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스 부통령, 한화솔루션 달튼공장 방문···韓 사업장 첫 공식 방문'솔라허브' 구축 기대···"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 태양광 투자 이끌어"빨라진 '오너 3세' 글로벌 행보···김동관 부회장 미국서 역할 확대
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카멀라 해리스 미국 부통령은 한·미 에너지 분야 경제 협력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는 한화솔루션 조지아주 달튼공장을 방문했다. 이날 한화솔루션에서는 김동관 부회장과 이구영 큐셀 부문 대표 등이 해리스 부통령과 백악관 관계자를 맞이했다.
미국 행정부 2인자인 해리스 부통령이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 사업장을 공식 방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한화솔루션이 3조2000억원 규모의 태양광 통합 밸류체인 구축 프로젝트 '솔라 허브' 구축과 맞닿아 있다.
미국 조 바이든 행정부는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을 비롯해 지난 2년간 일자리 창출과 투자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대규모 투자에 나선 한화솔루션에 대한 관심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투자로 2024년까지 조지아주에서 2500개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해리스 부통령은 이날 연설에서 "바이든 행정부는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태양광 에너지 투자 계획을 이끌어냈다"면서 "중요한 것은 달튼이 미국 최대 태양광 모듈 공장의 기지가 됐고, 달튼 공장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모듈이 생산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정부는) 기업들이 미국산 태양광 모듈을 구매할 수 있도록 세액 공제를 제공했고 달튼 공장과 같은 신·증설을 위해 수십억달러를 더 투자했다"면서 "우리가 기후 변화 대응과 청정 에너지에 투자하는 것은 미국과 국민들에게 투자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김 부회장은 해리스 부통령에게 솔라 허브 추진 배경과 한화그룹의 대미 에너지 사업 계획 등을 설명하고, 지속적인 투자 의지를 전달했다.
김동관 부회장은 "내년까지 양질의 일자리를 2500개 이상 창출하고 매년 수백만 가구에 청정 에너지를 제공할 수 있는 태양광 모듈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겠다"며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기반으로 기초 소재인 폴리실리콘부터 완제품인 모듈까지 태양광 밸류체인 생산 라인을 미국 내에 구축하겠다"고 화답했다.
美 에너지기업과 패널 공급 계약···'솔라 허브' 구축 탄력
미국 정부까지 한화솔루션에 대한 관심을 드러내면서 김동관 부회장의 지난 10년간의 '태양광' 뚝심이 더욱 빛을 발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미국 IRA 최대 수혜 기업 중 하나로 평가받는 한화솔루션의 경우 벌써부터 주가가 요동치기 시장하면서 시장의 기대를 한 몸에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인적분할로 태양광 회사로서 정체성을 확립한 이후 주가는 연일 상승세다. 재상장 첫날인 지난달 31일에는 5만7000원까지 올랐다가 전 거래일 대비 1.6% 오른 4만975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날도 오후 12시 기준 5만1200원 거래되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IRA 관련 생산세액공제(AMPC) 반영치를 감안하면 한화솔루션의 기업가치는 현재 대비 20~29% 가량 상승할 여력이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IRA 시행으로 2032년까지 예상되는 한화솔루션의 세제 혜택은 약 58억 달러(약 7조5371억원)로, 이로 인한 투자금 조기 회수와 기업 가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화솔루션의 미국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은 현재 기준 1.7GW(기가와트)다. 이번 투자로 내년까지 총 8.4GW로 확대할 계획이다. 8.4GW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생산하는 태양광 업체 중 북미 최대 규모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태양광 모듈 발전량 총합이 19GW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내년 말 공장을 완공하면 한화솔루션은 IRA를 통해 연 8억7500만달러(약 1조원) 이상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한화솔루션은 이날 대규모 태양광 공급계약까지 따내면서 미국 공략 성과가 벌써부터 가시화되는 분위기다. 이러한 협력을 이끌어낼 수 있었던 건 김동관 부회장이 솔라 허브 프로젝트를 통해 미국에서 태양광 핵심 가치사슬별 생산라인을 모두 갖추려 한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화솔루션은 미국 에너지기업 '서밋 리지 에너지(Summit Ridge Energy·SRE)'와 1.2G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공급하는 내용의 파트너십을 체결했다. 이번 공급 계약은 커뮤니티 솔라 프로젝트 사상 최대 규모다.
SRE는 한화솔루션 큐셀 부문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미국 전역에서 14만여 가구와 사업자에게 청정 에너지를 공급한다. 이를 위해 우선 올해 말까지 200MW 규모의 태양광 모듈을 설치한다. 한화솔루션은 SRE에 공급하는 태양광 모듈 250만개 대부분을 미국에서 생산할 계획이다.
'미국통' 김동관 부회장 역할 확대···글로벌 활동 '존재감'
이번 성공적인 미국 데뷔를 계기로 한화그룹 태양광 사업을 진두지휘하는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행보도 빨라질 것으로 보인다. 김 부회장은 미국 세인트폴 고등학교를 다녔고, 하버드대를 졸업한 재계 대표 '미국통'이다
한화솔루션의 주력 사업이 태양광인 만큼 자연스럽게 '미국통 총수'가 김승연 회장에서 김동관 사장으로 이어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태양광 정체성을 확립한 한화솔루션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한화그룹 내 '김동관 체제'가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김 부회장은 지난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방한 기간 한미 비즈니스 라운드 테이블에 초청되기도 했다. 또 2010년부터 14년째 다보스 포럼 개근을 이어오는 등 글로벌 활동에서 존재감을 드러내는 것도 미국 사업 확대에 더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는 이유다.
여기에 더해 한화솔루션은 미국 정부와의 원활한 소통을 위해 미국 정계 인사 인재 영입에도 고삐를 죄고 있다.
지난 8일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비서실장 출신인 대니 오브라이언 폭스코퍼레이션 수석부사장을 영입했다. 오브라이언 수석부사장은 한화솔루션 신재생에너지 사업 부문인 한화큐셀 수석부사장 겸 북미 법인의 대관 담당 총괄이다.
오브라이언 수석부사장은 바이든 대통령이 부통령으로 출마한 2008년 당시엔 대선 캠프 핵심고문 역할과 제너럴일렉트릭(GE), 폭스코퍼레이션 등 기업에서 대관 책임자로 활용한 이력이 있어 IRA 등 미국 정책 기조 변화 대응을 중심으로 하는 대관 업무 적임자라는 평가를 받는다.
업계 관계자는 "한화솔루션이 공들이는 미국에서 정부의 정책 기조 변화 가능성에 대해 대응하기 위해 적극적인 정계인사 영입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며 "전방위적인 미국 정계와의 접촉을 통해 김동관 부회장의 미국 네트워킹 역할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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