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농협금융 임추위 은행장에 이석용 추천중앙회, 은행 등 요직 두루 거친 정통 '농협맨'"농협 전반 이해 및 법인간 의사소통할 최적임자"
23일 농협금융은 지난 22일 임원후보추천위원회(이하 임추위)에서 이석용 현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장을 농협은행장으로 추천했다고 밝혔다. 이 내정자는 이에 내년 1월부터 오는 2024년 12월 말까지 향후 2년 간 농협은행을 이끌게 된다.
1965년생인 이 내정자는 경기 파주 출신으로 연세대학원 행정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특히 그는 1991년 농협중앙회로 입사해 30년 이상 농협에 몸담아온 정통 '농협맨'이다. 이 내정자는 농협중앙회 인사전략팀 팀장, 농협금융지주 인사전략팀 팀장, 농협은행 파주시지부 지부장, 농협중앙회 조합감사위원회사무처 국장, 농협은행 서울영업본부 본부장, 농협중앙회 기획조정본부 본부장 등 중앙회부터 금융지주, 은행까지 두루 경험하며 주요 요직들을 보낸 인물이다.
이번에 농협금융 임추위가 은행장에 이 내정자를 후보로 내세운 이유도 본부의 주요 보직과 일선 영업현장을 두루 경험한 융합형리더라고 인정했기 때문이다. 특히 금융지주 회장 자리에 외부의 관료 출신이 선임된 만큼 이 내정자가 농협 전반에 대한 이해와 다양한 근무경력을 바탕으로 법인간 원활한 의사소통 및 시너지 창출에 있어 최적임자로 평가됐다고 농협금융 임추위는 설명했다.
앞서 지난 12일 농협금융 임추위는 지주 회장에 이석준 전 국무조정실장을 최종 후보자로 추천했다. 차기 회장에 오르게 된 이 후보자는 재정경제부 증권제도과장, 금융위원회 상임위원, 손해보험 사외이사 등을 역임한 정통 관료 출신이다. 정책 경험을 통한 실물경제에 대한 이해도와 정무적 판단력은 높다 할지라도 외부 출신인 만큼 농협에 대한 이해도는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평이다.
내부출신인 이 내정자에게 외부출신 지주 회장과 중앙회 간의 소통 역할이 요구될 것으로 관측되는 배경이다. 농협금융 내 주요 계열사인 은행장에는 농협을 누구보다 잘 아는 진정한 '농협맨'을 등용함으로써 조직 안정을 도모하고자 했다는 풀이다. 실제 올해 3분기 기준 농협금융 전체 당기순이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71.9%에 달한다. 그만큼 은행에 대한 의존도가 높고 중요한 계열사라는 얘기다.
당초 업계에서는 현 행장인 권준학 농협은행장이 역대 최대 수준의 실적을 갱신하는 등 견조한 경영 성과를 내면서 연임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하지만 결국 농협금융은 세대교체를 택했다. 이는 후배들에게 길을 터주는 '농협'만의 조직 문화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역대 은행장 가운데 연임 사례가 그다지 많지 않다는 점에서다. 이는 지주 역시 마찬가지다. 농협은행장 가운데 이대훈 전 행장은 연임에 성공하긴 했지만 임기 자체가 1년으로 짧아 연임을 통해 2년을 채웠다. 이후 3연임도 성공했으나 당시 중앙회장이 바뀌면서 석 달여 만에 자리를 내줬다.
이 내정자가 권 현 행장에 이어 경기 지역 출신이라는 점도 '농협' 문화가 녹아 들어있다는 분석이다. 농협중앙회가 전국적 조합을 바탕으로 설립된 만큼 인사에도 지역 안배를 고려해왔기 때문이다.
조직 안정과 함께 이 내정자에게 주어진 또 다른 과제로는 리스크 관리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내년 경제 상황은 녹록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는 점에서다. 은행업 전망 역시 지속되고 있는 금리 상승 및 실물경기 둔화로 인한 자산건전성 악화 우려 등 마냥 밝지만은 않은 상황이다. 최근 하나금융지주 등 일부 금융사들은 이러한 경영 환경에 대비해 계열사 인사를 앞당겨 진행하기도 했다.
농협금융 임추위는 "지난 한 달여간 종합적인 경영관리 능력과 전문성, 영업현장 경험 등을 중심으로 후보자를 압축해 왔으며 심층면접을 거쳐 최종 후보를 선정했다"며 "후보자들은 각 회사별 주주총회를 거쳐 최종 선임된다"고 밝혔다.
뉴스웨이 정단비 기자
2234jung@newsway.co.kr
저작권자 © 온라인 경제미디어 뉴스웨이 ·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