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선 한은 기준금리 인하에 베팅준거금리 은행채 5년물 금리도 하락금융당국 "금리인상 안돼" 압박 효과도
7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 주택담보대출 혼합금리 상품 금리는 이날 연 3.962∼4.963%로 떨어졌다. 금리하단이 3%대로 하락한 것은 작년 3월 말 이후 약 10개월 만이다.
케이뱅크의 아파트담보대출 고정금리형 혼합금리 상품 최저금리 역시 연 3.98∼4.98%로 조정됐다. 우대금리 등을 적용받은 최저금리가 3%대에 진입한 것은 지난해 2월 이후 약 1년 만이다.
지방은행에서는 이미 3%대 주담대 상품이 나왔다. 광주은행은 이날 비대면 전용 상품인 'KJB모바일 아파트대출'을 출시했다. 다음 달 31일까지 총 100억원 규모로 진행하는 특판으로 최대 2%p 우대금리를 통해 최저 연 3.7%까지 금리가 낮아진다.
금융권에서는 인터넷은행 뿐 아니라 5대 시중은행의 최저 대출 금리도 곧 3%대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은행채 5년물 기준)는 연 4.080∼6.57% 수준이다.
이는 채권시장의 안정화로 준거금리가 되는 채권금리가 하락한 영향이 크다. 은행 혼합형 주담대 준거금리인 은행채 5년물 금리는 전일 기준 4.039%로 나타났다. 지난달 2일 4.761%에서 한 달여 만에 0.722%포인트 하락했다.
은행 대출금리는 시장금리인 준거금리에 차주의 신용도 등 가산금리를 더한 후 우대금리를 차감하는 식으로 산정되는데 준거금리가 하락하면서 전체 금리가 떨어지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이 기준금리 인상 기조를 이어가겠다고 공언했지만 시장에서는 올해 추가 기준금리 인상을 단행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시장 관계자들은 한국은행이 경기 둔화 우려 등을 이유로 기준금리 인상에 있어 당분간 '속도조절'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재 기준금리인 3.5%가 유지될 것으로 점치는 것인데, 당장 이달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주택담보대출의 3%대 하락 원인은 다양하다.
우선 지난달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금통위 이후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국채 3년물 금리가 기준금리보다 낮아지는 현상을 용인하는 듯한 발언이 금리 동결 전환과 조기 금리인하 신호로 해석되면서 시장 금리 인하의 근거가 됐다.
이 총재는 "앞으로 2~3년 뒤의 금리 수준이 낮을 것으로 해석한다면 당연히 지금처럼 초단기 금리보다 2~3년물의 금리가 낮아서 역전 차가 생길 것"이라며 "지금 단계에서는 시장이 과반응한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여기에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의 1.7%보다 낮출 것이라고 시사한 만큼 그간 기준금리 인상 효과를 지켜보는 한편 이를 기준금리 동결의 근거로 삼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의 압박도 금리 인하의 이유가 되고 있다. 금융당국이 취약차주의 이자 부담 완화 차원에서 은행권에 가산금리 인상을 최소화해달라는 메시지를 연일 내놓은만큼 은행들도 이에 따를 수 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전날(6일)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이복현 금감원장은 "은행이 영리추구 기업으로서 특성을 가지는 것은 이견이 없다"면서도 "과점 형태로 영업이익이 발생하는 특권적 지위가 부여되는 측면이 있는데 다 현재 어려운 실물경제에 자금지원을 해야 하는 근본적인 역할이 있음을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배당을 많이 하려면 위험가중자산의 비중을 낮춰야 하는데 지금과 같은 어려운 시기에 중저 신용자에 대한 신용 공여가 불가능해진다"며 "중장기적으로 금융회사의 성장과 관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은행을 압박했다.
이보다 앞서 지난달 30일 금융위원회 업무보고 이후 진행된 토론회에서 윤석열 대통령이 "은행은 국방보다도 중요한 공공재적 시스템"이라고 강조한 것과 같은 맥락의 발언이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주 채권금리가 더 떨어지게 되면 5대 시중 은행에서도 3%대 주담대가 부활할 것으로 보인다"면서 "변동금리 지표인 코픽스 역시 상단 금리가 크게 떨어지는 등 시장 금리 하락으로 인한 은행 금리 인하는 당분간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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