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회생 신라젠, 코오롱티슈진도 기대감 '솔솔'

거래소, 2년5개월만에 상장 유지 결정

오는 25일 코오롱티슈진 상폐 여부 판단

최근 상폐 완화 분위기, 긍정적 영향 기대

한국거래소가 신라젠의 상장유지를 결정했다. 거래정지 된 지 2년 5개월만이다. 증권가에선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 강화를 목적으로 상장폐지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는 것에 주목했다. 특히 큐리언트와 휴엠앤씨 등에 이어 신라젠도 상장을 유지하면서 현재 거래정지 중인 코오롱티슈진의 거래재개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1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12일 한국거래소 코스닥시장위원회(이하 시장위)는 신라젠에 대해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앞서 신라젠은 지난 2020년 5월 문은상 전 대표 등 전·현직 경영진의 횡령·배임으로 상장 적격성 실질 심사 사유가 발생해 거래가 정지됐다. 이어 같은해 11월 거래소는 상장 적격성 실질심사 1심 격인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열고 신라젠에 개선기간 1년을 부여했다.

개선기간이 끝난 지난 1월엔 기심위에서 상장폐지 결정을 내렸다. 하지만 지난 2월 코스닥시장위원회에서 개선기간을 부여하면서 상장폐지는 면했다. 개선기간은 6개월을 부여 받았다.

거래소는 당시 신라젠에 ▲신약 파이프라인 확대를 통한 영업 지속성 확보 ▲연구개발(R&D) 분야 임상 책임 임원 채용 ▲비 R&D 분야 투명경영·기술위원회 설치 등을 요구했다. 이에 사측은 거래소의 요구사항을 충족하는데 집중했다.

신라젠은 최대주주를 변경, 이후 경영진도 전면 교체했다. 지난 6개월간 메디컬과 임상센터 등 연구개발(R&D) 인력을 20명으로 늘렸으며 스위스 제약기업 바실리아로부터 항암제 후보물질 'BAL0891'을 도입해 파이프라인도 추가했다.

이에 거래소는 상장 유지를 결정했다. 거래소가 내건 조건을 대체로 충족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시장에서 신라젠 거래가 가능해지면서 투자금이 묶였던 신라젠 소액주주 약 17만 명도 한숨 돌린 모습이다.

거래가 재개되자 신라젠 최대주주인 엠투엔과 뉴신라젠투자조합1호가 신라젠 보유 지분 전량을 의무보유하겠다고 공시하면서 주가 하락을 방어하는 모습이다. 엠투엔은 1875만주를 오는 2025년 10월 12일까지 보유하기로 했다. 뉴신라젠투자조합 1호는 1250만주를 오는 11월부터 2023년 2월까지 순차적으로 물량을 나눠 자발적으로 보유하기로 했다.

금융투자업계에선 큐리언트와 휴엠앤씨에 이어 신라젠 까지 상장을 유지함에 따라 3년 넘게 거래 정지 중인 코오롱티슈진의 상장 유지에도 적지 않은 기대감이 쏠리고 있다.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이하 기심위)는 오는 25일 코오롱티슈진의 상장폐지 여부를 판단할 예정이다.

코오롱티슈진은 지난 2019년 미국에서 임상 3상 중이던 골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주성분이 연골세포가 아닌 신장세포로 밝혀지면서 같은해 5월 주식 거래가 정지됐다. 이후 지난해 8월 횡령·배임 혐의 발생 등으로 기심위로부터 1년의 개선기간을 부여받았다.

시장위는 지난 2월 코오롱티슈진 상장폐지 여부를 심의·의결했지만 속개(판단보류) 결정을 내리면서 거래정지가 이어지고 있다.

시장에선 코오롱티슈진이 지난달 7일 기관 투자자들을 상대로 33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 발행에 성공한 것을 두고 거래재개 가능성에 무게를 실고 있다. 코오롱티슈진의 소액주주가 지난해 말 기준 6만1638명으로 전제 주주의 99.99%에 달한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이들이 보유 중인 주식은 전체 주식의 35.02%로 약 363억원에 달한다. 상장 폐지가 결정된다면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불가피하다.

한 투자업계 관계자는 "쉽게 판단할 수 없겠지만 최근 상장폐지 완화 분위기라는 점과 기업이 적극적으로 소명하고 미래 가치를 강조한다면 상장 유지 가능성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닐 것"이라며 "소액주주 규모가 크다는 점도 상폐 결정에 부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