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스트앤바이오, 동일 품질 오가노이드 대량생산 맞춤치료‧신약개발 실현, 2027년 4조원 시장 전망이현숙·양지훈 공동대표 체제···R&D 환경 구축
특히 암 분야에 특화된 넥스트앤바이오의 오가노이드 기술은 췌장암 등 미충족 의료수요가 큰 질환의 정밀치료 및 신약개발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넥스트앤바이오는 기술 상용화 및 세계 시장 리드를 목표로 바이오뱅크 구축, 오가노이드 활용 가이드라인 정립 등에 속도를 내고 있다.
2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3차원적으로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장기유사체다. 쉽게 얘기해 종양, 장, 뇌, 간, 폐, 위 등 사람의 장기를 모방해 작은 크기로 만든 것이다.
오가노이드는 세포 구성 및 구조면에서 인체 조직과 유사하고 본래 조직의 기능을 재현할 수 있어 질병의 병리학적 기전 연구나 약물 스크리닝, 독성 평가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용된다.
특히 신약개발 전임상 시험 모델, 암 연구, 맞춤의학, 재생치료제 분야에서 주목받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암 연구에 적합한 시스템을 갖고 있다. 무한 증식 배양이 가능하기 때문에 환자 유래 이종이식 모델에서는 불가능했던 다양한 약물 농도, 용법, 병용 조합 시험을 반복적으로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는 환자 맞춤형 치료제 스크리닝이나 새로운 치료제 발굴 등에 활용된다.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연구는 2000년대에 시작됐으나, 상용화 단계 진입을 위해서는 여러 기술 마련이 필요한 상황이다. 특히 오가노이드가 산업적으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균일한 크기와 모양으로 배양된 제품이 필요하다. 제작된 오가노이드의 크기가 제각각일 경우 약물 평가 결과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이다. 또 오가노이드의 대량생산은 원활하고 빠른 연구진행에 필수적이다.
넥스트앤바이오는 규격화된 오가노이드 배양과 관련된 원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생물학과 공학기술이 접목된 'well-in-well 기술 기반의 플레이트'는 크기, 모양, 품질 등이 일정한 오가노이드를 배양하고 안정적으로 대량생산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관련 기술에 대해서만 30개의 등록 및 출원 특허를 보유 중이다.
여기에 더해 넥스트앤바이오는 인공지능(AI) 기반 유전체 분석기술도 보유하고 있다. 자체 기술을 통해 '정밀의료', '항암 및 독성 분석', '의료기기' 사업을 영위하고 있는데, 이를 기반으로 발생한 매출로 연구개발비를 충당하고 있다.
통상 바이오텍은 매출을 일으키는 구조가 없기 때문에 투자 유치를 통한 자금으로 연구개발을 지속한다.
기술력을 인정받은 넥스트앤바이오는 지난 2020년 시리즈A를 통한 65억원 투자 유치에 성공했으며, 2021년에는 한국콜마홀딩스가 지분의 총 40%를 인수하며 최대주주로 있는 상황이다. 일부 재무적 투자자(FI)들도 지분에 참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다. 상장 계획은 미정이다.
이에 넥스트앤바이오는 연구개발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 상태다. 회사측에 따르면, 전체 인력의 80% 이상이 R&D 인력이다. 또 R&D 총괄 대표이자 설립자인 이현숙 서울대 자연과학대 생명과학부 교수가 연구개발에 전념하고 있고 경영부분은 양지훈 공동대표가 총괄하고 있다.
이 대표는 유방암 유전자의 기능을 밝힌 암생물학 분야 권위자다. 영국 케임브리지 대학교 분자생물학연구소에서 유방암억제인자인 BRCA2 유전자의 분자적 기능을 규명한 연구로 1999년 박사학위를 받았다.
양 대표는 건국대 의학응용생물공학 박사로, 고려대 차세대기계설계연구소 그룹리더, 넥스트앤바이오 총괄연구책임자 등을 역임했다.
양 대표는 서면 질의에 "매출 현황은 내규상 공개가 어렵다"라면서도 "회사에서 발생하는 연구개발비는 자체 비용과 국가과제 참여를 통해 충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넥스트앤바이오는 정밀의료 사업부문에서 환자 맞춤형 약물 선정을 위한 오가노이드 기반의 정밀의료 플랫폼 'POINT™'를 개발‧운영 중이다. 이 플랫폼을 활용할 경우 일부 장기는 수술조직이 아니라 임상현장에서 일반적으로 사용되는 최소침습시술이나 브러시 생검(biopsy)에서 확보된 아주 적은 양의 조직샘플만으로 규격화된 균질한 오가노이드를 빠르게 대량 생산할 수 있다.
현재 비강, 기관, 기관지, 방광, 간, 신장, 위, 대장, 췌장과 관련된 9가지 이상의 장기에서 오가노이드를 확보하고 있으며, 2024년까지 다양한 질환에서 1000개 이상의 오가노이드 라인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그중 회사는 생존율이 약 8% 수준으로 미충족 의료수요가 높은 췌장암 환자 대상 맞춤형 최적 약물 선정을 위한 플랫폼을 우선 순위로 두고 서울대병원과 협업 개발 중에 있다. 현재 서울대병원 이상협 교수 및 분당서울대병원 김재환 교수와 개발 중에 있으며, 약 200명의 췌장암 환자 대상 임상 실시를 앞두고 있다.
또 항암제 등 다양한 약물의 유효성 검사 및 신약 후보물질 발굴을 위한 연구도 수행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명지병원, 화순전남대병원 등 국내 의료기관들과 협업해 '오가노이드 뱅크' 구축에 힘쓰고 있다. 오가노이드 뱅크는 환자의 조직을 이용해 배양·제작한 오가노이드에 해당 환자의 유전체 데이터가 더해져 집약된 바이오뱅크로, 각 질환에서 개발 중인 다양한 약물 평가와 개별 환자 맞춤 정밀의료를 효과적으로 수행할 수 있다.
넥스트앤바이오는 병원으로부터 오가노이드 뱅크를 위탁 받아 구축하거나, 오가노이드 뱅크를 보유하고 있는 병원과 연계해 오가노이드, 환자 유전자 데이터 등을 통합 저장하고 분석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
또 차세대 면역항암제 개발을 위한 'Organoid-on-a-chip' 기반의 환자 맞춤형 약물 평가 플랫폼도 개발 중이다.
현재 사용되고 있는 면역항암제는 표적항암제와 달리 특정 표적이 없어도 사용할 수 있으며, 기존 항암제가 가지고 있던 안전성 문제의 개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약물 평가에서 인간이 아닌 동물의 면역체계를 이용해 전임상이 진행되는 한계로 약물 개발 성공률이 높지 않은 상황이다. 해당 플랫폼은 면역시스템을 비롯한 약물 평가를 위해 요구되는 환자 미세종양환경을 구현할 수 있다.
양 대표는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약물평가를 위해 현재 다수의 제약 업체와 협력관계 구축을 진행 중"이라며 "오가노이드를 이용한 정밀의료 서비스 또한 근시일내 상용화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넥스트앤바이오는 배양된 오가노이드가 실제 환자의 조직을 대변하는지 확인 및 검증하는 단계에서 시행되는 유전자 검사를 위한 '핵산추출시약 iMag™ 시리즈'(10종)를 개발했다.
이 제품은 '인체유래 검체에서 분자진단을 위한 1등급 의료기기'로 식품의약품안전처 허가를 받았다. 핵산추출시약은 2021년 기준 국내 의료기기시장에서 생산 8위, 수출 8위에 해당하는 주요 품목이기도 하다.
넥스트앤바이오는 정밀의료 산업을 선점하기 위해 국내외 다양한 기관들과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회사는 산업기술혁신사업인 '3D생체조직기반 약물평가시스템 개발 사업', 국내 '신경독성 가이드라인' 확립을 위한 식품의약품안전처 위탁연구, 폐암 면역항암제 약물 물질 발굴을 위한 싱가포르 바이오텍 에임바이오텍과 공동연구 등을 수행하고 있고, 최근에는 고려대 안암병원과 정밀의료 및 연구개발 사업화 지원을 위해 협약을 맺었다.
또 넥스트앤바이오는 한국과학기술연구원 유럽연구소(KIST 유럽연구소)와 'OECD 동물대체시험 독성발현경로(AOP) 검증법의 가이드라인 등재'를 위한 공동연구 협약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동물대체시험에서 오가노이드를 활용한 독성평가를 위한 글로벌 표준 가이드라인을 개발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OECD는 화학물질의 테스트 및 평가와 관련해 표준화된 시험법 및 결과 해석에 대한 지침 등 시험을 위한 가이드라인을 제시하는데, 제시된 가이드라인과 원칙에 따라 시행된 시험결과는 모든 OECD 국가 및 가입국가에서 인정받게 된다.
이 대표는 "오가노이드는 동물실험을 대체하는 대안뿐 아니라 신약개발과정에서 약물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고, 환자 유래 조직의 모사를 통해 미래정밀의료를 실현하는 등 활용의 범위가 매우 넓고 다양한 연구 영역"이라며 "이번 공동연구 결과가 성공적으로 OECD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수 있도록 오가노이드 배양 기술을 더욱 공고하게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뉴스웨이 유수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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