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오카도 물류 설비 통해 온라인 신선식품 분야 강화2030년 전국 6개 CFC 건립·2032년 매출 5조원 목표롯데, 쿠팡에 역전···"온라인 마지막 승부수 던진 것"
반등 모색에 나선 롯데는 글로벌 리테일 테크기업 영국 오카도와 손을 잡았다. 무려 1조원의 돈을 들여 짓는 오카도 물류 설비를 통해 온라인 신선식품 분야에서 반전을 만들겠단 심산이다. 롯데가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지 향후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23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오카도와 함께 선보이는 첫번째 고객풀필먼트센터(CFC) 부지로 부산을 낙점했다. 부산 CFC는 강서구 국제산업물류도시에 부지면적 약 4만㎡ 규모로 들어선다. 올해 말 착공해 2025년 완공할 계획이다.
부산 CFC에는 오카도 스마트 플랫폼의 모든 첨단 시스템이 적용될 예정이다. 데이터 및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철저한 수요예측 및 재고 관리, 효율적인 배송 및 배차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피킹과 패킹, 배송 및 배차에 이르는 모든 과정이 자동화로 이뤄지는 것이다.
롯데는 이를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온라인 장보기 과정에서 겪어왔던 상품 변질, 품절, 상품 누락, 오배송, 지연 배송 등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부산 CFC가 완공될 경우 일 3만건 이상의 배송을 처리할 수 있게 되는 만큼 부산뿐 아니라 창원과 김해 등 주변 지역 소비자들에게도 한층 향상된 쇼핑 경험을 제공하겠단 것이다.
이 같은 롯데의 전략은 경쟁사들이 수도권에 집중적으로 물류센터를 짓고 서울을 중심으로 시장을 넓혀간 것과는 사뭇 다른 행보다. 사실상 무주공산인 부산에서 온라인 신선식품 시장을 점령한 후 이를 발판 삼아 전국으로 넓혀가겠단 계획이다.
유통업계 한 관계자는 "경쟁이 치열한 수도권 보다는 롯데의 안방으로 불리는 부산을 먼저 공략한 후 전국으로 배송망을 확장해나가는 것이 훨씬 수월할 것으로 판단한 것 같다"며 "롯데온 실패 경험이 있는 롯데의 입장에선 조심스러울 수 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실제 3년 전, 롯데는 롯데온 출범과 함께 '2023년까지 롯데온 매출 20조원 달성'이란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그 당시 수조원의 적자를 내면서도 몸집 불리기에 집중하던 쿠팡과는 다른 길을 걸을 것이란 장밋빛 전망도 내놨다. 그룹의 역량만 결집하면 이커머스 시장에서 충분히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다.
하지만 그 사이 롯데온과 쿠팡의 격차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벌어졌다. 오히려 매출 기준으로 쿠팡이 롯데 유통 부문을 모두 제쳤다. 쿠팡은 지난해 26조원이 넘는 매출을 올리며 롯데의 6개 유통 사업부문 매출 합산 15조원을 10조원 이상 뛰어넘었다. 시장 점유율로 봐도 쿠팡이(4.4%) 롯데(2.5%)를 넘어선 상황이다.
이 때문에 오카도와의 협업은 사실상 롯데의 온라인 마지막 승부수로 꼽힌다. 롯데는 오는 2030년까지 1조원 가량을 투자해 전국에 6개의 CFC를 오픈할 예정이다. 이를 기반으로 2032년에는 온라인 신선식품 매출 5조원을 달성하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김상현 롯데쇼핑 총괄대표 부회장은 "롯데가 지향하는 '대한민국 온라인 그로서리 1번지'로의 도약을 목표로 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신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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