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지분법 이익 급증···시총 맞먹는 3500억원 순익올 상반기 영업익 전년比 3배 급증···업황 전망도 긍정적본업 이익 개선세 뚜렷한데 PER 0.8배···"극단적 저평가"전문가 "자사주 매입·배당 등 주주가치 제고 대책 필요"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티케이케미칼은 이날 전 거래일 대비 1.28% 오른 3960원에 마감했다. 지난 1월 3일 5720원(종가 기준)이었던 주가는 6개월 만에 30.3%나 쪼그라든 상태다. 특히 지난해 7월 고점(8280원‧종가)과 비교하면 반 토막 수준이다.
반면 티케이케미칼의 실적은 부진한 주가와 달리 개선세가 뚜렷하다. 연결 기준으로 지난 2020년 208억원의 적자를 냈던 티케이케미칼은 지난해 665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1년 만에 흑자 전환했다. 덕분에 마이너스였던 영업이익률은 9.59%로 껑충 뛰었다.
티케이케미칼은 올해 상반기에도 견조한 수익성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분기 티케이케미칼의 영업이익(별도기준)은 2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97.3%나 급증했다. 이 같은 실적흐름이 유지된다면 지난해 실적을 가볍게 뛰어넘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티케이케미칼의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3508억원으로 현 시총(3631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통상 상장사들의 시총은 연간 당기순이익 또는 영업이익보다 휠씬 크다는 점을 감안할 때 이례적인 사례다. 티케이케미칼의 현 주가가 실적을 전혀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얘기다.
실제로 티케이케미칼의 PER은 화학업종 평균(8.61배)를 휠씬 밑도는 0.84배에 그치고 있다. 대표적인 저평가 종목인 HMM(1.21배)보다도 PER이 낮을 만큼 실적과 주가 간 괴리가 매우 큰 편이다. PER은 주가를 주당 순이익으로 나눈 값으로, 실적이 튼튼하고 주가 상승여력이 높을수록 낮아진다.
시장 일각에선 이 같은 티케이케미칼의 주가 부진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본업인 화학소재 사업과 자회사들의 해운사업 수익성이 개선됐고, 장기적 업황 전망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SM그룹의 계열사인 티케이케미칼은 폴리에스터, 스판덱스, PET 레진 칩 등을 생산하는 화학 소재 전문기업이다. 특히 지난 2020년 폐 페트병을 재활용한 의류용 리사이클 원사제품을 선보이면서 투자자들의 주목을 받기도 했다. 리사이클 섬유를 이용한 의류 시장은 2026년 33억7000만달러(약 4조4000억원) 규모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돼 성장성이 높다는 평가다.
또 음료용 병에 쓰이는 페트 칩 시장에선 롯데케미칼(59.2%)에 이어 시장 점유율 2위(36.2%)를 지키고 있다. 페트 칩은 전체 매출의 약 40%를 차지할 만큼 비중이 큰 사업이다. 최근 페트 칩 가격의 급등세는 스판덱스 업황 호조와 더불어 실적 개선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특히 지난해 기록한 3000억원이 넘는 순이익은 호실적을 거둔 SM그룹의 해운 계열사들이 책임졌다. SM상선과 대한해운 지분을 각각 29%, 11%씩 보유한 티케이케미칼은 지난해 3977억원에 이르는 지분법이익을 거둬들였다. 이는 전년(385억원) 대비 10배가 넘는 규모다.
올해 1분기에도 1168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한 티케이케미칼은 2분기에도 이익 개선세를 유지한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의 도시봉쇄에 따른 일시적 수요감소 우려에도 미국 서안 운임 하락폭이 상대적으로 낮아 이익 하락이 크지 않았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실적이 좋은 기업들은 적극적인 주주가치 제고를 통해 주가 저평가를 벗어나야 한다고 조언했다. 티케이케미칼의 경우 지난 2011년 상장 이후 배당이 없어 주주환원에 소홀하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부 교수는 뉴스웨이와의 통화에서 "실적이 좋으면 주가가 오르는 게 일반적인 재무이론이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은 경우가 있다"며 "현재 실적보다 업황에 대한 전망이 강하게 반영되면서 수급이 약화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실적과 주가 간 괴리가 큰 기업은 자사주 매입으로 유통주식 수를 줄여 주당 순이익을 높이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이익잉여금이 넉넉한 기업이라면 배당 결정도 수급 개선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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