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의 향연 폐막···초격차 뽐낸 韓 기업들(종합)

삼성·LG·SK 전시부스에 긴 줄···환호 이어져

최태원·최재원·정용진·구자은·정기선 행사 참석

삼성·SK CEO들도 총출동···"먹거리 찾아라"

삼성 '초연결'·LG '고객경험'·SK '탄소중립' 강조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3'. 사진=이지숙 기자

지난 5일(현지시간) 개막한 세계 최대 IT·가전 전시회 'CES 2023'이 8일 성황리에 막을 내렸다.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정상 개최된 CES 2023은 174개국에서 3200여개 기업이 참여했다. 지난해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반쪽짜리'라는 지적을 받았으나 올해의 경우 코로나19 이전 수준을 많이 회복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CES를 주관하는 CTA(소비자기술협회)에 따르면 CES는 이틀 만에 11만2000여명의 인파가 몰렸다. 이는 지난해 4만5000명 보다 2배 많은 인원이다.

총 550개의 전시장을 마련해 미국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전시관을 꾸린 국내 기업들도 최첨단 기술을 뽐내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총수부터 CEO까지 총출동···금융사 회장들도 방문=올해 CES 2023에는 국내 주요 그룹 총수부터 CEO, 금융사 회장들까지 방문해 첨단 기술과 글로벌 트렌드를 살폈다.

SK그룹은 최태원 회장부터 최재원 수석부회장, 조대식 SK수펙스추구협의회 의장,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 김준 SK이노베이션 부회장, 유정준 SK E&S 부회장 등 주요 임원들이 현장에 총출동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CES 2023' SK그룹관을 방문했다. 사진=SK 제공

박정호 부회장은 CES 기간 중 퀄컴 크리스티아노 아몬 CEO와 만나 협력 방안을 논의했고 유영상 SK텔레콤 사장도 미국 자율주행 솔루션 전문회사인 팬텀AI(Phantom AI)를 만나 협력 모델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처음으로 CES를 찾은 최 회장은 "듣던 대로 규모가 크고 여러 회사의 많은 기술과 새로운 컨셉을 볼 수 있었다"고 소감을 밝히며 SK그룹 전시관에 대해 "탄소감축을 어떤 방식으로 잘 풀어나갈 수 있는지는 늘 고민하는 주제다. 그 부분을 잘 풀어서 전시해 뜻깊고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을 비롯해 경계현 사장, 노태문 사장 등 임원들이 대거 현장에 방문했다. 계열사에서도 최주선 삼성디스플레이 사장, 최윤호 삼성SDI 사장,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등이 고객사 미팅을 위해 CES를 찾았다. 한 부회장은 5일 삼성 전시장을 방문한 올리버 집세 BMW 회장을 직접 안내하기도 했다.

CES에 부스를 꾸리지 않은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은 계열사 사장단과 CES를 찾아 LG전자, 삼성전자, HD현대그룹 전시관 등을 둘러봤다.

한종희 삼성전자 부회장(가운데 왼쪽)이 삼성전자 전시관을 찾은 올리버 집세 BMW 회장과 만나 전장사업에 대한 의견을 교환했다 사진=뉴스웨이

정기선 HD현대 사장은 삼성, LG 등 국내 기업 부스부터 존디어, 캐터필러, 브런즈윅 등 글로벌 경쟁사 부스도 찾았다. 이 외에도 구자은 LS그룹 회장, 구자열 한국무역협회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 함영주 하나금융지주 회장도 CES 현장을 방문했다.

◇외관 색 변하는 자동차·가상공간 속 쇼핑몰 '신기술 향연'=삼성과 LG는 CES 2023에서 '스마트싱스'와 'LG 씽큐'를 전면에 내세웠다. 이는 지난해 CES에서 HCA(Home Connectivity Alliance)가 공식 출범을 선언한지 1년 만이다.

삼성전자는 HCA 표준1.0이 적용된 '스마트싱스' 앱을 통해 15개 글로벌 가전 브랜드의 제품을 연결해 제어·관리하는 시연을 선보이기도 했다.

LG디스플레이 차량용디스플레이 슬라이더블. 사진=LG디스플레이 제공

미래 먹거리로 부상한 모빌리티 기술도 눈길을 사로잡았다. 현대모비스가 CES에서 공개한 목적기반모빌리티(PBV) 콘셉트 모델인 '엠비전 TO'는 바퀴가 90도까지 꺾여 옆으로 주행, 피봇주행 등이 가능하다.

삼성전자와 하만은 CES에서 차량 내 운전자의 상태 변화를 인지하는 '레디 케어'와 '카오디오 솔루션 레디 튠'을 공개하고 운전자의 일상과 유기적으로 연결된 차량 내 경험을 선보였다.

CES 2023에서 처음으로 차량용 디스플레이 전용 부스를 마련한 LG디스플레이는 완전 자율주행 콘셉트카를 선보이며 다양한 미래 디스플레이를 공개했다. LG이노텍도 주행 보조 개념을 넘어 운전자 없이 주행 가능한 수준을 의미하는 '레벨 5' 시대 자율주행을 책임질 다양한 전장 부품을 전시했다.

롯데정보통신이 CES 2023에 마련한 메타버스 체험공간이 관람객들로 붐비고 있다. 사진=이지숙 기자

SK그룹 부스에서는 SK텔레콤이 전시한 도심항공교통(UAM) 가상 체험 시뮬레이터는 체험을 원하는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었다.

국내 기업들 외에도 구글과 아마존은 음성인식으로 자동차를 움직이는 시스템을 공개했고 BMW는 색깔을 자유자재로 바뀔 수 있는 차량을 선보여 환호를 받았다.

메타버스 기술도 쏟아졌다. 롯데정보통신은 자회사 캘리버스를 통해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통해 쇼핑, 공연관람 등이 가능한 체험 공간을 선보였다.

'CES 2023'에서 중국 기업 하이센스가 전시한 110형 8K TV. 사진=이지숙 기자

이 외에도 중국 기업들은 대형 TV를 전면에 내세우며 국내 기업과 기술 격차를 좁히는 모습이었다. 중국 기업 TCL과 하이센스는 대규모 전시관을 마련하고 각각 98형 8K TV, 110형 8K 미니 LED TV를 선보이는 등 기술력을 과시했다.

단 중국 업체들의 약진은 돋보이나 아직 하드웨어 중심의 전시였다는 지적도 나왔다.

백선필 LG전자 HED상품기획담당(상무)는 "중국 TV 업체들은 하드웨어 중심의 전시였다고 보여진다"며 "대형 스크린은 패널업체에서 만들었기 때문에 많이 전시했는데 고객경험 측면에서는 한국 업체들의 고민이 더 돋보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