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갤러리아 부문 떼고 재상장···에너지 중심 사업구조 단순화미래먹거리 태양광에 '선택과 집중'···더욱 단단해진 김동관 체제
30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한화솔루션은 오는 31일 재상장한다. 현재는 갤러리아부문과의 인적분할을 시행함에 따라 지난달 27일부터 거래정지 상태에 있다.
한화솔루션은 인적분할과 첨단소재 부문 일부 사업의 물적 분할을 마무리하며 기존 5개 사업 부문을 큐셀(태양광), 케미칼(기초소재), 인사이트(한국 태양광 개발사업) 등의 3개 부문으로 줄였다.
이는 에너지 사업을 중심으로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자산 유동화를 통한 대규모 자금 유치로 빠르게 성장하는 친환경 에너지 사업에 투자해 기업 가치를 극대화하겠다는 포석이다.
석유화학기업인 한화솔루션은 그동안 사업다각화를 통해 성장했지만 다양한 사업구조 탓에 회사의 정체성이 모호하다는 지적들이 잇따랐다. 이에 이번 분할로 미래 먹거리 사업으로 부상한 태양광에 '선택과 집중'을 가속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신용인 한화솔루션 CFO(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미국과 유럽을 중심으로 태양광 산업의 본격적인 성장이 시작되는 시점에 사업 구조를 단순화하고 투자 자금도 확보해 글로벌 톱 티어 에너지 기업으로 성장하고, 주주가치도 극대화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특히 이번 지배구조 개편으로 한화그룹 오너가 3세 3형제의 사업 교통정리 작업이 사실상 마무리됐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동관 부회장이 에너지·방산, 김동원 사장이 금융, 김동선 전무가 호텔·유통을 담당하는 방식으로 김승연 회장 세 아들의 '3세 경영' 구도를 완성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분할을 계기로 주력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을 중심으로 김동관 부회장의 경영 보폭이 빨라질 것으로 보고 있다.
주력 사업으로 거듭 난 태양광 사업은 김 부회장이 10년 넘게 공 들여온 사업이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6분기 연속 적자를 내면서 '아픈 손가락'이라는 오명을 썼으나, 2분기 흑자전환에 성공한 이후 김 부회장의 경영성과를 뒷받침하고 있다.
이번 분할로 태양광 정체성을 확립한 한화솔루션의 기업가치가 높아질수록 한화그룹 내 '김동관 체제'가 더욱 단단해질 전망이다. 한화솔루션은 올해 태양광 시장 성장에 힘입어 영업이익 1조 클럽 가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일단 태양광 사업이 본격적인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장환경은 조성됐다.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과 더불어 유럽이 최근 탄소중립산업법 초안을 발표하면서 태양광 시장은 고속성장세가 예상된다.
특히 한국보다 미국 시장에 지중 투자해 온 한화솔루션의 수혜가 기대되는 대목이다. 한화솔루션 태양광사업에서 미국 매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전체 매출의 30% 이상인 것으로 파악된다.
무엇보다 미국 IRA는 올해부터 한화솔루션에 본격적인 수혜가 될 전망이다. 미국은 IRA 통과로 태양광 사업자에 세액공제 혜택을 기존 26%에서 30%로 높여 제공할 예정이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한화솔루션이 IRA로 받게 될 세액공제액이 2400억원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더해 한화솔루션은 미국발 호황에 대비하기 위해 현재 미국 조지아주에 3조2000억원이라는 천문학적인 거금을 투자해 태양광 통합 생산 단지 '솔라 허브'를 구축하고 있다. 단일 사업에 3조원 넘는 돈을 과감하게 쏟는 것은 한화그룹 창사 이후 처음이다.
한화솔루션의 미국 태양광 모듈 생산 능력은 현재 기준 1.7GW(기가와트)다. 이번 투자로 내년까지 총 8.4GW로 확대할 계획이다. 8.4GW는 실리콘 전지 기반 모듈을 생산하는 태양광 업체 중 북미 최대 규모다. 지난해 기준 미국 내 태양광 모듈 발전량 총합이 19GW라는 점을 고려하면 상당한 수준이다.
내년 말 공장을 완공하면 한화솔루션은 IRA를 통해 연 8억7500만달러(약 1조원) 이상의 세액공제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이진명 신한투자증권 책임연구원은 "미국 태양광 수요는 향후 수년간 30GW 수준의 고성장이 예상되는 가운데 IRA 세제혜택으로 투자회수 기간도 단축되겠다"며 "세제혜택은 올해 1870억원에서 26년 9801억원으로 대폭 확대돼 기업가치 상승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용식 한화투자증권 연구원 역시 "IRA 세제혜택 및 미국 내 대규모 투자에 따른 태양광 사업부의 성장 기대는 유효하다"며 "2032년까지 예상되는 세제혜택은 약 53억 달러(약 7조원)로, 현금 지급에 따른 투자금 조기 회수와 기업 가치 상승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분석했다.
뉴스웨이 김다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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