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감원, BNK 부당지원 의혹 검사 착수 DGB는 '국제뇌물방지법 위반' 재판 중 "철저한 진상 규명 필요" 여론 이면엔 "정부 '김승유 사단' 솎아내기" 의혹도
업계에서는 철저한 진상 규명으로 불명예를 씻어내야 한다고 지적하면서도 특정 인사를 겨냥한 정부의 '지방금융사 흔들기'가 시작된 게 아니냐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19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이달 BNK금융지주와 BNK캐피탈, BNK자산운용 등의 현장검사에 돌입했다. 국회 국정감사에서 김지완 회장에 대한 의혹이 불거진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지난 11일 국회 정무위원회의 금감원 감사에서 한 여당 의원은 김지완 회장이 한양증권에 그룹 채권을 몰아줬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김 회장의 아들 A씨가 2020년 이직한 직후 한양증권이 BNK그룹 계열사 발행 채권 인수단에 선정돼 채권을 대량으로 인수했다는 게 요지다.
실제 2019년 1000억원 수준이던 한양증권의 BNK금융 채권 인수 물량은 2020년 4600억원, 2021년 4400억원, 올해는 2900억원(8월까지) 등으로 급증했다. 그 액수는 A씨가 이직한 이후 3년간 총 1조1900억원에 이르는데, 이는 BNK금융이 발행한 채권의 9.9%에 해당한다.
김 회장은 부당거래 의혹도 받는다. BNK자산운용이 2018년 4월 핀테크 사모펀드를 꾸려 한 업체에 80억원을 투자했는데, 마찬가지로 그의 아들이 영업이사로 근무하던 곳이어서다. 해당 펀드엔 연체가 발생했으며, BNK캐피탈도 특수목적법인을 통해 50억원을 대출한 것으로 파악돼 논란이 커지고 있다.
따라서 금감원은 BNK금융 검사로 사실관계와 위법성 여부를 따지는 데 신경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또 다른 지방금융사인 DGB금융도 사법리스크로 고심하고 있다. 김태오 회장 등 그룹 경영진이 연루된 뇌물 수수 의혹 재판이 이어지고 있어서다.
검찰은 지난해 12월 김태오 회장과 은행 글로벌본부장(상무) A씨, 글로벌사업부장 B씨, 캄보디아 현지법인 DGB 특수은행(SB)의 부행장 C씨 등 대구은행 임직원 4명을 외국공무원에 대한 뇌물방지법 위반 혐의로 기소한 바 있다. 이들이 캄보디아 특수은행(DGB SB)의 상업은행 인가를 얻고자 브로커를 거쳐 현지 금융당국에 로비자금 350만달러(당시 약 41억원)를 건넸다는 판단에서다.
당초 DGB금융 측은 이 사건과 그룹 회장이 무관하다고 주장했으나, 예상을 깨고 김 회장이 재판에 넘겨지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이들 CEO를 바라보는 직원과 지역사회의 반응은 냉랭하다. 일련의 사태로 경영상 차질을 빚을 수 있는 데다, 그룹의 신뢰도 역시 실추될 것이라는 이유다. BNK부산은행 노조는 공식 성명을 통해 수사를 통해 의혹을 해소하고 불법 행위에 가담한 인물에 대해선 처벌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다만 일각에선 정부를 향한 곱지 않은 시선도 존재한다. 지방금융 인사에 개입하고자 벌써부터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처럼 비춰져서다.
공교롭게도 '김승유 사단'이란 공통점을 지닌 김지완 회장과 김태오 회장은 전 정부와 가까운 인사로 평가받는다. 김지원 회장은 하나금융 부회장 겸 하나대투증권 사장, 김태오 회장은 하나금융 부사장으로서 김승유 전 하나금융 회장과 손발을 맞췄는데, 김승유 전 회장이 장하선 전 청와대 정책실장과 경기고·고려대 동문이기 때문이다. 특히 김지완 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부산상고 동문일 뿐 아니라, 2012년엔 당시 문재인 대통령 후보의 경제고문으로서 캠프에도 참여했다. 이로 인해 두 사람이 2017년과 2018년 각각 취임했을 때도 정부의 입김이 작용한 게 아니냐는 뒷말이 나왔다.
이 가운데 김지완 회장은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다. BNK금융의 지배구조 내부규범에선 대표이사 회장이 1회만 연임할 수 있도록 하는데, 김 회장은 이미 2020년 한 차례 연임했다.
익명의 금융권 관계자는 "잘못을 했다면 당연히 벌을 받아야겠지만, 이들 CEO가 전 정부 시절 선임됐다는 이유로 공격의 대상이 된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앞선다"고 비판했다.
부산은행 노조도 성명서에서 "정권이 이를 정치적으로 악용해 내년 3월 끝나는 김 회장의 임기를 겨냥, 친정권 인사를 지주사 회장으로 꽂아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면 좌시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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