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 과제로 이사회구성 적정성과 기능 점검 포함이사회 사람의 문제 아닌 시스템의 문제라고 판단금융당국과 이사회 소통 위한 면담 정례화 추진금융사 성과급‧주주배당, 공감 얻기 어려운 부분 있어
이날 이 원장은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열린 '2023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은행 이사회 기능 제고를 위해 감독당국과 이사회간 소통 강화와 이사회 운영현황에 대한 실태 점검 등을 추진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금감원은 이사회와의 소통 강화를 위해 은행별로 최소 연 1회 면담을 가지는 등 정례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최근 금융시장 현안 및 은행별 리스크 취약점에 대한 인식과 정보를 공유하고 이사회의 의사결정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이다.
여기에 은행 이사회구성의 적정성과 이사회의 경영진 감시기능 작동 여부 등에 대한 면밀한 실태점검을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점검결과를 바탕으로 필요시 은행권과 협의해 이사회 기능을 제고하기 위한 개선방안을 마련하겠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토론회 당시 금융사 지배구조의 투명성 제고 필요성을 강조했다.
이 원장은 "금융당국과 이사회의 소통이 필요하다는 것은 OECD 뿐 아니라 여러 국제기구에서 원론적인 명제로 강조하고 있다"면서 "이것을 제도화하고 정례화하는 방식을 만들고자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특정 시점에 만나는 것이 특정 목적 때문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켰다"면서 " 어떤 방식으로 만난다는 패턴화를 통해 원칙적인 접근으로 만나 방향성을 전달할 수 있도록 정례화 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이사회 구성의 적정성과 기능 점검에 대해서는 "최근 금융지주의 CEO 선출 과정을 보면 롱리스트 선정은 어떻게 되는지, 주주들이 원하는 기준이 반영됐는 지 등 후보군 선출에 있어서 보다 투명하고 객관적일 수 있는 여지가 있을 것이라는 문제의식이 있다"며 "롱리스트를 거쳐 숏리스트 선정도 어떻게 이뤄지는지, 그 기준과 절차는 어떻게 되는지 등 객관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지 등 우리 경제에서 금융사의 중요성을 따졌을 때 이 모든 것들이 너무 블랙박스안에 있는 것 아닌가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최근 관치 논란이 일어날 정도로 문제가 됐는데 이 시기에 오히려 공론화 시켜서 제도화하고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 절차를 만들어 가는 것이 맞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3일 우리금융지주 회장에 임종룡 전 금융위원장이 단독후보로 선출된 것을 두고 "이사회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경영진 선임은 주주와 이사회의 판단인만큼 각 금융사의 이사회에서 결정 과정을 자율적으로 선진화 시켜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금융당국은 금융지주 회사, 금융기관의 임직원 임명과 관련해 개별 후보들에 대한 관여를 하지 않으려 노력했으며 원론적인 입장을 표명했다"며 "견제와 균형이 있었으면 한다는 것이 그 내용이었다"고 부연했다.
또 지배구조와 관련해서는 "복잡한 내용을 법제화할지, 모든 것을 시장 자율화할지는 아직 확정적이지 않다"면서 "이슈를 좀 더 공론화하고 해외 사례에서는 어떤 방식이 있는지 봐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일정부분은 법제화 할 생각"이라며 "개인적인 생각보다는 공론화시켜서 논의의 장을 만드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답했다.
금감원은 경영진 성과보수 체계가 '지배구조법'을 준수하는지 여부 등 적정성을 점검해 금융회사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유도할 계획이다.
이 원장은 "성과급 관련해서 (좋은 실적이) 우수한 임직원의 기여를 통해 이뤄졌으니 성과급 지원을 원론적으로 존중해야 한다"면서도 "고위급 임원에 대한 성과급이 특히나 이렇게 어려운 시기에 수십억원 된다는 것은 공감대 얻기를 어려운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따져보면 지난해 혼란한 금융시장 상황에서 여러 업권이 힘을 합쳐 받쳐준 부분이 있다"면서 "캐피탈은 채안펀드, 증권사는 연쇄적인 자금 유동성 긴축 상황에 도와준 부분이 있는데 해당 금융회사, 금융회사의 임원들의 공로로만 돌리기에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다"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올해 경제 상황이 더 어려워질 것으로 보이지만 순이자마진 구조상 올해도 지난해 이상 이익이 발생할 가능성이 크다"면서 "영업이익이 10조 이상이지만 비이자이익 손실을 봤고 이자이익만 수십조 이상인데 이것을 다 전부 주주와 임원들의 성과급에 배분하는 것이 은행의 구조적독과점 시스템, 여러가지 기능 등에 비추어 고찰이 필요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이런 의미에서 상생와 연대의 정신에서 같이 나누어야 하지 않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금감원은 앞서 배당 등 주주환원정책에 대해 은행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경제여건 등을 감안해 은행별로 충분한 손실흡수 능력을 유지하는 범위 내에서 자율적으로 하도록 의견을 밝힌 바 있다.
다만, 은행은 충분한 손실흡수능력 및 자본여력이 뒷받침돼야 하고 경영 의사결정에 있어서도 주주뿐만 아니라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균형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은행이 단순히 주주환원에만 집중한다면 최근 고금리, 경기침체 등 어려운 여건하에서 고통받는 중소기업․자영업자 등 취약차주에 대한 자금공급․지원여력이 약화되어 우리 경제가 더욱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금융당국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이 원장은 "실물경제가 악화될 경우에도 은행(지주)이 실물경제에 대한 자금공급 기능을 충실히 수행하도록 감독해 나갈 방침"이라고 밝혔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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