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비용 오르면 전기요금도 인상···인위적 개입 최소화전기요금위원회 독립성 강화···한전, 전력 독점 판매 해소
산업통상자원부는 5일 '새정부 에너지정책 방향'을 발표하면서 전기요금 원가주의 원칙 확립 입장을 공식화했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연료비 연동제가 시행된 후에도 코로나19 상황 등 여러 정책적 판단에 따라 정부가 전기요금 동결 결정을 내리면서 연료비 변동 상황이 전기요금에 제때 반영되지 못 했다.
산업부는 "전기요금에 원가를 반영하는 체제의 기반을 마련했음에도 불구하고 연료비 연동제 작동의 한계 등 전력시장에 대해 시장원리를 적용하는 데 미흡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약 93%의 높은 에너지 수입 의존도에도 에너지 안보가 충분히 고려되지 못해 국제연료가격 상승 등으로 대외충격에 취약한 상황을 초래했다"고 덧붙였다.
한전은 올해 1분기(1~3월) 영업손실 7조8000억원을 기록했다. 증권가에서는 한전이 올해 30조원의 적자를 기록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전기요금 현실화 없이는 재무구조 개선이 어렵다는 것이 업계 시각이다.
이에 정부는 전력시장·전기요금의 원가주의 원칙을 확립하고 총괄원가 보상원칙과 원가연계형 요금제 등도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요금 현실화 없이는 물가 등의 이유로 전기요금이 동결되는 현재 관형을 깨기 어렵다는 판단으로 풀이된다.
산업부는 올 3분기(7~9월) 전기요금에 적용될 연동제 단가를 1kWh당 5원으로 확정했다. 이는 연료비 연동제에 따른 연료비조정단가의 분기 조정폭(±3원/kWh)을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한전이 정부에 제출한 3분기 연료비 조정단가 산정내역에 따르면 전기요금을 kWh당 33.6원 인상해야 적자판매 구조를 면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번에 kWh당 5원 인상한 점을 감안하면 최소 28.6원을 더 올려야 한다.
전기요금의 경우 정책의 고려에 따라 인상요인이 발생할 때도 정부가 요금 인상을 짓눌려왔다. 앞으로는 정부가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최소화 하자는 게 이번 정부의 '원가주의' 확립의 핵심이라 볼 수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전력시장·전기요금 결정 체계의 독립성을 강화하고 전기위원회의 조직·인력도 보강한다. 이와 함께 전력구매계약(PPA) 허용 범위 확대 등을 통해 한전의 전력 독점 판매 구조를 점진적으로 해소할 예정이다. 전력시장에서 한전의 독점적 기능을 제3자가 수행할 수 있도록 해 시장을 자유화하는 방식이다.
아울러 정부는 더 근본적으로 기존 공급 규제 중심의 정책보다는 소비를 줄이는 방향으로 전기요금 정책 방향을 개편할 방침이다. 박일준 산업부 2차관은 "전기요금 인하가 아니라 효율 높여 전기요금 부담을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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