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부터 '구조조정' 주장 잇달아"거절하면 어떻게든 사유 찾아내 징계"
직장인 커뮤니티 '블라인드'에는 "오너일가 여러분"이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30대 초반이라고 밝힌 CJ ENM 소속 작성자는 "사측이 세 달이 안 되는 기간을 주고 이직하라고 했다"며 "정해진 시간에 나가지 않으면 위로금을 줄이겠다고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는 "회사를 옮기려고 보니 (구조조정으로 인해) 이직 시장에 CJ ENM 이력서가 너무 많아 경쟁력도 떨어진다. 사지로 내몰린 기분"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CJ ENM 오너 일가는 대기업 중에서도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다. 회사가 어려울 때 극복하기 위한 방법이 일을 열심히 한 실무자에게 책임을 지우기 위한 것밖에 없느냐"고 반문했다.
CJ ENM이 부당한 구조조정을 진행한다는 주장은 지난달부터 여러 차례 제기됐다. 인사과에서 해당 부서에 인력 20%를 줄이라고 전달하면, 부서 팀장이 고과·다면평가·실적 등을 고려하지 않고 조정 대상자를 정한다는 것. 퇴직 대가로는 근속연수의 60%에 해당하는 급여와, 3개월 급여, 퇴직금 등을 약속했다고 전해진다.
한 CJ ENM 직원은 "직원이 권고사직을 거절할 경우 인사팀이 직접 나서 감사와 재무에 들어간다"며 "최근 5년간 법인카드, 출장비, 실비 청구 등에서 어떻게든 사유를 찾아내 징계한다"고 말했다.
CJ ENM 측은 "조직 개편으로 일부 인원 조정이 발생했지만, 인위적 구조조정은 없었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복수의 증언에 따라 구조조정이 기정사실화되면서 CJ ENM에 대한 비판 여론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CJ ENM은 최근 실적 부진을 거듭해왔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374억원으로 전년 대비 53.7% 감소했다. 매출은 순손실이 1657억원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11월 신임대표로 선임된 구창근 대표가 조직 개편으로 실적 개선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 대표는 과거 올리브영과 푸드빌 대표이사 재임 당시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을 이뤄낸 바 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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