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령이던 기존 최대주주, 3월 중 자녀들에 증여 결정'우크라이나 사태 여파' 곡물가 폭등에 주가도 올라주가 폭등에 증여 받기로 한 오너 자녀 세 부담 커져'장외 거물' 카나리아바이오, 5배 싼 값에 지분 취득
현대사료는 21일 발표한 공시자료를 통해 회사의 최대주주가 기존 김종웅·박정규·김완태·문철명·문현욱 씨 등 5인에서 카나리아바이오와 와이드필드조합, 하이라이드컨소시엄1호조합으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기존 최대주주는 새 최대주주인 카나리아바이오 등 3인으로부터 총액 1000억원을 받는 조건에 보유하던 회사 주식 71.07%를 넘기기로 했다. 카나리아바이오 등은 전환사채 발행 등을 통해 차입하는 형태로 지분 인수자금을 조달할 방침이다.
현대사료의 지배구조는 지난 한 달간 파란만장한 과정을 거쳤다. 현대사료의 기존 최대주주였던 문철명 창업주, 김종웅 대표와 김 대표 부인인 박정규 씨 등 3인은 지난 3월 18일 각자의 자녀들에게 보유했던 지분을 전부 증여하겠다는 공시를 냈다.
문 회장은 1942년생, 김 대표는 1944년생의 고령이었기에 자녀들에 대한 증여 결정은 결코 부자연스러운 것이 아니었다.
증여 받기로 했던 사람은 김종웅-박정규 부부의 자녀인 김완태·나연 씨, 문 회장의 자녀인 현욱·현철·현정 씨였다. 직함은 문 회장보다 김 대표가 낮았지만 김 대표의 지분 보유량이 더 많았던 덕에 김 대표의 두 자녀가 수증 받은 지분이 더 많았다.
김 대표의 자녀는 공히 17.77%의 지분을 증여받기로 했고 문 회장의 자녀는 11.84%씩 지분을 받게 됐다. 이 중에 문현욱 씨만 현대사료 상무로 일하고 있었고 나머지는 현대사료와 무관한 자리에 있었다.
그런데 증여 공시 후 29일째인 지난 15일 국면이 달라졌다. 김종웅 대표-박정규 씨 부부와 문철명 회장 등 주요 주주 3인이 돌연 증여 계약을 취소했다.
이는 증여 공시 시점과 취소 시점 간의 현대사료 주가와 연관이 깊다. 증여 공시를 냈던 3월 18일 기준 현대사료의 종가는 1만8700원에 불과했다. 그러나 지난 15일 기준 종가는 12만5600원이었다. 그 사이 무려 2배에 가까운 85.1%나 주가가 뛰었다.
현대사료 주가는 지난 4월 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사료의 기반이 되는 곡물 가격 급등으로 사료주 관련 투심이 개선된 영향에 폭등했다. 특히 7거래일 연속 상한가를 기록했다.
그러나 주가 폭등으로 오히려 주식 수증자들의 증여세 부담이 늘었다. 주식 증여 관련 과세 규정에 따르면 증여일 기준 전후 2개월씩 총 4개월간 평균 주가로 과세 기준 주가를 매기는데 최근의 주가 폭등은 세 부담의 원인이 됐다. 결국 지난 15일 최대주주는 증여를 취소했다.
문제는 최대주주 변경 공시가 났던 날 M&A 공시도 발표됐다는 점이다. 현대사료는 기존 최대주주가 카나리아바이오 측에 보유 주식 71.07%를 처분하겠다는 공시를 증여 취소 공시를 낸 같은 날에 냈다. 지분 양도액은 1000억원이었다.
결국 현대사료는 증여 공시 후 한 달여가 지난 20일 증여 취소 공시를 냈다. 시장 안팎에서는 기존 대주주가 주식 양도차익을 자녀에게 귀속하려는 취지가 아니었을까라고 전망했지만 생각보다 주가가 폭등하고 세 부담이 커지면서 이에 대한 부담 때문에 기존 최대주주가 증여를 취소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대주주의 증여 취소로 휘파람을 불게 된 쪽은 새 대주주인 카나리아바이오와 기존 최대주주 일가다.
카나리아바이오와 현대사료 측이 체결한 주식 양수도 단가는 주당 2만2877원이었다. 21일 종가 기준 현대사료 종가는 15만1800원이니 5.7배 정도 싼 값에 지분을 얻은 셈이다. 아울러 증여 계약을 취소했기에 세금을 물 부담도 자연스럽게 덜게 됐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저렴한 가격에 지분을 인수해서 코스닥 시장에 간접적으로 이름을 올릴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 카나리아바이오는 자동차 내외장재 생산판매와 신약 연구·개발업을 영위했던 두올물산의 후신이다. 이 회사는 장외시장인 K-OTC의 거물이다.
한편 현대사료는 이날 하루에만 3% 떨어진 15만1800원에 거래를 마쳤다.
뉴스웨이 정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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