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매각 본격화···용역 수행기관 선정 절차 착수시가총액 11조원, 불확실한 업황이 매각 '걸림돌'현대글로비스·CJ·LX·SM·삼성 등 인수 후보로 거론
6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KDB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지난 주 공동으로 HMM 경영권 매각과 관련한 용역 수행기관 선정 절차에 착수했다. 양 사는 각각 지분 20.7%, 19.6%을 보유한 1·2대 주주다.
용역 수행기관은 매각 절차 전반에 대한 포괄적인 자문을 제공할 계획이며, 수행기관은 이달 말 선정될 예정이다. 선정된 기관은 매각자문, 회계자문, 법무자문 각 1개사를 선정해 자문단을 구성한다.
꾸준히 돌던 매각설···정답은 "올해였다"
HMM의 매각설은 근 몇 년 간 꾸준히 돌았다. 지난해에는 대우조선해양이 21년 만에 새 주인을 찾으면서 HMM이 차기 민영화 주자로 거론됐다. 2021년 역시 산업은행이 보유한 3000억원 규모의 전환사채(CB) 만기가 도래하면서 HMM이 매각되는 것 아니냐는 설이 돌았다.
정부도 HMM의 매각설에 불을 지폈다. 당시 조승환 해양수산부 장관은 대통령 보고를 통해 HMM의 민영화를 공식화했고, 강석훈 산은은행 회장도 기자간담회를 통해 "산업은행이 기업을 가지고 있는 시간을 최소화하고, 가능하다면 바로 매각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밝힌 바 있다.
다만 그간 해운업의 호황으로 매각 작업은 순조롭지 않았다. 해운 시장은 그간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따른 초호황기를 누려오며 몸값이 더욱 비싸졌다. HMM의 지난 2020년 3월 말 시가총액은 6932억원이었으나, 현재는 10조9789억원이다.
고전하는 해운 시황···영구채 문제도 '골머리'
다만 어두운 해운 시황이 HMM의 발목을 잡고 있다. 지난 24일 기준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46.68이다. 이는 전년 동기(4818.47) 대비 80.3% 떨어진 수치다. SCFI는 글로벌 컨테이너 해운 운임 지표로, 국내 해운사들의 실적을 판단하는 지표다.
SCFI는 지난해 상반기 코로나19 여파에 따른 물류 병목 현상으로 역대급 수치인 5000선을 뚫었다. 이에 따라 HMM 등 국내 해운 업체들도 유례없는 호황기를 맞이했다.
다만 SCFI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경기침체로 하락 국면을 맞이했다. 구체적으로는 지난해 1월 5000선에서 출발해 같은 해 5월 4000선대로 떨어졌다. 이후 7월에는 3000선을, 9월에는 2000선까지 떨어졌다. 이달 기준 SCFI는 3주 연속 1000선을 밑을 하회하고 있다.
SCFI가 연일 추락하자 일각에서는 HMM의 실적도 동반 하락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실적이 떨어지면 인수자들이 매각 시 제값을 주고 인수하려고 하지 않을 것이란 판단에서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MM의 올해 1분기 예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7.8%, 42.1% 감소한 2조5456억원, 7283억원으로 예측됐다. HMM의 실적이 계속해서 떨어질 경우 인수자들이 제값을 주고 인수하려고 하지 않을 우려도 존재한다.
정부가 보유하고 있는 HMM의 영구채 처리 문제도 수면 위로 떠올랐다. 현재 HMM이 발행한 전환사채(CB)와 신주인수권부사채(BW)는 총 2조6800억원 규모다. 이는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가 각각 50%씩 보유하고 있다.
다만 이를 보유할 경우 HMM의 이자 부담이 늘어나고, 주식으로 전환할 경우에도 HMM의 정부 지분율이 74%까지 치솟을 수 있다. 이 경우 인수자금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수 있어 인수자들에게 부담 요소로 작용한다.
현재 인수 후보군으로는 △현대글로비스 △CJ대한통운 △LX판토스 △SM상선 △삼성SDS 등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다만 인수 후보로 언급된 기업들은 HMM의 10조원이 넘는 시가총액과 역대급 실적에 부담을 느껴 선뜻 인수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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