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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지배구조 개편 순항 중···자본 유연성으로 이익 잡는다

금융 보험 지배구조 2023|메리츠①

지배구조 개편 순항 중···자본 유연성으로 이익 잡는다

등록 2023.03.15 11:09

수정 2023.03.15 11:11

안윤해

,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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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증권·화재 완전 자회사 편입 그림 발표'지주-증권-화재'를 하나처럼→빠른 투자 결정조회장 지분율 낮아지지만 지배력은 공고할 듯

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그래픽=뉴스웨이DB)조정호 메리츠금융지주 회장. (그래픽=뉴스웨이DB)

메리츠금융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순항 중이다. 개편이 마무리되면 '메리츠금융-메리츠증권-메리츠화재' 3개사의 자본이 전보다 유연하게 이동할 수 있게 된다. 따라서 메리츠금융은 이를 통해 결정적인 투자 타이밍을 잡는데 유리한 고지를 점할 수 있을 전망이다.

메리츠금융은 지난해 11월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한 지배구조 재편을 결정하고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자회사가 되는 회사의 주식을 지주회사로 이전하는 방식을 택했다. 자회사의 주식을 보유한 주주들 역시 지주사가 발행하는 신주를 배정받아 지주사 주식으로 전환할 수 있게 했다. 이 과정이 끝나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메리츠화재 지분 59.5%(자사주 포함 64.7%)와 메리츠증권 지분 53.4%(자사주 포함 59%)의 포괄적 주식교환을 통해 화재·증권을 100% 자회사로 편입된다.

지주는 지난 2월 메리츠화재 주주들에게 보통주 1주당 메리츠금융지주 보통주 1.27주를 지급하고 자회사 편입을 마쳤다. 메리츠증권의 합병은 오는 4월 5일 마무리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은 지난 8일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금융지주 보통주 1주당 0.161주로 교환하는 포괄적 주식교환계약 건을 원안대로 승인했다.

이번 합병은 더 자유로운 현금유동성을 고려한 하나의 재무전략으로도 해석된다. 합병 이후 금융지주의 지배주주 기준 자본은 총자본과 비교해 크게 증가할 예정이다. 메리츠금융지주의 지난해 3분기 기준 지배주주 자본은 3조원, 총자본 5조6000억원이다.

지배구조 개편 순항 중···자본 유연성으로 이익 잡는다 기사의 사진

메리츠증권의 소액주주 지분까지 모두 교환될 경우 금융지주의 신주 발행 주식수는 총 8330만2037주, 증자 규모는 약 2조3000억원으로 예상된다. 신주 발행 이후 총자본은 7조3000억원으로 약 1조7000억원 늘어나고 지배주주 기준 자본도 3분기 대비 4조3000억원 증가한다.

지주는 지배구조 단순화로 화재·증권간의 자본 효율화 개선과 수익구조의 안정성을 확보하는 동시에 자회사 역시 영업 및 재무적 긴밀도를 함께 제고한다는 전략이다. 주력 자회사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함에 따라 배당수익은 증가하고, 증권 부문의 전환상환우선주(RCPS)가 전액 상환되는 등 총수익스왑계약(TRS)으로 인한 이자비용도 축소된다.

모든 편입 절차가 완료될 경우 메리츠금융지주의 완전 자회사는 메리츠화재·메리츠증권·메리츠대체투자운용 등이 포함되며 메리츠캐피탈은 100% 손자회사로 종속된다. 한편, 존리 대표 이슈로 잡음이 있었던 메리츠자산운용은 지난 1월 강성부 대표가 이끄는 행동주의펀드 운용사 KCGI에 매각한 바 있다.

시장에서는 메리츠그룹의 완전 자회사 체제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최근 모회사의 핵심 사업부를 분할 상장하는 더블카운팅과 대기업의 문어발식 확장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메리츠그룹의 결정은 정반대의 행보이기 때문이다. 메리츠그룹의 최종적인 지배구조는 화재가 소멸된데 이어, 메리츠증권이 상장 폐지되고 메리츠금융지주가 단일 상장사로 남게된다.

하지만 일부 자본시장 전문가들은 이같은 지배구조 개편이 실제로 지배구조상 큰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만큼 조정호 회장의 지배력 강화에 집중돼있다는 평가다. 당초 메리츠금융지주가 화재 60%, 증권 53% 등 과반 이상의 절대적 지분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에 완전 자회사화에 따른 지배구조의 변화를 동반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메리츠금융그룹은 지배구조 재편 발표와 함께 포괄적 주식교환, 자기주식 2000억원 취득, 3년간 주주환원율 50% 등 세가지 주요 내세웠다. 하지만 시장에선 '주주환원'을 내세운 속내에는 조 회장의 실질적인 이익이 숨어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오너 일가인 만큼 결코 손해보는 셈법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조 회장의 지분율은 지분 교환 이후 신주 발행으로 40%대까지 희석될 예정이다. 지분 교환 이전까지 75.8%에 달했던 지분은 현재 메리츠화재의 편입에 따라 55%(특수관계인 포함 시 55.77%)로 줄어든 상황이다. 여기에 증권의 편입까지 완료될 경우 최종적으로 45.9%(특수관계인 포함 시 47%)로 낮아질 전망이다.

대주주의 지분율이 75%에서 50% 미만으로 하락함에 따라 향후 대규모 배당보다는 자기주식 매입 및 소각을 통한 환원에만 집중할 것이라는 '꼼수' 우려도 나온다. 배당 대신 자사주 매입·소각 비중을 높일 경우 발행 주식 수가 줄어들면서 조 회장의 지분율을 다시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자사주 소각으로 기업 가치가 올라가면 보유 주식을 담보로 한 자금 조달도 용이해진다.

황현영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위원은 "한가지 현상에 한가지 목적만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지주회사 전환 자체에는 오너일가의 지배력 강화가 기저에 있는 것"이라며 "주주환원도 개편 과정에서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환원인지 아닌지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지배구조 개편에는 주주환원과 동시에 지배력 강화가 공존하는 것으로 보인다"며 "향후 메리츠금융지주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으로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들 경우 조 회장의 지분이 올라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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