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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찰담합 의혹' KH필룩스, 알펜시아 부지 일부 매각...쌍용차 때문?

'입찰담합 의혹' KH필룩스, 알펜시아 부지 일부 매각...쌍용차 때문?

등록 2022.05.19 10:42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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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 이사회 통해 알펜시아 주변 부지 매각 결정...1000억 규모공정위 등 입찰 담합 의혹 조사 와중에 임의 자산 처분 논란부지 매입 대상 평창블루개발 소재 불투명...페이퍼 컴퍼니 의혹 KH필룩스의 급전 필요 가능성...쌍용차 M&A 실탄용이라는 해석

알펜시아 리조트. 사진=알펜시아 홈페이지 캡처알펜시아 리조트. 사진=알펜시아 홈페이지 캡처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과정에서 담합 의혹을 받고 있는 KH필룩스가 공정거래위원회 조사 중에 리조트 주변 부지 매각을 추진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공정위 조사 결과에 따라 입찰 방해 및 무효 가능성이 있음에도 임의로 자산 처분을 계획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부지를 넘긴 거래 상대방 역시 사업 목적을 부랴부랴 추가한 페이퍼컴퍼니의 성격이 강하다는 점에서 적잖은 논란이 예상된다.

◇KH필룩스, 알펜시아 답합 관련 공정위 조사 중 부지 매각 논란=1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H그룹은 지난 4월 이사회를 통해 알펜시아 리조트 주변 부지 13곳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처분할 부지의 합산 면적은 15만 1561㎡로, KH필룩스는 오는 8월 해당 부지를 1000억원에 '평창블루개발'이라는 특수목적법인(SPC)에 넘길 계획이다.

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출처: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앞서 KH필룩스는 지난 2월 'KH강원개발'이라는 SPC를 통해 알펜시아 리조트를 인수했다. 인수금액은 총 7115억원으로, 인수 대상은 알펜시아 일대 골프장 2개소와 콘도·호텔 등 숙박시설 3개소, 워터파크 및 스키장과 인근 미개발부지(33만578.512㎡)를 포함한 483만7015㎡(약 146만평) 등이다. 당시 KH필룩스는 알펜시아 인수 전후로 1조원을 투자해 알펜시아 리조트 인근 부지를 사들이고 국제평화도시로 개발하겠다는 계획을 내놨다.

그러나 새 주인이 된 지 불과 2개월 만에 부지 일부를 임의 처분키로 결정하면서 인수 진정성에 대한 의구심이 짙어지고 있다. 물론 지난 2월 인수 대금 납부를 통해 리조트 소유권을 이전 받은 상황에서 자산 매각 결정권은 전적으로 KH필룩스에게 있다. 하지만 KH필룩스가 현재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 과정에서의 입찰 담합 의혹이 드러나 공정위와 경찰 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고 있는 와중의 부지 처분이라 논란이 가중되고 있다.

앞선 지난 2020년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당시 KH강원개발 외 다른 한 곳이 낙찰 받았는데 이곳의 정체가 드러나지 않으면서 응찰 업체 2곳이 모두 KH그룹 관계사라는 '입찰담합' 의혹이 제기됐다. 조사 끝에 낙찰 받은 다른 한 곳이 '평창리츠'라는 회사로 밝혀졌는데 이는 다름 아닌 KH그룹의 계열사인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 사명은 KH리츠였으나, 알펜시아 입찰 마감 바로 전 사명을 평창리츠로 변경했다. KH그룹은 이 회사를 알펜시아 리조트 매각 5차 입찰 공고가 난 직후 바로 설립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공정위는 단독 입찰로 인한 유찰을 막기 위해 그룹 차원에서 입찰에 참여했는지, 낙찰 가격을 사전에 합의해 낮췄는지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 역시 알펜시아리조트 매각과 관련해 강원도청과 KH그룹을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만약 공정위의 조사 결과, 경쟁입찰이 아닌 단독입찰로 드러날 경우, 이는 대법원 판례상 형법상의 '입찰방해죄'에 해당될 수 있다. 결과적으로 KH필룩스는 현재 사정당국이 입찰 과정의 적법성과 공정성을 조사 중이고, 조사 결과에 따라 최악의 경우 입찰 방해 및 무효 가능성이 제기될 수 있는 상황임에도 임의로 부지를 매각하겠다는 것이어서 많은 논란이 예상된다.

◇평창블루개발, 부지 매입 위한 페이퍼 컴퍼니 의혹...대표 주소는 동네 여관=거래 상대방도 논란거리다. KH필룩스는 해당 부지를 평창블루개발이라는 업체에 오는 8월 넘길 예정이다. 당초 이 업체의 사명은 챔피언 컴퍼니였는데 부지 매입을 위한 KH그룹의 이사회가 열리기 일주일 전인 4월 5일자로, 사명을 변경했다.

참고=평창블루개발 등기참고=평창블루개발 등기

이 업체는 사명 변경 당일 날, 부동산 관련 사업 목적을 8개나 추가했다. △국내외 부동산 시행 및 건설업△부동산 공급업△부동산 개발업△부동산 임대 및 전대업△주택건설 및 분양판매업△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건물 및 구축물 해체 공사업△토목 시설물 건설업 등이다. 챔피언 컴퍼니 시절에는 △부동산 분양대행 및 컨설팅업△부동산 매매업△비주거용 건물 개발 및 공급업 등 3개가 전부였지만, 5일 하루 사이에만 13개로 늘어났다.

사명에 '평창'이 들어갔고, 부동산 관련 사업 목적을 하루 새 급격히 늘렸다는 점에서 평창에 위치한 알펜시아 리조트의 부지 매입을 위해 다급하게 만들어진 회사라는 인상이 강하다.

참고=NAVER 지도참고=NAVER 지도

또한 평창블루개발의 등기상 주소를 확인해보면, 서울 구로구에 위치한 공유 오피스가 드러난다. 임세환 평창블루개발 대표의 등기상 자택 주소 역시 같은 지역의 동네 숙박업소인 것으로 확인됐다. 법인은 설립돼 있지만, 특별한 자산도 영업활동도 하지 않는 페이퍼 컴퍼니라는 의혹이 짙어지는 이유다.

◇KH필룩스, 부지 매각 자금...쌍용차 투입용?=업계는 KH필룩스가 돈이 급하게 돈이 필요했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당장 돈을 써야 할 곳이 있었기에 부지를 다급하게 매각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다. 이의 연장선상으로 업계는 KH그룹이 쌍용차 인수를 위한 쌍방울그룹의 컨소시엄에 참여했다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특히 KH그룹이 쌍방울그룹 컨소에 합류한 시점이 리조트 부지 매각이 이뤄진 4월이라는 점에서 KH필룩스의 부지 매각은 결국 쌍용차 인수 자금을 대기 위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KH그룹은 그동안 새 M&A 타겟이 정해지면 보유 자산을 최대한 활용해 자금을 확보하는 전략을 취해왔다. 알펜시아 리조트 입찰 시기에 맞춰 그랜드 하얏트 주차장 부지를 매각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물론 부지 매각 자금이 알펜시아 리조트 인수 자금에 투입됐는지 알 수 없다. 다만 당시 KH그룹의 상장 계열사 5곳의 당시 현금성 자산을 모두 합해도 900억원에 불과해 인수 대금 7115억원에 한창 못 미친다는 점을 감안하면 관련성이 아예 없다고 보기 어렵다. 당시 KH그룹은 하얏트 주차장 부지 매각으로 약 2000억원의 현금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관계자는 "KH필룩스의 알펜시아 부지 매각은 쌍용차 인수를 위한 자금 확보 움직임으로 해석된다"며 "다만 입찰 담합에 걸려 공정위와 경찰 조사를 받고 있는 상황에 부지를 페이퍼컴퍼니 성격의 회사에 넘겼다는 점에서 강원도를 비롯한 시장의 비난을 피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승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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