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이 '중앙은행 디지털화폐'(CBDC) 모의실험 결과, 제조·발행·유통 등의 기본적 기능은 물론 '오프라인 거래' 역시 정상적으로 작동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7일 밝혔다. 아울러 'CBDC 모의실험 연구 사업 2단계 결과 및 향후 계획'을 발표했다.
앞서 한은은 분산원장 기반의 CBDC의 기술적 구현 가능성을 점검하기 위해 1단계(2021년 8월23일~12월22일)와 2단계(2021년 12월23일~2022년 6월22일)에 걸쳐 총 10개월 간 모의실험 연구사업을 실시했다.
이 연구사업에는 카카오 블록체인 계열사 그라운드엑스가 주사업자로 참여하고 12개 업체(삼성전자·KPMG·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에스코어·코나아이·드림시큐리티·지크립토·온더·엔글·컨센시스)와 협업으로 사업을 수행했다. 총 사업비는 39억1000만원 수준이다.
한은은 "사업 수행 결과 실험한 전체 기능이 정상적으로 동작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송금인과 수취인의 모바일기기, IC카드 등 전산기기가 모두 인터넷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근거리무선통신(NFC) 등 해당기기에 탑재된 자체 통신 기능을 통해 CBDC 거래가 가능하다는 뜻이다.
특히 송금인과 수취인의 거래기기가 모두 인터넷 통신망에 연결되지 않은 상황에서도 오프라인 CBDC 기능이 온라인 CBDC와 독립적으로 운영 가능하다는 것이 확인됐다.
거래기기의 안전한 저장공간(SE)에 오프라인 CBDC를 안전하게 저장해 불법적인 복제를 방지하고 비정상 거래시 해당 전자지갑의 거래를 중지하는 방식으로 이중 지불 가능성도 차단할 수 있다. 오프라인 거래는 시스템에 데이터가 기록되지 않도록 구현해 익명성을 보장하되 자금세탁 등 불법적인 사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이용자별로 보유 한도를 설정할 예정이다.
다만 대량 거래 처리를 위해 응답 대기시간을 단축시킬 필요가 있다는 점은 한계로 지적됐다. CBDC 모의시스템은 최대 초당 2000건의 거래를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측정됐지만 최대 성능치에 도달할수록 응답대기시간이 지연되는 것을 확인했다.
또 개인정보보호 강화를 위한 영지식 증명기술(ZKP, Zero Knowledge Proof) 등의 최신 기술을 적용하기에는 다소 한계가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상거래 탐지나 법원 판결 집행 등과 같은 CBDC 관련 정책 지원 기능에도 스마트 계약이 활용 가능하다는 점도 확인했다.
한은은 앞으로 CBDC 활용성을 점검하기 위해 금융기관, 국제기구 등과 협력해 실제 환경에서의 실험으로 심화해 나갈 계획이다.
현재는 이미 구축된 CBDC 모의시스템의 기능과 성능을 보다 면밀히 점검하기 위해 14개 은행과 금융결제원 등 15개 금융기관과 협력해 추가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실제 환경에서 실험을 언제쯤 진행할지는 연구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결정할 예정이기 때문에 아직 시기를 정확히 말씀드리기 어렵다"며 "현재까지 CBDC 도입 여부를 결정한 바 없으며, 이번 연구 사업은 특정 기술을 적용한 CBDC의 기능 구현 가능성을 실험한 것으로써 최종 모델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국내 환경에서는 CBDC의 실제 도입 가능성이 연구를 시작할 때와 현재가 큰 차이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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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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