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반도체 실적 급감···웨이퍼 출하는 ↑"내년 출하량 0.6% ↓"···메모리사와 대조적SK실트론 '고공행진'···3Q 영업이익 두배 늘어작년 호황 이어진 듯···"향후 추이 지켜봐야"
국내 유일의 웨이퍼 생산 기업인 SK실트론도 호실적을 이어갔다. 상반기에만 역대 최대 실적을 세운 데 이어 3분기도 '새역사'를 세웠다. 다만 사측은 반도체 제조사의 영향을 안 받을 수 없어 향후 경기를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15일 국제반도체산업협회(SEMI)에 따르면 올해 전 세계 반도체 실리콘 웨이퍼 출하면적은 146억9400만in²(제곱인치)로 예상됐다. 종전 최고 기록인 지난해(140억1700만 제곱인치) 대비 약 5% 늘어날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다만 2023년 출하면적은 146억 제곱인치로 인플레이션과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인한 불확실한 경기 탓에 감소할 것으로 분석됐다.
SEMI 전망이 현실화되면 웨이퍼 출하면적은 지난 2019년 이후 4년 만에 첫 역성장을 기록하게 된다. 하지만 현재 반도체 업황을 고려하면 감소치는 미미한 수준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메모리 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은 50% 가량 급감했고 내년 실적도 크게 줄어들 것으로 분석되고 있으나 웨이퍼 출하면적은 고작 0.6% 감소할 것으로 집계됐다.
반도체 원판인 웨이퍼는 모래에서 규소를 추출하고 뜨거운 열로 녹여 나온 실리콘 기둥을 얇게 슬라이스 해 만들어진다. 이후 전자회로를 새긴 뒤 절단하면 반도체 칩이 된다. 크기는 8인치, 12인치로 나뉘며 사이즈가 클수록 대량의 칩 생산이 가능하다. 구식 웨이퍼인 8인치는 주로 90~180나노(1㎚는 10억분의 1m) 공정이 적용되며 12인치는 초미세공정까지 쓰인다.
반도체와 웨이퍼는 내후년에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대한상공회의소가 30명의 전문가를 대상으로 국내 반도체 산업 경기 인식을 조사한 결과 반도체 업황을 '위기'로 진단한 전문가 절반 이상이 "현 상황이 내후년 이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도체 수요는 줄고 공급은 과잉상태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반면 2024년 웨이퍼 출하면적은 155억5500만 제곱인치까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2023년과 비교해 6.5% 성장이 예고된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작년부터 호재가 이어진 반도체 업황이 웨이퍼 시장에도 영향을 미친 것 같다"면서 "다만 반도체 후방산업인 웨이퍼 시장은 현재 경기에 따라 시차를 두고 영향이 발생해 향후 출하면적은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웨이퍼 시장의 성장세가 점쳐지면서 SK실트론 실적에도 관심이 쏠린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연결기준 SK실트론은 1조1526억원의 매출과 2778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4%, 132% 증가한 것으로 역대 최대 실적을 세웠다. 3분기 영업이익도 2배 이상 오른 1563억원으로 집계됐다.
SK실트론 관계자는 "판가 인상과 출하면적이 늘어났고 결정적으로 환율 상승에 대한 효과가 컸다"고 설명했다.
다만 향후 업황에 대해선 경계의 목소리를 냈다. 회사 측 관계자는 "SEMI 전망이 너무 긍정적인 것 같다는 반응이 있다"며 "고객사의 생산이 줄면 웨이퍼 기업도 제조 경기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어 향후 추이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현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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