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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 한남2구역서 몸값 올린 삼성물산, 최종목표는 한남5구역?

부동산 건설사

한남2구역서 몸값 올린 삼성물산, 최종목표는 한남5구역?

등록 2022.09.19 17:12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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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물산, 한남2구역 불참 가닥···수익성 비해 경쟁부담감 커브랜드 선호도 크고 입지 좋은 한남5구역으로 선회 가능성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사진=장귀용 기자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 사진=장귀용 기자

서울 용산구 한남2재정비촉진구역(한남2구역) 시공사 입찰을 고심하던 삼성물산이 입찰을 포기하고, 인근에 위치한 한강변 단지인 한남5구역을 노릴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한남2구역에선 삼성물산이 자신들을 몸값 올리기에만 이용한 것 같다며 불만을 쏟아내는 모양새다.

19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최근 한남2구역 조합원들과의 비공식 만남에서 사실상 입찰 포기 가능성을 내비쳤다. 조합이 정한 공사비로는 수익을 내기 어렵다는 이유다. 한남2구역은 3.3㎡(1평) 당 770만원의 공사비를 책정했다.

◆기대감 높던 '친 삼성물산' 주민들 실망감

삼성물산이 발을 빼는 모습에 한남2구역 주민들 사이에서는 엇갈린 반응이 나타나고 있다. 공사비를 올려서라도 삼성물산의 입찰 참여를 유도해야한다는 쪽과 입찰을 사실상 확정한 다른 건설사들이 있는 상황에서 무리할 필요 없다는 입장이 맞선다.

한남2구역서 몸값 올린 삼성물산, 최종목표는 한남5구역? 기사의 사진

공사비를 올리자는 측은 올해 서울 내 재건축 공사비가 올랐다는 점에 주목한다. 원자재 가격이 치솟으면서 공사비가 폭등한 상황을 고려해야하다는 것. 최근 서울 강남권 사업장들은 800만원 후반대에서 900만원대로 공사비가 굳어지는 모습이다. 시공사 입찰에 참여하는 업체가 없자 공사비를 올리고 있는 것이다. 서울 동대문구 용두1구역 6지구는 공사비 책정에 보수적인 공공재개발로 진행되는데도 평당 922만원의 공사비를 책정했다.

하지만 입찰마감일이 일주일 안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공사비를 인상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황이다. 한남2구역 대의원 A씨는 "지난 6월 현재 공사비를 책정할 때 이미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해 공사비를 높인 상황이어서 명분이 없다"면서 "여기에 이달 초 흑석2구역에서는 평당 765만원의 공사비를 제안한 삼성물산이 한남2구역에서만 공사비를 올려야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이치에 맞지 않다"고 했다.

◆삼성물산, 한남5구역에 군침···한남2구역은 '성동격서'였나

정비업계에서는 삼성물산이 한남2구역 입찰에는 참여하지 않고, 인근 한남5구역에 집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남5구역이 공사비와 입지, 수주 경쟁에 대한 부담 등 다방면에서 유리하다고 판단해서, 일찌감치 한남2구역에서 발을 빼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는 것.

실제로 한남5구역은 한남뉴타운에서 입지가 가장 뛰어난 것으로 평가된다. 한강변에 위치한데다 신분당선 연장선인 동빙고역이 단지 도보권에 들어설 예정이다. 중대형 평형이 많고, 거주여건을 평가절하 시켰던 보광변전소도 지중화‧지하화를 통해 체육시설 등으로 변모할 예정이다. 초중고교도 도보권에 있다. 정통 부촌으로 꼽히는 동부이촌동과도 맞닿아 있다.

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에서 바라본 서빙고로와 한강변. 사진=장귀용 기자서울 용산구 한남5구역에서 바라본 서빙고로와 한강변. 사진=장귀용 기자

공사난이도도 한남2구역보다 한남5구역이 훨씬 수월할 것으로 평가된다. 한남동 뉴타운 대부분 단지가 가파른 구릉에 위치한 것과 달리 한남5구역은 상대적으로 평평한 지대를 가지고 있어 공사 난이도가 낮다.

반면 한남2구역은 강력한 경쟁자들과의 수주전이 불가피하다. 한남2구역에선 롯데건설과 대우건설이 강한 입찰 의지를 보이는 상황이다. 두 업체 모두 한남동에서 고급 아파트를 지은 경험도 있다. 롯데건설은 나인원한남을 지었고, 대우건설은 한남더힐을 시공했다. 삼성물산이 경쟁에 참전할 경우, 두 업체는 시공능력평가 1위 업체인 삼성물산을 상대하기 위해 공동전선을 펼칠 가능성이 크다.

일각에선 삼성물산이 한남2구역을 포기하는 대신 더 높은 공사비에 한남5구역의 시공권을 확보하는 전략을 짰을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정비업계 관계자는 "삼성물산은 한남뉴타운 일대 조합에서 요구하는 수준을 맞추려면 평당 900만원대는 돼야 한다고 내부결론을 내린 것으로 안다"면서 "한남2구역에서는 공사비 인상을 공론화해 명분을 쌓고, 사전에 한남5구역의 입찰 여건을 유리하게 조성하려는 것 같다"고 했다.

삼성물산은 이러한 업계의 소문에 대해 선을 긋는 모양새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한남5구역은 아직 건축심의 단계로 입찰을 적극적으로 검토하는 단계는 아니"라면서 "수익성을 따지지 않을 순 없겠지만, 공정 경쟁을 펼칠 토대가 마련됐느냐가 입찰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다. 이러한 원칙은 한남동을 비롯한 모든 사업장에 공통으로 적용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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