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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LG의 얼굴' 구광모, 독한 리더십 보여줄 때

오피니언 데스크 칼럼 김정훈의 인더스트리

'LG의 얼굴' 구광모, 독한 리더십 보여줄 때

등록 2023.04.19 10:16

수정 2023.04.19 11:15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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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porter
구광모 LG 회장은 외부 활동이 좀처럼 많지 않다. LG그룹 총수로 취임한지 5년차인데 대외 행보가 뜸하다. 그러나 어제는 충북 청주에 있는 LG화학 양극재 공장을 찾았다. LG화학은 최근 양극재, 전구체, CNT(탄소나노튜브) 등 2차전지 소재 분야 관심을 키우고 있다. 전기차용 2차전자 부문(LG엔솔)을 떼내 분사한 뒤 먹거리가 없다는 시장의 우려를 불식하듯, 배터리 소재부문 투자에 적극적이다.

그래서일까. 구 회장의 올해 지방 사업장 첫 방문지도 LG화학이었다. LG의 양극재 사업이 중요하다는 방증이다. LG화학 청주공장은 양극재를 한해 7만톤 생산한다. 시장에 판매되는 전기차 약 70만대에 사용할 수 있는 양이다. 연내 완공되는 구미 생산라인이 가동하면 내년에는 연간 18만톤으로 생산량이 늘어난다고 한다.

그룹사 전체 사업장 중에서도 청주공장이 갖는 의미는 크다. LG 측은 "청주공장은 양극재 생산의 핵심 기지로 글로벌 생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고 있다"고 했다. 구 회장이 청주공장을 시작으로 여러 지방 사업장을 순회하는 행보에 나설지 관심이 가는 대목이다.

구 회장은 최근 상속재산 분쟁으로 속앓이를 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가족 간 합의에 따라 4년 전 상속을 마쳤으나 뒤늦게 상속재산을 다시 나누자고 소송했기 때문이다. LG그룹 바깥에선 경영권 분쟁까지 걱정하는 시선도 있다. 이럴수록 구 회장은 잡생각을 없애고 일에 집중해야 한다. 세계 경기침체 여파 속 그룹의 여러 사업이 중대한 기로에 서 있다. 법정 싸움은 길어지더라도 LG 총수의 역할은 매우 적극적이고 왕성하게 해야 할 중요한 시점이다.

재계에서 구 회장의 이미지는 '조용한 총수'에 가깝다. 그간 구 회장의 경영 보폭이 크지 않았던 데는 코로나 엔데믹 영향도 있다. 지난해 9월 구 회장의 폴란드 출장은 공식적으로는 3년5개월 만의 해외 현장 경영이었다. 정부 요청 행사 정도만 얼굴을 내비쳤을 정도다. 그러나 정작 LG 측은 그 사이 외부로 알려지지 않은 비공개 일정이 많았다고 해명했다.

그럼에도 구 회장의 대외 활동은 이제라도 보폭을 키워야 한다. LG그룹 주요 사업은 위기와 기회가 상존한다. 위기는 미국의 중국 제재 리스크로 디스플레이, 화장품 등의 사업이 휘청거렸다. 기회는 IRA에서 찾을 수 있다. 미국의 IRA 시행은 LG의 배터리 사업에 날개를 달아줬다. LG의 배터리 기술력과 경쟁력은 글로벌 톱 수준이다. 2030년 세계 전기차 시장 규모는 3500조원에 달할 거란 전망도 나온다. 2차전지 소재, 배터리, 전장, 차량용 디스플레이 등 '핫'한 사업에서 LG그룹 기업가치가 크게 뛸 거란 기대감이 크다.

LG그룹은 글로벌 시장에서 도약의 시기를 맞이하고 있다. 알짜 회사들이 많다. LG는 가전 회사임에도 전기차 시대 수혜 기업 중 대표주자로 꼽힌다. '애플카' 얘기가 나올 때마다 LG 관계사 주가가 들썩인다. 애플카와 협력할 수 있는 사업군을 다 갖추고 있는 유일한 국내 대기업이다.

LG전자는 세계적인 부품사 마그나와 협력하면서 가전에서 전장 회사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TV용 외에 차량용까지 범위를 늘렸다.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시대 세계 1위 사업자 목표로 달려가고 있다. LG화학은 지난해 전지소재 사업에서 매출 5조원을 거뒀는데, 4년 뒤엔 20조원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기업 시가총액 기준으로 LG는 지난해 SK, 현대차를 제치고 재계 2위로 올라섰다.

LG 경쟁력은 구 회장의 리더십과 직결된다. 재계 안팎에선 구 회장은 이미지가 다소 만만하다는 말들이 나온다. 40대 젊은 총수여서 윗어른들에게 깎듯이 하고 어딜가든 겸손함이 배여 있다. LG 다수 관계자를 만나봐도 구 회장의 인품은 좋다고 한다. 이제는 더 당당해지고 독한 리더십을 보여줄 때다. 구 회장은 LG 브랜드를 알려야 하는 얼굴이지 않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등 가끔은 선배 총수들의 외부 활동을 참고해도 괜찮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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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웨이 김정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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