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요구 맞추던 삼성D, LCD 철수 후 고민 삼성전자 LCD 판가 하락에 OLED TV 생산 확대 안해수율 올라온 QD-OLED, 삼성 TV 출하량 4% 불과중소형 OLED 1위 유지하지만 경쟁사 추격 거세
◆LCD價 '뚝뚝'···삼성전자 '방긋' = 삼성전자는 올해 3월 QD-OLED TV를 처음 공개하며 북미, 유럽을 시작으로 싱가포르, 호주 등으로 판매처를 확대하고 있다. 하지만 LCD 가격이 크게 떨어지면서 삼성전자가 QD-OLED TV 생산량을 확대할 이유가 사라졌다.
시장조사업체 위츠뷰에 따르면 지난달 55인치 4K LCD TV 패널 평균 가격은 104달러에 그쳤다. 작년 6월과 비교하면 55.4% 줄어든 수치다. 같은 기간 87달러를 나타냈던 32인치 LCD TV 패널은 28달러로 급락했고 43인치 4K는 65달러, 65인치는 142달러를 기록해 각각 55.8%, 51.4% 하락했다.
LCD 패널 가격이 추락한 이유는 코로나19로 발생했던 팬트업(억눌린) 효과가 줄어들면서 TV 수요가 급락한 영향이 컸다. 김선우 메리츠증권 애널리스트는 "중국 시장뿐 아니라 선진시장 내 TV 수요 회복은 아직 관찰되지 않았다"며 "패널가 반등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한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설명했다.
올해 17년 연속 TV 시장 1위에 도전하는 삼성전자로선 여유가 생긴 셈이다. 주력 TV 라인업이 LCD 패널을 사용하는 만큼 원가 부담이 줄어든 것이다. 삼성전자의 최상위 모델 가운데 하나인 네오 QLED TV는 LCD 패널을 기반으로 제조됐으며 백라이트로 쓰이는 발광다이오드(LED) 소자의 크기를 줄이고 'QD 시트'를 씌우는 방법으로 만들어졌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삼성디스플레이 '고민' = 급변한 상황에 삼성디스플레이는 난감한 입장이다. 현재 QD-OLED 생산 공장은 충남 아산의 Q1 라인뿐이며 생산능력(CAPA)은 월 3만장에 불과하다. 최근 수율(생산품 중 합격품 비율)은 85%까지 올라왔지만 이는 연간 55인치 TV 180만대 가량을 생산하는 규모에 불과하다. 삼성전자의 전체 TV 출하량 중 4%대에 불과한 수치다.
상황이 급반전돼 기존의 LCD 생산 라인을 QD-OLED 라인으로 전환하게 되면 중소형 OLED 시장은 또 다른 고민거리다. 이 시장은 삼성디스플레이가 70% 가량을 점유하고 있지만 LCD 시장을 집어삼킨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약진이 두드러지고 있기 때문이다. 또 중소형 OLED 시장 규모도 크게 확대될 것으로 전망돼 라인 증설도 필요한 상황이다.
디스플레이 업계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스마트폰용 OLED 고객사인 애플은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아이폰14(가칭) 패널사에 중국의 BOE를 포함시켰다. 애플은 지난 2017년 출시한 아이폰X에 처음으로 OLED를 탑재하며 줄곧 삼성디스플레이 제품만 사용했지만 2020년 아이폰12 출시 이후 공급사를 LG디스플레이, BOE까지 확대한 상태다.
올해 BOE의 아이폰14 패널 공급량은 500만장 규모로 알려졌다. 업계에서 추정하는 아이폰14에 필요한 OLED 패널 중 5.5%에 수준이다. 패널 공급량은 미미한 수준이지만 중국 기업은 존재감을 크게 키우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2019년 BOE, CSOT 등 중국 디스플레이 기업의 이 시장 점유율은 9.7%에 불과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20.5%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중국 기업 점유율이 20%를 넘긴다면 이는 사상 최초다.
중소형 OLED 시장 자체도 크게 성장할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DSCC는 올해 모니터용 OLED 패널은 전년 대비 641%, 노트북용 OLED는 64%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매출 기준으로는 각각 279%, 39%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DSCC는 OLED가 스마트폰, 노트북, OLED TV 등 광범위한 영역까지 사용돼 OLED 시장 규모가 연평균 8% 성장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삼성디스플레이 관계자는 "구체적인 투자 일정은 정해진 것이 없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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