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 도시 화성시 인구 60% 수준인데, 주택거래는 1.8배삼성전자 100조원 가량 추가 투자 의지···산단마다 기업 척척
지난해 급상승했던 수도권 지역의 집값이 가격하락을 면치 못하고 있다. 금리인상 등으로 인한 부담증가로 급매위주의 시장이 형성된 탓이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경기도지역 아파트 매매실거래가격지수는 지난해 10월 167.3으로 정점을 찍은 뒤 하락세로 전환해 올해 8월 151.5로 떨어졌다. 지난해 6월 수준(149.9)으로 돌아갔다. 매매실거래가지수는 실제 거래된 아파트 값만 집계한 통계다.
거래량도 대폭 감소했다. 올해 들어 10월까지 수도권에서 거래된 아파트는 3만7973건으로, 작년 같은 기간 13만7863건의 27% 수준에 불과하다. 지난해 1만3673건으로 가장 많은 거래가 이뤄졌던 수원시는 올해 2587건(3위)으로 대폭 감소했다. 이외에 1만건 이상 거래가 됐던 용인시(1만1841건)와 화성시(1만709건)도 각각 2554건과 2296건으로 거래량이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지난해 1만2228건 거래량 2위를 기록했던 평택시는 4126건으로 가장 많은 아파트가 거래됐다. 다른 시‧군에 비해 1000~2000건 이상 많은 수치다. 비율로 따지면 35~60% 가량 많다. 업계관계자는 "평택시도 거래가 급감한 것은 부정할 수 없지만, 다른 도시에 비해 거래량이 많은 것도 사실"이라면서 "거래량이 뒷받침되면서 가격하락세도 연착륙하는 모양새"라고 했다.
평택시가 유독 아파트 거래가 많아진 것은 인구유입과 관련이 있다. 평택시는 지난해 8월부터 올해 8월까지 1년 동안 2만2733명의 인구가 순유입 됐다. 화성시(2만3208명)에 이은 2번째다. 평택시 인구가 57만 5032명으로 화성시 인구(90만294명)의 63% 수준에 불과하다는 것을 감안하면 인구증가율이 많이 가파르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평택시 인구가 늘어나는 배경에는 활발한 기업투자가 자리 잡고 있다. 평택은 현재 삼성전자 평택사업장이 들어서 있는 고덕일반산업단지를 비롯해 16개의 산업단지가 조성돼 있다. 여기에 추가로 조성 중인 산단도 4곳이다.
산단이 속속 조성되면서 기업체와 종사자도 늘었다. 평택시 내 사업체 수는 2015년 3만2000여개에서 2019년 3만7500여개로 17%가량 늘어났다. 같은 기간 제조업체도 3577개에서 3846개로 늘었다. 종사자 수는 2015년 20만3618명에서 23만4439명으로 3만명이상 증가했다.
삼성전자는 평택 일자리 공급을 이끄는 선두주자로 꼽힌다. 삼성은 평택사업장에서 현재 가동 중인 1‧2공장과 공사가 한창인 3공장을 보유 중이다. 여기에 올해 다시 평택사업장에 3개 공장을 더 짓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100조원 가량을 더 투입해 4~6공장을 추가로 마련하겠다는 것. 삼성 평택사업장은 지난 5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윤석열 대통령이 방문하기도 하는 등 국제적인 관심도 크다.
평택시는 매매시장을 받치는 임대시장도 활발하게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평택시는 지난해 1~9월 아파트 월세 거래량이 4010건이었는데, 올해 같은 기간엔 7523건으로 전년 대비 87.6% 증가했다. 경기도에서 가장 증가폭이 크다.
평택시에서 월세 거래가 급증한 것은 산단에 들어선 기업들이 직원숙소 용도로 다량의 매물을 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평택으로 이전한 미군기지의 미군들과 관계자들도 평택에서 월세나 연세를 내고 묵는 '렌탈하우스'를 구하고 있다. 지난해 초 월 80만~100만원 수준이던 전용 84㎡ 아파트의 월세는 현재 120만~200만원까지 올랐다.
평택지역 공인중개업체 관계자 A씨는 "평택 월세 비중이 60~70% 가량 될 정도로 월세를 찾는 수요자가 많아서 매물이 나오면 바로바로 거래가 되는 편"이라면서 "월세 수익을 염두엔 둔 매매를 하는 투자자도 많다. 특히 월세 미납이 없고 지불액이 후한 미군 대상 렌탈하우스가 인기"라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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