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서 '손 회장 거취' 논의한적 없어" "복잡한 사안이라 결정까지 시간 필요해"
감독당국과의 'DLF(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 행정소송' 승소로 손 회장이 악재를 일부 털어낸 가운데, 이사회의 최종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박상용 우리금융 사외이사는 16일 서울시 중구 우리은행 본점에서 정기 이사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손 회장에 대해선 아직 논의한 적 없고, 조금 더 생각할 게 있어 시기상조라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고려해야 할 복잡한 요소가 많아 속전속결로 결정하기 어려운 만큼 연말까진 이사회 차원에서 논의할 계획이 전혀 없다"면서 "내년 1월이 돼야 얘기가 나올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는 임기 만료를 앞둔 손 회장이 사모펀드 징계 현안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데 따른 발언이다. 손 회장은 지난 15일 금융감독원과의 'DLF(금리연계형 파생결합상품) 행정소송'에서 최종 승소하면서 부담을 일부 덜어냈다. 그러나 라임자산운용 사모펀드 불완전판매 건으로도 '문책경고'(3년간 재취업 금지)를 받은 탓에 대응 방안을 고심 중이다. 국면을 뒤집으려면 2020년처럼 가처분신청으로 효력을 정지시키고 금감원을 상대로 다시 행정소송을 제기하는 수밖에 없다.
다만 간단한 문제는 아니다. 'DLF 징계'의 경우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상 '내부통제기준 준수의무' 위반 여부가 쟁점이었다면, '라임 징계'는 자본시장법상 부당권유 금지 조항 위반으로 제재가 이뤄져서다. 지배구조법을 놓고 법리적으로 다툰다면 금감원의 징계는 부당하다는 판결을 기대할 수 있지만, 불완전판매 책임이 쟁점이라면 다른 양상이 전개될 수 있다.
이에 대해 박상용 이사는 손 회장의 'DLF 행정소송' 승소를 놓고 "처음부터 그렇게 될 줄 알았다"면서 "법률자문을 통해 승소 확률이 95% 이상이라는 답을 얻어 소송을 제기한 것"이라고 귀띔했다.
따라서 이사회의 판단이 관건이다. 만일 재신임으로 가닥을 잡으면 손 회장은 2년 전처럼 징계 효력정지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 준비에 착수하고, 우리금융은 그를 차기 CEO 후보로 추천함으로써 현 체제를 유지하게 된다.
반면, 손 회장이 징계를 받아들이고 용퇴를 결정하면, 이사회는 정해진 절차와 일정에 따라 차기 회장 후보를 선정해야 한다.
외부에선 손 회장이 이사회의 재신임을 받을 가능성에 여전히 눈을 떼지 않고 있다. 행정소송서 만족할 만한 결과를 얻었으니 2020년 때처럼 주주총회 직전 가처분신청과 행정소송을 제기, 연임의 발판을 마련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손 회장이 우리금융이 지주사 전환 이후 매년 실적 기록을 세우며 순항했고 비은행 자회사를 중심으로 종합금융그룹의 기반을 닦아왔기 때문이다. 물론 금감원과의 또 다른 분쟁이 개인과 그룹에 부담이 될 수 있고, 금융권 CEO인사에 개입하려는 정부의 입김이 전방위로 확산하는 것은 걸림돌로 여겨진다.
박 이사는 "손 회장이 직접 이사회에 자신의 거취나 소송 여부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면서 "손 회장의 소송은 개인적으로 진행하는 것이기 때문에 이사와 함께 논의할 사항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사회 내 부정적 기류가 있다는 일각의 관측은 사실과 다르다"면서 "현명한 판단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소송 시 당국과 마찰이 생길 수는 있겠지만 이 부분 하나 만으로 결정하진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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