다. 신규설비 유입에 따른 공급과잉 부담이 가중되면서, 가격 하락세가 지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스판덱스 가격하락에도 불구, 효성티앤씨가 고수익성을 유지할 것이란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효성티앤씨의 경우 원가의 70%를 차지하는 주요 원재료인 폴리테트라메틸렌에테르글리콜(PTMEG)의 90%를 내재화해 경쟁사 대비 높은 경쟁력을 갖추고 있다. 특히 1분기 대비 2분기부터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되는 만큼, '남는 장사'를 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아울러 신증설도 올해 정점을 찍고 내년부터 축소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웨이 이세정 기자
sj@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