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국내 최초 서버용 FC-BGA 양산 나서 부산에서 연구개발·검증 마친 뒤 베트남 양산생산라인은 청정구역···'이물과의 전쟁' 펼쳐
플래그십 모바일 AP용 반도체 패키지기판에서 독보적인 1위 점유율을 보유한 삼성전기는 향후 하이엔드급 제품 진입을 위한 기반 구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삼성전기 패키지기판의 2021년 생산실적은 70만3000㎡(제곱미터)로 축구 경기장 100개 면적의 규모와 맞먹는 규모로 설비 가동률은 거의 100%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 14일 방문한 삼성전기 부산사업장 내부에서는 쉴새없이 분주하게 기계들이 돌아가고 있었다. 대부분 자동화 공정으로 제조라인 내 상주 인원은 많지 않아 보였다.
첫 번째로 살펴본 패키지기판 레이저 공정은 기계 소음이 굉장했다. 일부 근로자들은 소음으로 귀마개를 하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패키지기판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핵심 기술은 '미세 가공 기술'과 '미세 회로 구현'이다.
전자기기의 기능이 많아질수록 필요한 부품도 많아지고, 신호 전달에 필요한 길, 즉 회로가 많아지고, 복잡해진다. 한정된 기판 면적 안에 많은 길(회로)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에 한 면으로는 부족해 4층, 6층, 8층, 10층 등 여러 층으로 만들어야 한다.
따라서, 층간에도 회로가 연결돼야 하기 때문에 구멍을 뚫어 전기적으로 연결하기 위한 도금 과정을 거친다.
각 층들을 연결해주는 구멍을 비아(Via)라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80um(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면적 안에 50um 수준의 구멍을 오차 없이 정확히 뚫어야 하기 때문에 정교한 가공 기술력이 필요하다. A4 용지 두께인 100um의 절반만한 구멍을 뚫어야 하는 셈이다.
삼성전기는 A4용지 두께의 1/10인 10um 수준의 비아를 구현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가지고 있다.
삼성전기 관계자는 "고객사가 요구하는 사이즈가 작아지다 보니 기판에 많은 정보를 담아야 한다"며 "고객니즈에 맞춰서 가공기술을 지속 개발하고 있고 선행적으로 극소 비아(Via)를 구현할 수 있도록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고 설명했다.
레이저 공정에 이어 방문한 전기검사 공정에서는 회로 기판 내 전기적 신호(전류/전압)을 인가해 기능불량 및 출하 보증을 위한 전기 검사가 진행 중이었다. 삼성전기는 서버용 패키지기판을 위한 대면적 검사 기술도 확보한 상태다.
이어 도금공정 소개를 맡은 삼성전기 관계자는 "전기동의 가장 큰 목적은 비아홀을 채워주는 것과 회로에 패턴을 만들어 주는 것"이라며 "홀을 플랫하게 채워주고 그 주변에 그라운드 능력은 도금이 되지 않게 해주는 것이 핵심 기술"이라고 언급했다.
이어 "이를 위해 약품의 구성, 농도 관리 등이 현장에서 가장 요구되는 필수 기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사업장 곳곳에 배치된 수율(완성품 중 양품 비율)을 높이기 위한 문구도 눈길을 끌었다. 사업장 투어 과정에서 이동했던 계단에는 '작은 이물 하나가 큰 위협', '내가 놓친 불량 하나가 회사 존폐 위협' 등의 문구가 붙어있었다.
실제로 삼성전기 생산라인은 청정구역으로 스킨, 로션 기초 화장 외 썬크림, 립스틱, 마스카라 등의 화장을 한 뒤 입장이 불가능했다.
삼성전기 부산사업장은 1990년대 자동차 부품 공장으로 처음 시작됐다. 이후 삼성그룹이 자동차 사업을 정리하며 MLCC와 패키지솔루션으로 사업을 전환했으며 1997년 패키지용 기판인 IT용 서비기판(BGA) 양산을 시작했다.
2020년대 이후에는 FC-BGA 시장이 호황을 맡으며 핵심거점으로 발돋움하고 있으며 현재 공장 확대 공사가 진행 중이다.
패키지기판 종류에 따라 모바일 BGA는 세종에서 생산 중이며 PC 및 서버, 네트워크 등 반도체용 FC-BGA는 부산과 베트남에서 생산된다. 베트남의 경우 지난해 말 투자를 진행해 사업을 철수한 RF-PCB(경영성회로기판) 라인에 FC-BGA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있다.
황치원 삼성전기 패키지 개발팀장(상무)는 "패키지기판의 연구개발 거점은 부산사업장"이라며 "앞으로도 부산에서 검증이 끝난 제품을 부산과 베트남 생산법인에서 생산 전개하는 방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이지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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