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조직혁신으로 신뢰 회복" 선언카드·종금·캐피탈 등 CEO 거취 불투명 양호한 실적에도 재임 기간이 '걸림돌'
6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조만간 자회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자추위)를 열고 카드·캐피탈·종합금융 등 그룹 주요 자회사 추천 논의에 착수한다.
인사 대상은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 ▲김종득 우리종합금융 대표 ▲이창재 우리자산신탁 대표 ▲김영진 우리자산신탁 대표 ▲신명혁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 ▲고영배 우리펀드서비스 대표 ▲김경우 우리프라이빗에쿼티자산운용(PE) 대표 ▲최광해 우리금융경영연구소장 등이다. 이들 모두 작년말부터 올해초 사이 임기가 마무리됨에 따라 그룹으로부터 검증을 받아야 한다.
당초 업계에선 이들 중 상당수가 자리를 지킬 것으로 내다봤다. 통상 취임 시 2년의 임기를 부여하고 1년을 연장하는 게 일종의 '관례'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외부 출신 그룹 CEO가 변화를 예고하면서 인사의 향방은 한치 앞도 알 수 없는 형국이 됐다.
그 중 박경훈 우리금융캐피탈 대표와 이창재 우리자산신탁 대표는 연임 가능한 인물로 분류된다. 재임 기간이 길지 않고, 회사도 양호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어서다.
먼저 우리금융캐피탈은 박경훈 대표 재임 첫 해(2021년)엔 전년 대비 138.3% 늘어난 1406억원, 지난해 3분기까진 30.1% 증가한 167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둬들이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우리자산신탁도 마찬가지다. 작년 3분기 누적 556억원의 순이익을 올리며 순항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몇 년간 수익성 높은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등으로 영역을 넓힘으로써 사업 포트폴리오를 재조정한 결과다. 무엇보다 우리자산신탁은 이창재 사장과 김영진 전무의 각자대표 체제를 끝내기로 했는데, 일각에선 이를 계기로 이창재 대표의 입지가 더욱 굳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다른 인물의 거취는 장담하기 어렵다. 성과와 무관하게 2년 이상 CEO로 재직해 그룹 이사회의 재신임 여부에 따라 자리를 내려놓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김종득 우리종금 사장이 대표적이다. 취임 이후 IB(투자은행)부문에 주력해 우리종금을 연 800억원 이상 벌어들이는 알짜 회사로 탈바꿈시켰지만, 2020년 이후 3년의 재임기간을 채웠다는 게 걸림돌로 지목된다.
최광해 우리경영금융연구소장과 김경우 우리PE 대표도 4년 넘게 회사를 이끌어온 탓에 그룹의 판단을 기다려야 하는 상황이다. 기획재정부 출신이자 전 국제통화기금(IMF) 대리이사인 최광해 소장은 2016년 부소장으로 연구소에 합류했으며 대표 직무대행으로 활동한 2018년부터 지금까지 연구소를 책임지고 있다. 김경우 대표도 2018년 3월 주총을 거쳐 취임한 바 있다.
이밖에 김정기 우리카드 대표의 잔류 여부도 관심사다. 김 대표 역시 취임 이후 회사의 성장을 견인하며 다방면에서 경영능력을 입증했다. 실제 우리카드는 2021년 20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67% 성장했고, 작년에도 3분기까지 1792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하면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김 대표의 경우 임 내정자와 함께 차기 회장 후보로서 경쟁했다는 게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물론 임 내정자의 의중이 관건이다. 현재 그룹의 인사권을 쥐고 있는 것은 손태승 회장이지만, 새 CEO의 목소리 또한 반영될 수밖에 없어서다. 덧붙여 임 내정자로서도 소비자 신뢰 회복을 위해 대외에 혁신 의지를 보여야 하는 입장이라 과감한 행보를 택할 것이란 관측이 흘러나온다.
이와 관련 우리금융 관계자는 "그룹 CEO 인선이 마무리된 만큼 자회사 대표 인사도 순차적으로 진행될 것"이라며 "아직 구체적인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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