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테크사와 JV설립···하반기 NFT거래소 선보여Z세대 중심으로 NFT 시장 확장세 이어지고 있어제도권 안착 못한 시장 도전장에 우려 역시 공존현대카드 "디지털사 추진 일환···문화적 시너지 기대"
현대카드는 지난 7일 프로그래밍 교육 스타트업 '멋쟁이사자처럼'과 NFT 신사업 추진을 위한 조인트벤처(JV·모던라이언)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현대카드는 올 하반기 NFT 거래소와 월렛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앞서 신한카드와 BC카드 등이 NFT월렛 서비스를 내놓은 바 있지만, NFT를 금융과 접목해 거래소를 연다고 한 곳은 현대카드가 처음이다.
다만 업계에선 현대카드의 가상자산 시장 진입을 놓고 우려의 시선도 공존한다. 금융 시장에 안착되지 않은 가상자산 범죄 사건이 빈번히 발생하는 가운데 관련 제도 확립 역시 묘연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NFT거래소가 말 그대로 플랫폼 역할을 하겠지만, 가상자산 범죄와 관련한 거래소의 도의적 책임이 요구되는 상황 속에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가져다 줄 수 있어서다.
눈여겨볼 대목은 정 부회장이 최근 들어 가상자산에 대해 줄곧 긍정적인 견해를 내비쳐왔다는 점이다. 그는 올 1월 가상자산의 미래 가치를 높게 평하는 취지로 "가상화페는 이제 '네덜란드의 튤립' 단계를 지나가는 듯 하다"며 "NFT와 메타버스라는 든든한 형제를 얻었다"고 발언했다.
'네덜란드의 튤립'은 자본주의 투기 현상을 일컫는다. 17세기 귀족과 신흥 부유층은 갓 수입된 튤립에 경쟁적으로 투자하면서 불과 1개월 만에 그 가격을 50배 이상 띄웠다. 그러나 거래량이 줄고, 튤립의 재산 가치를 인정할 수 없다는 법원 판결이 나오자 가격이 수천분의 1 수준으로 폭락했다.
이 가운데 정 부회장으로서는 가상화폐가 네덜란드 튤립 시기를 지나갔다고 밝힘으로서 버블 우려를 일축한 셈이다.
이후에도 정 부회장의 가상자산 관련 발언은 이어졌다. 그는 4월엔 "(가상화폐)가 중앙은행이 발행하는 화폐가 아니라서 위험하다는 주장에 동의할 수 없다"며 가상자산에 대한 불안이 '개념'과 '명확한 가치 산정'의 부재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이를 보완한다면 투자 대상으로서 의미가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즉, 현대카드의 NFT거래소 설립 추진은 정 부회장이 가상자산에 견해가 실현된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NFT시장은 지난해부터 카드사의 미래 먹거리로 주목받았다. 여신업계에서 가장 먼저 NFT월렛 서비스를 제공했던 신한카드는 출시 20여일 만에 NFT 누적 발행량이 2만여건을 기록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등록 건수도 지속 증가해 지난달 기준 6만여 건까지 늘었다. 신한카드 분석 결과를 보면 이들이 발행한 NFT는 Z세대(1990년대 중반~2000년대 초반 출생)를 중심으로 인기를 끄는 것으로 나타났다.
물론 NFT 시장이 여전히 불안하다는 점은 무시할 수 없는 리스크다. 미국에서는 최근 NFT 시장 내 해킹·도용 등 사기 사건이 범람하고 있다. 그러나 해당 NFT거래소를 포함해 이를 해결하거나 책임질 주체가 없는 탓에 피해자가 양산되는 상황이다.
한국 역시 가상자산에 대한 투자자 보호에 대한 제도화까지 갈 길이 멀다. 김주현 금융위원장 후보는 지난 7일 "가상자산은 전세계적으로 거래되는 만큼 빠른 제도화가 생각보다 쉽지 않다"며 "최종적인 입법화까지는 시간이 좀 걸릴 수 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따라서 현대카드의 NFT거래소 설립이 미래 먹거리가 될 것인지, 아니면 걸림돌이 될 것인지는 불투명하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가상자산 시장은 누구나 선점하고 싶어하지만 아직까지 개념이 명확하지 않은 데다 제도권에 편입되기까지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사실"이라며 "NFT거래소 설립은 신기술을 금융시장에 접목하는 시도인 만큼 리스크와 기대가 공존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다만 현대카드 측은 결과보다 '시도'에 의미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현대카드 관계자는 "확실한 수익을 내기 위한 사업이라기보다 디지털회사로 전환하는 과정의 한 축으로 볼 수 있다"며 "이번 JV설립을 통해 신기술과 현대카드의 문화적 인프라 시너지를 기대해 볼 만하다"고 자신했다.
뉴스웨이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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