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혜 홍보수석 "미 의회 아닌 우리 국회 지칭, '바이든' 아닌 '날리면'"이재명 "할 말이 없어···국민들 굴욕감, 자존감 훼손 느꼈을 것"박홍근 "온라인에 국민 청력 시험한다는 조롱과 질타 가득해"고민정 "대통령은 미국 조롱, 홍보수석은 대한민국 조롱"
이재명 대표는 23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참 할 말이 없다. 뭐라고 말하겠나"며 "국민들은 망신살이고 아마 엄청난 굴욕감 그리고 자존감의 훼손을 느꼈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길을 잘못 들어오면 되돌아 나오는 것이 가장 빠른 해결책"이라며 "거짓이 거짓을 낳고 또 실수가 실수를 낳는 일이 반복된다"고 지적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지난 22일 '글로벌 펀드 7차 재정 공약 회의'에 참석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48초 동안 만난 뒤 회의장을 걸어 나오면서 옆에 있던 박진 외교부 장관에게 "국회에서 이XX들이 승인 안 해주면 바이든은 쪽팔려서 어떡하냐"라고 발언하는 모습이 취재진 카메라에 찍혀 논란이 됐다. 발언의 '국회'가 맥락상 미 의회를 지칭하는 것으로 해석돼 '외교 참사'라는 비판이 일었다.
이에 김은혜 대통령실 홍보수석은 해당 발언의 '국회'가 한국 국회, 야당을 지칭한 것이고, '바이든'이 아닌 '날리면'이라고 해명했다. 김 수석은 "(윤 대통령이) 바이든이라고 말할 이유가 없다. 미국 의회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근 원내대표는 "대통령실이 무려 15시간 만에 내놓은 것은 진실과 사과의 고백이 아닌 거짓 해명이었다"며 "굴욕과 빈손 외교도 모자라 욕설 파문으로 국격을 깎아내리더니 급기야 거짓 해명으로 국민을 분노케 하고 있다"고 질타했다.
박 원내대표는 "국민을 개돼지로 여기며 국민의 청력을 시험하고 있다는 조롱과 질타가 온라인상에 가득하다"며 "외교 참사 대신 169명의 민주당 의원들에게 화살을 돌려보자는 저급한 발상 또한 낯부끄러워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차마 고개를 들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박 원내대표는 "윤 대통령에게 이 또한 묻지 않을 수 없다. 국민의 대표 기관이 민주당 169명의 국회의원이 정녕 새끼들인가"라며 "윤 대통령은 이번 외교 참사와 거짓말로 국민을 기만하고 국제적 망신을 자초한 데 대해 국민께 직접 사과해야 한다"고 성토했다.
정청래 최고위원 역시 "지금 대한민국 모든 방송에서 '바이든'으로 자막을 달고 다 방송하고 있는데 이것이 가짜뉴스 오보라는 말인가"라며 "국민을 우습게 알아도 어떻게, 눈 가리고 아웅하는 식으로 국민들이 그대로 넘어갈 것 같나. 이번 외교 참사는 재앙 수준"이라고 격분했다.
문재인 청와대 대변인을 지낸 고민정 최고위원은 김은혜 홍보수석을 정면으로 겨냥했다. 고 최고위원은 "대통령은 미국을 조롱했고 홍보수석은 대한민국을 조롱했다"며 "미국이 두려워 고작 한다는 게 총구를 대한민국으로 돌리는 것인가. 욕설의 대상이 누구이든 진정성 있는 사과를 하는 게 먼저였어야 됐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대통령 한 사람의 명예를 위해서라면 국민을 대표하고 대변하는 국회와 언론 그리고 문제점을 지적하는 국민들을 왜곡과 짜깁기나 하는 집단으로 폄훼하는 것 쯤은 해도 된다고 생각했나"라며 "본인의 해명으로 대통령에게 갈 화살을 대신 막겠다는 우국충정인지는 모르겠지만 오히려 대통령을 더 깊은 늪으로 끌고 들어가셨다"고 꼬집었다.
강선우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석열 대통령님, '이 새끼들' 중 한 사람으로서 유감을 표한다"며 "대통령실이 국회를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사과 한마디 없이 이런 입장을 내느냐. 앞으로 '이 새끼들'이 얼마나 열심히 국민을 대변하는지 지켜보시라"고 받아쳤다.
김용민 의원도 "제정신인가. 이걸 변명이라고 하고 있다니"라며 "저런 해명은 더 큰 문제다. 대통령이 외국에 나가 야당에 욕설을 하다니. 그건 국민을 향해 욕하는 것이다. 생각이란걸 하면서 우기기라도 하라"고 했다.
뉴스웨이 문장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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