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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 최대 현안은 승계···허세홍·허윤홍·허서홍 '3파전'

산업 에너지·화학 지배구조 2023|GS그룹②

최대 현안은 승계···허세홍·허윤홍·허서홍 '3파전'

등록 2023.04.26 07:55

수정 2023.04.26 07:59

김다정

  기자

가족경영으로 차기 회장 추대···"드러난 승계원칙 없어"오너 4세, 계열사 곳곳에서 활약···경영능력 검증 숙제보유지분 0.5~2%대로 비슷, 신사업 성과에서 갈릴 듯

GS그룹은 오너 가족회의를 통해 차기 회장을 추대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GS그룹은 오너 가족회의를 통해 차기 회장을 추대한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LG에서 계열분리한 GS그룹은 LG그룹의 장자승계 원칙이나 범 LG가인 LS그룹의 사촌경영처럼 정해진 법칙이 아닌 '가족경영'을 통해 차기 회장을 추대하고 있다.

그동안 GS그룹의 역대 회장들을 살펴보면 고(故) 허만정 GS그룹 창업주→고(故) 허준구 GS건설 명예회장→허창수 GS그룹 전 회장→허태수 GS그룹 회장 순으로 이어지는 흐름 속에서 뚜렷하게 드러난 승계 원칙은 없다.

그만큼 어느 정도 차기 총수가 예상되는 곳들과 달리 GS그룹의 경우 후계구도 예상이 쉽지 않을뿐더러 경영 능력 평가 등으로 언제든 누구나 그룹을 이끌 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얘기다.

재계 안팎에서는 허 회장이 오너 4세들에게 회장 자리를 물려주기 위한 징검다리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에 따라 경영 일선에 나선 4세들은 허 회장의 재임기간 동안 경영능력을 검증해야하는 숙제를 떠안게 됐다.

막 오른 '포스트 허태수' 경쟁···지분 차이는 '미미'
GS그룹은 올해로 취임 4년차를 맞이한 허태수 회장이 회사를 이끄는 가운데 이미 9명의 오너가 4세들이 계열사 경영에 적극 참여하며 '포스트 허태수'를 놓고 물밑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최대 현안은 승계···허세홍·허윤홍·허서홍 '3파전' 기사의 사진

현재 가장 유력한 차기 회장 후보로는 허세홍 GS칼텍스 사장, 허서홍 ㈜GS 부사장, 허윤홍 GS건설 사장 등이 거론된다. '홍'자 돌림 형제들은 경영권 핵심인 GS주식을 매집하거나 계열사에 사내이사 겸직수를 늘리는 등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두각을 나타내는 3명의 젊은 오너가 4세들의 보유한 지주회사 GS 지분은 △허세홍 2.37% △허서홍 2.12% △허윤홍 0.53% 등으로 크게 차이나 나지 않는 수준이다.

51명에 달하는 오너 일가가 GS 지분을 나눠들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단순 지분구조로 경영권 승계를 예측할 수 없다. 오너가 중 10% 이상 지분율을 기록한 이가 없어 특정 인사가 지배력을 장악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특히 오너 4세 중 가장 많은 지분을 보유한 인물은 허준홍 삼양통상 대표이사 사장(3.01%)이다. 허준홍 사장은 허만정 창업주의 장손으로 한때 가장 먼저 강력한 후계자로 지목된 바 있지만, 지난 2020년 GS칼텍스를 떠나 현재는 가업인 삼양통상에 자리잡으면서 후계구도에서 멀어졌다는 평가다.

삼양통상은 오너일가의 지분관계로 공정거래위원회의 분류상 GS그룹 기업집단에 속한다. 하지만 오너 2세 고(故) 허정구 삼양통상 명예회장이 개인적으로 세운 회사로, 다른 계열사들과 달리 독자노선을 걷고 있다.

다만 허준홍 사장이 GS 지분율을 꾸준히 유지하는 만큼 승계에서 온전히 물러섰다고 확실하게 단정지을 수는 없다는 게 재계 중론이다.

'허세홍·허윤홍' 사장 중심으로 '4세 경영' 윤곽
유력 후보였던 '장손' 허준홍 사장이 GS그룹 승계구도에서 한발 떨어진 사이 그룹 내 사장 타이틀을 가진 허세홍·허윤홍을 중심으로 4세 경영 윤곽이 뚜렷해지고 있다. 이들은 각각 주력 계열사인 GS칼텍스와 GS건설 사장 자리까지 오르면서 경영능력을 입증한 상태다.

재계에서는 이미 두 사람이 기업의 수장에 오른 후 실적 개선을 통해 입지를 공고히 한 만큼 차기 총수 자리 향방은 '신사업 성과'에 따라 갈릴 것으로 보고 있다.

GS그룹은 정유사업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아 국제 정세의 영향을 많이 받고 변동성이 크다는 구조적인 문제에 직면한 상태다.

이에 따라 최근 들어 바이오 등 미래 신사업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GS그룹은 미래성장 동력 확보와 핵심사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26년까지 21조원을 투자한다. 이 중 10조원이 신사업과 벤처기업에 사용할 계획이다.

그룹 내 신사업 발굴 의지는 허태수 회장의 신년사를 통해서도 강력하게 드러난다. 허 회장은 올해 초 "최근 3년 여간 디지털 혁신과 신기술에 대한 투자를 지속해 미래 성장을 위한 토대가 갖춰졌다"며 "투자와 혁신의 씨앗을 신사업으로 발전시키는 한 해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후계자 경쟁에 뛰어든 오너 4세 입장에서는 계열사의 본업은 물론 신사업에서의 성과도 차기 회장으로 추대되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로 작용할 것으로 해석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GS칼텍스 지휘봉을 잡은 허세홍 사장은 최근 친환경 사업에 뛰어들었다. 정유 부문의 의존도를 줄이고 종합 에너지 기업으로서 미래 성장 기틀을 마련하겠다는 전략이다.

일례로 GS칼텍스는 수소 사업과 전기차 충전 사업 등 친환경 에너지 서비스와 함께 폐플라스틱 처리 방식에 따른 기계적·화학적 재활용 사업을 추진해 폐플라스틱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또 화이트 바이오 사업, 바이오 연료 등 친환경 연료 개발을 통한 바이오 사업도 확대하고 있다.

허창수 전 GS그룹 회장의 장남인 허윤홍 GS건설 사장은 경영 전면에 나선 이후 줄곧 신사업으로 승부를 걸고 있다.

GS건설은 현재 선진국 모듈과 베트남 신사업, 배터리 리사이클, 자회사 자이S&D를 통한 인공지능(AI) 사업 등을 신사업으로 진행하고 있는데, 이는 모두 허윤홍 사장의 구상 아래 추진된 사업들로 전해졌다.

'다크호스' 허서홍의 등장···"신사업에 달렸다"
4세 승계 혼전 속 '신사업'이 핵심으로 떠오르자 허서홍 (주)GS 부사장의 약진도 눈에 띈다. 허세홍·허윤홍 '2파전'으로 흘러가던 후계구두 양상이 '다크호스' 허 부사장의 등장으로 '3파전'으로 치닫고 있는 것이다.

오너 4세 중 유일하게 지주사에서 근무하고 있는 허서홍 부사장은 ㈜GS에서 기업 인수합병(M&A), 스타트업 투자 부문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하고 담당하고 있다. 그는 GS에너지에서 근무하다가 허태수 회장이 취임한 후 지주사에서 미래사업팀을 이끌고 있다.

그동안 지주사인 GS는 출범 후 자체 사업을 하지 않았으나 최근 들어 투자형 지주사로 탈바꿈하면서 미래 신사업을 위한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대표적으로 허태수 회장은 2019년 12월 GS그룹 회장에 취임한 이후 미래사업팀은 꾸렸다. 허태수 회장이 신사업 강화에 방점을 두고 있는 가운데 신규 먹거리 발굴이라는 중책을 허서홍 부사장에게 맡겼다는 것은 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허 부사장은 2006년 GS홈쇼핑 신사업팀에서 근무할 당시 홈쇼핑 신사업 발굴과 전략 수립을 맡아 허태수 회장과 손발을 맞춘 바 있다. 그런 허 부사장은 지주사로 불러들인 데에는 그의 능력을 높이 샀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다.

특히 GS그룹이 바이오에 높은 관심을 보이는 가운데 허 부사장은 2021년 휴젤을 인수할 당시에도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꼽힌다. 그 성과를 인정받아 그해 연말 인사에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재계에서는 향후 신사업을 이끄는 허 부사장의 그룹 내 무게감과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신사업에서 성과를 거둔다면 차기 총수 경쟁에서 유리한 고지에 설 가능성이 높다는 평가다.

재계 관계자는 "지금까지 GS그룹 오너 4세들의 경영 성과는 우열을 가리기 힘들 정도로 박빙으로 흘러가고 있다"며 "현재 그룹 내 방점이 신사업에 찍힌 만큼 차기 회장 후보들에게 가장 시급한 과제는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자신의 경영능력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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