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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바이오 '임상 차질'도 끄떡없다···에이비엘바이오 키운 '그랩바디'

유통·바이오 제약·바이오 biology

'임상 차질'도 끄떡없다···에이비엘바이오 키운 '그랩바디'

등록 2022.12.16 16:24

수정 2022.12.16 17:52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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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망 밝은 '이중항체 플랫폼', 파이프라인 차별화사노피와 1조2970억원 규모 '빅딜'···설립 후 첫 흑자전환 고농도 'ABL301' 美 임상 보류, 내년 부분 진행해 마일스톤 수령

 '임상 차질'도 끄떡없다···에이비엘바이오 키운 '그랩바디' 기사의 사진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플랫폼으로 글로벌 제약사에 대규모 라이선스 아웃(기술수출) 성과를 내며 기대를 모으는 바이오기업이다. 그런데 최근 파킨슨병 등 퇴행성 뇌질환 치료제로 개발하고 있는 파이프라인 'ABL301'의 미국 임상1상 진입에 차질이 빚어지며 우려의 시선이 나온다.

회사의 입장은 단호하다. 기술수출한 파트너사와 부분 임상을 추진해 내년 1월 환자 투여와 마일스톤 수령을 계획대로 이행할 수 있을 거라는 설명이다.

회사의 자신감은 기술력에서 나온다. 1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에이비엘바이오는 창업한 지 3년이 채 되지 않은 2018년 12월 코스닥에 상장해 이목을 모았다.

에이비엘바이오를 이끌고 있는 이상훈 대표는 신약개발과 바이오텍 창업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이다. 서울대 사범대 생물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마친 그는 미국 오하이오주립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후 하버드 의대 등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지냈다. 항암 물질에 대한 기초연구를 진행하던 이 대표는 카이론, 아스트라제네카, 제넨텍, 엑셀레시스 등 글로벌 제약사 연구원으로 활동하다 2009년 파멥신을 공동창업했고, 이후 자리에서 내려와 2013년 한화케미칼에서 바이오사업부 총괄을 역임했다.

이 대표가 연구진들을 모아 세운 곳이 지금의 에이비엘바이오다. 2016년 설립된 에이비엘바이오는 이중항체 기술을 기반으로 차세대 면역항암제와 퇴행성뇌질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으며, 기술이전 등을 통한 상업화를 기본 사업 모델로 한다.

에이비엘바이오는 외부 자금 조달 없이 R&D를 확대하고, 그 성과로 글로벌 제약사 사노피에 10억6000만달러(약 1조2970억원) 기술이전에 성공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국내 바이오기업의 위상을 높였다. 많은 국내 바이오벤처가 기술수출로 수익을 창출하고, 해당 수익을 연구개발에 재투자하는 선순환 구조를 추구하지만 에이비엘바이오와 같은 빅딜 성사 사례는 드물다.

에이비엘바이오는 기술수출 수익만으로 올 3분기 누적 실적 기준 100억원이 넘는 영업흑자를 내기도 했다. 사노피와 계약에 따른 계약금 7500만 달러(약 910억원), 'ABL301' 비임상 독성실험 완료에 따른 단기 마일스톤 2000만 달러(약 278억원) 등이 영업수익으로 인식됐다.

에이비엘바이오 IR자료에이비엘바이오 IR자료

에이비엘바이오의 성과를 끌어올린 이중항체 플랫폼은 두 개의 각각 다른 단독항체들의 항원을 하나의 단백질 형태로 결합시킨 것이다. 이중항체는 서로 다른 타깃 항원에 동시 작용하기 때문에 기존 단일항체 보다 효능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다. 글로벌 데이터 조사에 따르면 세계 이중항체 시장은 2018년 2억5000만달러(약 3600억원)에서 2030년 93억달러(약 13조원)로 연평균 30% 이상의 성장세를 보이며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은 확장성 및 생산성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에이비엘바이오의 이중항체 플랫폼은 크게 ▲퇴행성뇌질환 신약으로 개발 중인 그랩바디-B ▲면역항암 이중항체 그랩바디-T ▲그랩바디-I 등 세가지다.

이 중 사노피에 기술이전한 '그랩바디-B'는 뇌혈관장벽(BBB) 셔틀 기반 이중항체다. 인슐린 유사 성장인자 1 수용체(IGF1R)를 표적해 다양한 중추신경계(CNS) 질병에 대한 치료제 후보물질의 BBB 침투를 향상시킨다. 또 긴 반감기를 통해 기존 단독항체가 가지는 한계인 뇌로의 약물전달율을 높인다.

'그랩바디-T'는 종양 항원과 면역세포를 동시에 타깃하는 4-1BB 기반 이중항체 면역항암 플랫폼이다. 해당 기술이 적용된 'ABL503'과 'ABL111'는 미국에서 임상 1상이 진행되고 있다. 'ABL101'과 'ABL103'도 내년 중 임상 1상에 진입할 예정이다.

그랩바디-I 기반 'ABL501'은 PD-L1과 LAG-3를 저해하는 면역관문억제제로, 현재 국내 임상 1상을 진행 중이다.

회사는 자사 플랫폼 기반 파이프라인들의 시장성과 차별성 높은 만큼 글로벌 제약사들과 추가 기술이전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ABL301'의 미국 임상 1상도 차질 없이 진행해 예정된 2500만 달러 규모의 마일스톤 수령이 가능할 거란 설명이다.

앞서 에이비엘바이오는 지난달 22일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ABL301'의 제1상 임상시험계획(IND) 결과 '부분 임상 보류(Partial Clinical Hold)'를 받았다고 12일 공시했다.

FDA의 판단은 에이비엘바이오의 임상 데이터가 'ABL301'을 사람에게 최대 20mg/kg의 용량까지만 투여할 수 있음을 뒷받침했기 때문에 이같이 결정한 것이다. 이번 FDA 결정으로 에이비엘바이오는 최대 용량을 초과하는 임상시험을 합법적으로 시작하거나 재개할 수 없다. 회사는 단일용량증량시험에서의 최대 80mg/kg의 용량을 계획한 바 있다.

하지만 에이비엘바이오는 부분 임상 보류가 IND 승인 거절을 뜻하는 것은 아니라는 입장이다. 또 앞서 진행한 FDA와의 사전 커뮤니케이션 단계에서 고용량 임상에 대한 우려를 지적받아 지난달 7일 임상 변경을 신청했다는 게 회사측 설명이다.

회사 측은 "지난 10월 첫 번째 임상시험계획 신청 후 지난달 계획 변경을 신청했다. 이로써 사전 단계에서 지적받은 문제가 충분히 해결됐다고 이해했다"면서 "그러나 변경 신청건에 대해서는 이번 오피셜 레터에서 고려되지 않았고, 지적된 부분에 대해서는 변경신청 방법이 아닌 다른 내용으로 답변할 것을 요구 받았다"고 밝혔다.

에이비엘바이오는 FDA 가이던스에 따라 지적받은 부분을 제외하고 임상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사노피와의 파트너십에는 문제가 없어 양사가 임상 진행을 위해 긴밀히 협력중이라고 했다.

회사는 자사 홈페이지에 입장문을 내고 "당사는 저용량에서의 임상시험을 시작함과 동시에 고용량에 대한 비임상 독성시험(GLP tox study)을 추가로 진행해 FDA에 제출하고자 한다"며 "저용량 임상시험부터 용량을 증량해 나가는 도중에 부분 임상 보류 문제도 동시에 해결하게 되므로, 당초 계획처럼 고용량 임상시험까지 끊김 없이 진행하게 된다"고 전했다.

이어 "당사는 중국 우시(WuXi)를 통해 임상시험을 위한 약을 이미 준비해 두었으며, ABL301 임상시험은 당초 계획과 같이 연말 또는 내년 초 첫 환자 투여와 함께 시작하게 된다"고 했다.

또 "ABL301 기술이전 및 공동개발 파트너사인 사노피는 본 임상시험이 차질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당사와 함께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면서 "무수한 글로벌 임상시험 경험을 통대로 큰 힘이 되어주고 있다. 다가올 마일스톤 수취뿐만 아니라 양사의 파트너십에도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강조했다.

해당 입장문은 현재 내려간 상태다. ABL301과 관련한 내용 공유는 모두 협력사인 사노피와 사전 소통이 필요하나, 회사의 입장소명을 위해 우선적으로 게재한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해당 내용에 대해 사노피측 검토를 진행 중이며, 검토가 완료되는 대로 다시 게재할 예정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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