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USTR 대표 등과 고위급 협의···국내 기업 비차별적 대우 요구
산업통상자원부는 안덕근 통상교섭본부장이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5일부터 7일까지 사흘 일정으로 워싱턴 DC를 방문해 미국 정부 및 의회 주요 인사를 만난다고 5일 밝혔다. 안 본부장은 이날 오전 인천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IRA는 북미에서 생산되는 전기차에만 보조금을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한국산 전기차는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현대차와 기아는 현재 아이오닉5와 EV6 등 전기차를 전량 국내에서 생산해 수출하고 있어 미국 내 경쟁력 약화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앞서 지난달 29일 산업부·기획재정부·외교부로 구성된 정부 합동 대표단은 미국을 찾아 미 인플레 감축법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다. 2박3일에 걸친 방미 기간에 미 무역대표부·상무부·재무부·국무부 등 관련 부처를 방문했다.
이번에는 안 본부장이 직접 미국을 찾아 고위급 대미(對美) 협의를 이어갈 계획이다. 안 본부장은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를 포함해 미 정부 고위급 인사와 상·하원의 주요 의원들을 만나 IRA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고 국내 기업에 대한 비차별적 대우를 요구할 예정이다.
또 최근 국회에서 여야 합의로 '미 인플레이션 감축법 우려 결의안'이 통과되는 등 국내 상황의 심각성을 미국 측에 전달하고, 우려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에 대해 협의한다.
이 장관도 이날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방한 중인 미국 하원의원단과 만나 미국의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시행에 대한 우려를 제기했다. 이날 면담에 참석한 미 의원들은 하원 외교위원회와 군사위원회 등 소속 의원 9명으로 구성됐다.
이 장관은 "인플레이션 감축법의 전체 취지가 기후 변화 대응과 청정에너지 확대 등에 있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전기차 세제 혜택 조항이 미국산과 수입산 전기차를 차별하고 있어 한국 정부와 업계의 우려가 매우 큰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어 "관련 조항은 WTO(세계무역기구)나 한미 FTA(자유무역협정) 등 국제통상규범에도 위배될 소지가 있다"며 "양국 간 협의를 통한 조속한 해결책이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한미 양국의 심도 있는 대화가 필요하다"며 "한미 양자 간 협의 채널을 신설해 논의를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미국 의회의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도 필요하다"며 "이달 미국 방문 시 미국 정부 및 의회와 심도 있게 논의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안 본부장 방미 이후, 이 장관도 이달 유엔(UN) 총회 기간(18~20일) 중 미국을 방문해 상무부 장관 등 미국 정부 및 의회 관계자들과 만날 계획이다.
뉴스웨이 주혜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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