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기관 등 대출확약도 자금 증명서류 인정 기업결합신고 대상 '의무공개매수 시점' 유예
7일 금융위원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하는 기업 M&A 지원방안을 공개했다. 최근 M&A 시장이 위축된 만큼 구조적인 문제를 찾아 개선하겠다는 취지다.
먼저 금융위는 공개매수, IB(투자은행)의 기업 신용공여, 합병 등 기업 경영권 시장의 불합리한 규제를 정비하기로 했다.
그 일환으로 인수금융기관 등의 대출확약과 LP의 출자이행약정을 자금확보 증명서류로 인정한다. 공개매수자가 자금지출 시기보다 앞서(공개매수기간, 20~60일) 매수예정자금을 예치해야 하는 게 기회비용의 부담으로 작용한다는 판단에서다. 단, LP는 연기금이나 국내 금융회사 등 신뢰성 있는 기관으로 한정한다.
금융위는 분할 또는 분할합병 시 CB(전환사채)‧BW(신주인수권부사채) 등 전환처리 절차도 간소화한다. CB‧BW의 경우 중개역할을 하는 전자등록기관(예탁결제원)이 투자자 정보를 받을 법적 근거가 없어, 회사가 증권사 등으로부터 투자자정보를 받아 증권 전환 업무를 수행해왔다. 이에 CB‧BW도 주식과 마찬가지로 예결원이 증권사로부터 정보를 받아 증권 전환 업무를 전자적으로 처리할 수 있도록 한다.
종합금융투자사업자(종투사)의 M&A 리파이낸싱 대출을 '추가신용공여' 적용대상으로 조정하는 등 여력도 확대한다. 현재 종투사에 대해선 기업신용공여를 포괄적으로 허용하고, 기업금융 업무 관련 대출과 중소기업 대출에 '추가신용공여' 한도(자기자본 100%)를 부여한다. 다만 리파이낸싱 대출은 '추가신용공여' 대상으로 인정하지 않아 제약이 크다는 지적이 있다.
의무공개매수제도도 개선한다. 작년 12월 도입방안을 발표하해 추진 중인 이 제도가 신속하고 효율적인 M&A의 제약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견을 반영한 조치다.
세부적으로 기업이 의무공개매수 대상이자 기업결합신고 대상이 된다면 의무공개매수 시점을 유예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한다. 기업 구조조정 등 정책목적상 필요성이 인정된다면 의무공개매수의 적용대상에서도 제외할 방침이다. 기업결합 불승인 시 공개매수로 취득한 주식을 처분해야 하는 등 기업으로서는 불이익을 감내해야 해서다.
정책금융의 전략적 M&A 지원기능도 보완한다. 국가 전략산업 분야의 해외우수기업 M&A를 돕고, 국내기업의 기술경쟁력 확보와 공급망 리스크 완화, 해외시장 교두보 확보 등을 위해 투‧융자 프로그램도 제공한다.
유망 벤처‧중소기업의 대형화와 사업확대도 조력한다. 기업은행의 '벤처‧중소기업 인수금융 특별대출 프로그램'과 '중소기업 M&A 전용펀드'로 유동성을 공급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투자자 보호에도 신경을 기울인다. 합병 공시 강화, 외부평가기관 행위규율 마련과 함께 합병가액 산정방법의 유연성을 높이기로 했다.
특히 합병 진행과정, 이사회 검토내용이 보다 투명하게 공개되도록 주요사항보고서와 증권신고서 공시항목을 구체화한다. 상장법인과 비상장법인 간 합병 등에 적용되는 제3자(회계법인 등)의 외부평가 의무와 관련해선 독립성·전문성을 갖춘 제3자가 합병가액의 적정성을 충실히 검토할 수 있도록 하는 기준도 마련한다.
비계열사간 합병에 대해선 제3자 외부평가 의무화를 전제로 합병가액 산정방법을 자율화한다. 비계열사간 합병은 대등한 당사자간 거래라는 특성을 감안한 행보다. 미·EU·일본 등에서도 합병가액을 자유롭게 결정하도록 허용하고 있다. 물론 규제회피를 방지하고자 1년 이상 비계열사 관계에 있는 합병에 대해서만 이를 적용한다.
이밖에 금융위는 간이합병을 우회상장 심사대상에 포함시키고, 우회상장여부 판단 시 기업가치 평가액을 고려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M&A 지원방안의 신속한 추진을 위해 추진 가능한 사항은 연내 하위 규정개정을 마무리하고, 법률 개정이 필요한 부분도 조속한 입법에 힘쓰겠다"면서 "법무부와의 협업을 통해 하반기 중 기업 M&A 지원 관련 추가 정책과제를 별도로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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