VIP 등급 달성을 위해 영수증 불법거래 횡행구매 금액의 1~5% 수준으로 형성형사적 업무방해 적용시 징역 또는 벌금 가능
1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일부 중고 거래 사이트에는 3대 백화점 구매 실적을 사고파는 부정 거래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다. 부정거래 수법도 다양하다. 실적 거래는 판매자가 특정 금액 이상의 상품을 결제한 뒤 구매자의 실적을 휴대전화 번호에 대신 적립하거나, 구매자에게 영수증을 전달한 뒤 구매자가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영수증 번호를 입력하고 자신의 실적으로 적립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구매 실적 거래 대금은 연초부터 중반까지는 대체로 구매 실적 금액의 1~2% 사이에서 형성돼있다. 실적을 마감하는 연말에는 5%까지 거래된다. 1000만원의 구매 실적을 5% 조건으로 판매한다면 판매자는 50만원의 이익을 얻는 셈이다.
구매자들은 모자란 실적을 리셀러로부터 구매해 백화점 VIP 선정 조건을 갖춘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1800만원부터 2억원 이상까지 연간 구매 금액에 따라 VIP 등급을 5개로 구분해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은 500만원부터 1억2000만원 이상, 신세계백화점은 400만원부터 1억원 이상 연간 구매 금액에 따라 VIP 등급을 6개로 나눴다.
이러한 부정거래가 횡행하는 이유는 구매 금액에 따라 무료 주차, 라운지 이용, 할인 혜택, 명절 선물 등 1년간 혜택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서울에 있어 자가용으로 출퇴근하는 직장인들에게 수요가 큰 것으로 알려졌다. 연간 유료주차장에 드는 비용과 영수증 구매 비용이 크게 상이하지 않아, 1년 동안 백화점에서 편하게 서비스를 받으며 주차하겠다는 것이다.
특히 스티커만 붙이면 전국 점포에서 사실상 무제한 주차할 수 있는 주차권의 경우 별도로 팔리기도 한다. 주차권은 적게는 60만원, 많게는 100여만원 선에서 불법 거래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의 경우 최상위 등급에는 주차권을 3장, 2~3등급은 2장, 나머지 등급에는 1장씩 주차권을 발급하고 있어 판매자 본인도 이용하면서 추가적인 주차권 판매가 가능하다.
개인 간 부정거래로 백화점 업계는 피해를 보고 있다. VIP고객에게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인건비 등 지출되는 고정 비용이 있는데, VIP가 아닌 고객까지 이러한 혜택을 누리게 됐기 때문이다. 정상적으로 선정된 VIP 고객의 불만도 증가하고 있어 골머리를 썩고있다.
업계에서는 부정 거래를 막기 위해 여러 가지 대응책을 마련하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지난 7월부터 백화점 주차권과 구매 영수증을 중고 거래 금지 품목으로 지정하고 엄격하게 대응키로 했다. 적발되는 경우 우수 고객에서 제외하고 혜택을 제공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매출 대부분을 차지하는 우수 고객을 퇴출하는 것은 백화점 업계에서 이례적인 일이다. 이외에도 업계에서는 중고 거래 사이트에 접속해 글을 내려달라고 요청하거나 거래 내역을 모니터링하고 있다.
업계의 노력에도 부정 거래를 적발하는 것을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백화점 입장에서는 VIP 고객의 개인적으로 일방적으로 열람해 거래내역을 확인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또 중고거래 사이트에서 부정거래를 했다는 직접적인 증거를 찾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적발이 쉽지 않다고 해서 영수증 부정 거래를 시도할 경우 법적인 책임을 져야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영수증 부정 거래가 적발될 시에 VIP 선정에서 제외되는 데 더해, 양도자와 구매자 모두 백화점 측의 '업무방해'가 될 수 있다. 업무방해가 인정될 시 민사적 책임을 질 뿐만 아니라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영수증 부정거래를 악용한 사기도 늘어나고 있다. 수십만 원짜리짜리 간단한 거래로 느껴지겠지만, 영수증 부정거래는 명백한 위법행위라는 사실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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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조효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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