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진, 이마트에 '테마파크' 입혔다

연수점, 그로서리·테넌트에 문화 결합 '미래형 마트' 변신

스마트팜서 채소 재배·즉석 참치 손질 후 '오더 메이드'

락커룸 재현한 '랜더스 광장'···신세계 유니버스 철학 구현

그래픽=배서은 기자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 이마트에 '테마파크'를 입혔다. SSG랜더스의 연고지 인천에서 그로서리·테넌트에 문화를 결합한 '미래형 대형마트'로 지역 장보기 최강자를 수성하겠다는 포부다,

30일 이마트에 따르면 연수점은 약 6개월간의 장기 리뉴얼 프로젝트를 마치고 그로서리와 테넌트를 업그레이드하고 문화 공간까지 결합한 '몰타입의 미래형 대형마트'로 새롭게 오픈했다.

연수점은 지난 2020년 선보인 복합쇼핑몰형 이마트타운 월계점의 성공을 기반으로 고객 중심 공간, 상품을 재구성한 게 특징이다.

이는 정 부회장의 철학을 충실히 구현한 매장이다. 정 부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도 "수십 년 동안의 경험을 통해 '기본'의 핵심은 '고객'과 '상품'임을 잘 알고 있다"며 "고객과 상품에 광적으로 집중할 때 또 한번 지금의 위기를 돌파하고 더 큰 도약의 기회를 잡을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그로서리·F&B·체험 다 담았다···인천 '장보기 최강자'로
이마트는 연수점에서 '넥스트(NEXT) 그로서리' 중심의 매장과 F&B, 체험, 라이프스타일 MD 중심의 '더 타운몰(THE TOWN MALL)'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형태의 매장을 2번째로 선보인다.

이마트 연수점은 기존 연면적 1만2561㎡(3800평) 규모였던 매장을 5289㎡(1600평)으로 압축하고, 1만1570㎡(3500평)규모의 더 타운몰을 조성해 전문점과 테넌트를 대거 유치했다. 이에 따라 이마트 70%, 테넌트 30% 비중의 매장 구성에서, 리뉴얼 후 이마트 30%, 테넌트 70%로 변화했다. 또 온라인 배송을 위한 PP(피킹&패킹)센터는 500평 규모로 확대했다.

이마트 연수점의 실내 스마트팜. 연수점은 스마트팜 기업 '엔씽'과 연계해 매장 내 공간에서 직접 채소 4종을 재배하고 판매까지 한다. 사진=이마트 제

그로서리 매장은 기존 3867㎡(1170평)에서 4297㎡(1300평)으로 확대했다. 우선 계절과 상관없이 채소를 재배할 수 있는 실내 스마트팜을 매장 안에 설치한 것이 눈에 띈다. 이마트 연수점은 스마트팜 기업 '엔씽'과 연계해 매장 내 공간에서 직접 채소 4종을 재배하고 판매까지 한다.

축산 메장에는 이마트 점포 중 가장 긴 30m 길이의 쇼케이스를 배치했다. 축산 코너에는 숙성 전용 쇼케이스도 갖춰 등심, 토마호크, T본 등의 상품을 직접 매장에서 숙성 후 판매한다. 수산 매장에는 매주 주말 매장에서 직접 참치를 해체해 고객이 원하는 형태로 손질해 판매하는 업그레이드된 오더메이드 공간을 만들었다.

델리 매장은 프리미엄 베이커리 '블랑제리'에서 국내산 저당앙금빵, 스톤밀씨앗빵 등 연수점 특화 상품을 판매한다. 로봇이 직접 튀겨내는 '로봇 후라이드 치킨'도 처음으로 선보인다. 1~2인 가구를 위한 소단량 상품존 '소소(少少)한 하루'는 연수점 리뉴얼 오픈과 함께 새롭게 준비한 아이템이다. 이마트는 1인 가구에 최적화된 상품 약 100종을 진열했다.

이 외에도 277㎡(84평) 규모의 주류 특화존 '와인 앤 리큐르(Wine&Liquor)', 밀키트와 샐러드 솔루션존 등 고객의 라이프스타일 변화에 맞춰 그로서리 매장을 구성했다.

연수점 리뉴얼의 또 다른 핵심은 매장 입구와 2층을 구성하는 F&B와 라이프스타일·문화 테넌트다.

연수점은 반경 5km 핵심 상권 내 9세 미만 자녀를 둔 30~40대 가족 구성비가 높은 점을 반영해 ▲F&B 25곳 ▲엔터테인먼트 3곳 ▲패션 22곳 ▲라이프스타일 14곳 ▲고객 편의시설 18곳 등 무려 82개에 달하는 테넌트를 유치했다. 이는 이마트타운 월계점 92개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숫자다.

특히 2층 탑텐 매장은 에슬레저 전용 라인인 탑텐 밸런스존이 특화된 대형매장으로 SSG랜더스 야구단과 협업한 상품을 전용으로 판매할 계획이다.

체험형 공간 '랜더스 광장', 연고지 SSG랜더스 팬심 저격

연수점 2층 탑텐 매장에 SSG랜더스 야구단 협업 상품이 진열돼 있다. 사진=이마트 제공

이마트 연수점은 이번 리뉴얼을 통해 인천지역의 '문화 공간'으로 발돋움하겠다는 전략이다.

1층에 조성된 랜더스 광장에는 SSG 랜더스 구단 선수 12명을 선정해 개별 유니폼, 배트, 글러브, 야구볼 등 선수 용품과 대형 디스플레이의 선수단 포스터를 진열했고 랜더스필드에 있는 포토카드 키오스크와 메모리존도 그대로 들여왔다.

이는 신세계그룹이 SSG랜더스를 인수한 이후 지속 추진해온 야구단 연계 마케팅의 일환으로 오프라인 공간을 활용해 팬덤 문화 형성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실제 정 부회장은 지난 2021년 야구단을 인수하면서 인수 이유로 마케팅적인 측면을 꼽은 바 있다.

그는 "야구장에 오시는 관중들은 제 고객들로, 야구를 보면서 우리 기업을 한 번 더 기억에 남길 수 있도록 콘텐츠를 만들고 우리 이름을 오르락내리락 하게 하고 싶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이후 신세계그룹은 이마트·SSG닷컴·스타벅스·이마트24 등 전 계열사에서 야구단과 연계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황운기 이마트 상품본부장은 "이마트 연수점을 찾은 고객들이 새롭고 차별화된 경험을 즐길 수 있도록 상품과 공간을 대대적으로 혁신했으며 이를 통해 고객의 시간을 점유하고자 하는 '신세계 유니버스' 철학을 실현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