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년 2월 이후 최저···개인 예탁금·신용잔고도 동반 감소
특히 코로나19 이후 저금리 기조에 주식 투자 열풍을 타고 '팬데믹 랠리'를 이끈 개인 투자자들의 화력이 금리 상승기에 접어들자 눈에 띄게 약해졌다.
◇ 불안한 매크로 환경···찬 바람 부는 증시
1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국은행이 사상 처음 기준금리를 50bp(1bp=0.01%포인트) 인상한 지난 13일 유가증권시장 일일 거래대금은 5조9천985억원이었다.
올해 들어 처음 5조원대를 기록했으며, 코로나19 확산 초기인 2020년 2월 17일의 5조6천392억원 이후 가장 작은 규모다.
코스피가 3,000선을 돌파해 파죽지세로 치솟으며 하루 거래대금이 역대 최고치를 찍은 작년 1월 11일의 44조4천338억원과 비교하면 86.5%나 감소했다.
2020년 8월과 2021년 1월에 최대 20조원대에 이른 코스닥 일일 거래대금도 5조원대까지 줄어들었다.
이달 4일 코스닥 시장 거래대금은 5조2천949억원으로 2020년 2월 10일의 4조8천298억원 이후 가장 적었다.
7월 들어 15일까지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의 평균 일일 거래대금은 각각 7조1천776억원, 6조1천62억원 수준이다.
코스피 거래대금의 경우 올해 1월의 일평균 11조2천827억원 대비 반년 만에 4조원 넘게 줄었다. 코스닥도 같은 기간 9조3천682억원에서 3조원 이상 감소했다.
코로나19 이후 상승장을 이끈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주요국 중앙은행의 긴축과 이에 따른 경기 침체 우려가 본격화한 가운데 국내 증시도 약세장에 진입했다.
치솟는 물가를 잡고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6월에 기준금리를 75bp 올리는 '자이언트 스텝'에 나섰고, 7월에는 100bp 인상 가능성도 거론된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준의 100bp 금리 인상 가능성이 언급되는 등 불안한 매크로(거시) 환경이 지속되며 투자자들의 관망 심리가 관찰됐다"며 "특히 지난주 코스피 거래량은 연초 이후 평균의 절반 수준이었다"고 설명했다.
◇ 화력 약해진 '동학 개미'
특히 코스피 3,000시대를 연 주역인 '동학 개미' 개인 투자자들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개인의 주식 투자 열기를 나타내는 각종 지표는 일제히 하락세다.
개인은 연초 이후 지난 15일까지 유가증권시장에서 21조4천662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매수 우위는 유지했으나 순매수 금액은 작년 같은 기간(59조6천933억원)의 36% 수준이다.
증시 주변 자금도 감소세가 뚜렷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증시 진입을 준비하는 대기성 자금인 투자자예탁금은 지난 14일 기준 55조7천767억원이다.
작년 초부터 대체로 60조원대 이상을 유지한 투자자예탁금은 5월 하순부터 60조원 아래로 내려가기 시작해 지난 8일에는 54조4천317억원까지 줄었다.
LG에너지솔루션[373220] 상장일인 지난 1월 27일의 75조1천73억원과 비교하면 불과 약 6개월 만에 20조원가량 감소했다.
개인이 빚을 내 주식을 매수한 금액인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작년 9월 25조원대까지 늘었다가 꾸준히 줄어드는 추세다.
1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17조8천648억원이다. 잔고는 5월 말 21조5천646억원에서 불과 한 달 반 사이에 4조원 가까이 줄었다.
보통 주가 하락이 예상되면 디레버리징(차입 상환·축소)으로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줄어든다. 또 주가가 급락해 신용거래 담보금 유지 비율이 기준 이하로 내려가면 반대매매로 강제 청산돼 잔고가 감소하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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