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5.9만원 24GB '5G 중간요금제' 신고···여론 뭇매 참여연대 "선택지 달랑 하나 늘어나···선택권 여전히 제한"이종호 장관 "보름 내 처리"···SKT 중간요금제 승인 예상딜레마에 빠진 KT·LG유플···이미지·매출 두고 고심 깊어져
가장 먼저 중간요금제를 공개한 SKT도 '보여주기'식에 불과하단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어떤 요금제를 내놓든 실이 발생하는 상황에 직면한 모습이다.
21일 정보통신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물가 및 민생을 안정시키기 위해 5G 중간요금제 도입을 추진하고 있다. 그간 5G 이용자들은 선택지가 별로 없는 요금제 특성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100GB 이상의 데이터를 제공하는 고가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이에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이동통신 3사에 5G 중간요금제 출시 압력을 넣어왔는데, 지난 11일 SKT가 가장 먼저 5G 중간요금제 출시 신고서를 정부에 제출했다. SKT가 내놓은 5G 중간요금제는 월 5만9000원에 데이터 24GB를 제공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러나 시장에선 SKT의 5G 중간요금제도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참여연대 민생희망 본부는 "요금제 선택지가 하나 늘어났지만 소비자 선택권은 여전히 제한적이고, 저가 요금제에 더 높은 데이터 단가를 부과하는 차별문제도 전혀 시정되지 않았다"면서 "SKT의 5G 중간요금제가 정부의 긴급 민생 안정대책에 따른 결과로 보기 어렵고 기만적이라는 평가마저도 제기되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24GB에서 100GB 사이의 데이터를 선택하고 싶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선택권을 누리지 못한다는 점에서 한계가 분명하다"라며 "데이터를 월평균 60GB 가량 쓰는 소비자는 더 비싼 100GB 요금제를 선택할 수밖에 없다.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문제는 여전히 해결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도 "제대로 된 중저가요금을 검토한다면 고가요금제에 혜택을 몰아주는 데이터 단위가격에 대한 격차를 줄여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여론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상황에서 이종호 과기정통부 장관은 지난 20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G 중간요금제 처리 상황에 대해 묻는 질문에 "절차대로 보름 내로 처리하겠다"고 답했다.
과기정통부는 인가세 폐지 이후 도입한 유보신고제에 따라 시장지배적 사업자인 SKT의 약관 신고 내용에 대해 15일 이내에 반려할 수 있다. 그러나 장관이 직접 보름 내 처리를 공식화한 것은 이변이 없는 한 SKT의 5G 중간요금제 신고안을 승인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된다.
2-3위 사업자인 KT, LG유플러스는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하지 않기 때문에 신규 요금제를 단순 신고하면 된다.
하지만 SKT를 향한 여론 안팎의 비판이 거세지며 KT와 LG유플러스의 고심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SKT의 5G 중간요금제 수준으로 신고서를 제출하면 여론의 뭇매를 맞게 되고, 그렇다고 혜택을 넓히자니 매출 감소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현재 여러 상황들을 고려해 5G 중간요금제를 내놓기 위해 고심 중"이라며 "SKT의 신고 결과를 무조건 따라간다고 단정 지을 수는 없는 상황이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배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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