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OE는 16일(현지시간) 통화정책위원회(MPC)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0.25%포인트 올렸다고 발표했다. 이는 2009년 1월(1.5%) 이후 13년여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날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 0.75%포인트 인상을 단행했지만 BOE는 기존 속도를 유지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BOE가 0.50%포인트 올리는 '빅 스텝'을 단행할 확률을 약 50%로 잡았다.
BOE는 정책위원 9명 중 3명이 0.50%포인트 인상에 손을 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은 물가 상승률이 계속 높아지면 금리인상 폭을 확대할 수 있다는 강한 신호를 줬다. BOE는 물가 상승세를 잡기 위해 작년 12월 금리 인상을 시작했다.
코로나19 사태 후 사상 최저수준인 0.1%로 떨어진 금리를 처음엔 0.15%포인트 올리고 이어 0.25%포인트씩 인상했다. 영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4월에 9%를 찍으며 40년 만에 최고를 기록했다. BOE는 올해 물가상승률 정점이 11%를 약간 웃돌 수 있다며 종전의 10%에서 상향조정했다.
코로나19 봉쇄 해제 여파에 더해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에너지 요금이 더 올라가면서 세계적으로 물가가 치솟고 있다. 이 때문에 유럽중앙은행(ECB)도 11년 만에 처음으로 다음 달 금리인상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앞서 스위스 중앙은행은 이날 15년 만에 처음으로 깜짝 금리인상 결정을 내렸다. 스위스 기준금리는 -0.25%로 0.5%포인트 올라갔다.
금융시장에서는 스위스 중앙은행이 금리를 0.25%포인트 인상할 것이란 전망이 일부 있었지만 대체로 9월 금리 인상을 점치고 있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영국은 특히 물가를 잡으려다가 성장동력을 훼손하지 않도록 특히 주의해야 하는 상황이다.
4월 국내총생산(GDP)이 전월보다 0.3% 감소했으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전망 내년 성장률은 0%로 주요 20개국(G20) 중 러시아를 제외하곤 가장 낮다.
실업률이 3.8%로 거의 50년 만에 최저이고 임금도 오르고 있지만 물가에 상쇄돼서 실질임금은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영국 경제에는 불확실성이 크다. 브렉시트(Brexit·영국의 EU 탈퇴)의 일환인 북아일랜드 협약을 두고 최대 교역 파트너인 유럽연합(EU)과의 갈등이 무역분쟁으로 번질 소지도 있다.
이런 가운데 권력 공백이 발생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보리스 존슨 총리는 이번 신임투표는 넘겼지만 언제든 입지가 또 흔들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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