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간 현대건설·현대ENG가 3·4위 차지···삼성 건설사들 '투탑' 유지'주택통' 윤영준 사장, 코로나로 쪼그라든 해외매출 이전으로 회복6위에 그친 현대ENG도 홍현성 대표 이후 괄목할 만한 실적 거둬올해는 기대감 더 커···현건은 국내 주택 부진 우려 해외로 채울 듯
30일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 등 삼성 계열 건설사들이 2년 연속 해외건설 수주 부문에서 각각 1, 2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어 같은 기간 현대건설과 현대엔지니어링이 3, 4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중 현대엔지니어링은 지난 2021년 29억1000만달러에서 작년 33억9500만달러로 16.7% 늘면서 '형'격인 현대건설의 해외수주 실적을 뛰어넘기도 했다.
일단 삼성 계열 건설사들이 해외 수주에서 양강 체제를 구축한 데는 그간 떠오르던 주택사업 대신 해외사업에 더 집중했기 때문이다. 현대 계열 건설사들 경우에는 현대엔지니어링이 당초부터 국내보다는 해외에 힘을 줬지만 현대건설의 경우에는 주로 도시정비사업에 힘을 싣는 모습을 보여왔다. 그 결과, 작년에 건설사 최초로 한 해 동안 9조원이 넘는 정비사업 수주실적을 달성하는 등 도시정비 역사의 한 획을 긋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주택사업가로 불리는 윤영준 현대건설 대표가 저력을 발휘한 영향이 큰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올해는 현대건설도 해외수주 부문에서 고삐를 죌 것으로 보인다. 작년부터 이어진 금리인상 기조로 국내 건설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만큼 해외에 더욱 집중하려는 의지로 풀이된다. 부동산 시장에 대한 분위기가 바뀌면서 대형 건설사들조차 수주 전략을 바꾸기 위해 바쁘게 움직이고 있는데 현대건설도 이에 동참하는 분위기다. 이미 윤영준 대표는 올해 해외수주 목표를 전년보다 높여 잡았다. 실제 수주 목표치를 보면 작년 신규수주 19조8000억원 가운데 국내에서 16조9000억원, 해외에서 2조9000억원에서 올해같은 경우에는 국내 10조8000억원, 해외 5조7000억원으로, 국내사업에 대한 비중을 줄인 대신 해외사업 비중을 늘렸다. 만일 현대건설이 해외사업에도 주력한다면 삼성 계열 건설사들의 선두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사실상 윤영준 대표는 강점인 주택사업에만 신경 쓴 것은 아니었다. 그간 쪼그라든 해외 매출을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시키는데 일조를 했다. 실제 현대건설은 코로나19 이후 해외 매출 확보에 어려움을 겪었는데 코로나가 확산되면서 해외 공사가 중단되는 등 매출 반영이 지연됐다. 또 주요 해외수주 텃밭으로 손꼽는 중동에서 수주 확보에 어려움을 겪은 점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다 작년부터 분위기 전환에 성공했는데 사우디아라비아 마르잔 공사, 이라크 바스라 정유공장, 파나마 메트로 3호선 등의 해외 대형 공사가 본격화된 영향이 컸다.
이미 해외사업에 대한 수주 기반도 마련해뒀다. 현대건설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추진하는 네옴시티 프로젝트 중 일부를 이미 수주한 데 이어 추가로 올해 8건의 프로젝트에 입찰 참여를 준비하고 있다. 동시에 사우디아라비아 아미랄 석유화학단지, 카타르 노스필드 가스전 후속 공사 등도 준비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현대엔지니어링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 해외사업 전문가로 알려진 홍현성 대표를 작년부터 수장으로 내세우면서 벌써부터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대엔지니어링은 작년 해외건설수주 부문에서 형 격인 현대건설을 제치고 업계 탑3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 2018년 이후 3년만인데다 불과 2020년까지만 해도 현대엔지니어링은 해당 사업부문에서 6위에 불과하기도 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작년 해외건설부문에서 괄목할 만한 실적을 거둔데에는 새 수장인 홍현성 대표 역할이 컸다는 평가다. 그는 지난 2006년 현대엔지니어링에 입사해 베트남, 오만, 쿠웨이트 등에서 해외플랜트사업 현장소장으로 일했던 플랜트 전문가다. 홍현성 대표는 취임 직후인 작년 3월 미국 엔시나와 폐플라스틱 대활용 플랜트 기본설계용역을 직접 따낸 것으로도 알려졌다.
올해는 현대엔지니어링이 기수주한 초대형 프로젝트들이 올해 본격화하며 실적이 크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작년 11월 현대건설과 국내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인 '샤힌 프로젝트'를 따냈는데 이는 에쓰오일이 9조2580억원을 투자해 울산에 건설하는 국내 최대 석유화학 프로젝트다. 윤영준 대표와 홍현성 대표는 샤힌 프로젝트 수주를 계기로 사우디아라비아 본토의 석유화학 플랜트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뉴스웨이 김소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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