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세주 회장, 임시주총서 사내이사 선임···8년만 복귀장 회장 "장세욱 부회장 조력자 역할 할 것" 포부 밝혀동국제강, 소부장에 '올인'···이차전지 사업 가능성도 열어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이 인적분할로 출범한 그룹 지주회사 동국홀딩스의 회장에 선임되면서 8년 만에 경영 일선에 복귀해 이 같은 소감을 12일 밝혔다.
지난해 광복절 특별사면으로 취업 제한이 풀린 장 회장은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과 함께 지주사 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참여하면서 '형제 경영'을 전면화하고 책임 경영에 나서게 됐다. 이에 따라 장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전무의 승계 준비도 속도를 낼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장세주 회장 돌아왔다···"마지막으로 역량 쏟아부을 것"
12일 동국제강은 서울 사옥인 페럼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장 회장의 사내이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켰다. 고(故) 장상태 명예회장의 장남으로 창업 3세 경영인인 장 회장은 2001년 대표이사 회장에 올라 동국제강을 이끌어왔으나 2015년 횡령·배임 혐의로 구속기소되면서 그해 6월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났다.
징역 3년 6월의 실형이 확정돼 복역하던 중에도 회장 직책은 유지했다. 2018년 4월 가석방됐지만, 출소 후 5년 취업제한 규정으로 본사인 폐럼타워로 출근은 하면서도 공식적인 경영 활동엔 나설 수 없었다. 이 때문에 실질적으로 동생인 장세욱 부회장이 총수 역할을 맡으면서 형을 대신에 대외 행보를 활발히 펼쳐왔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이 동국홀딩스에서 형제경영을 강화할 것"이라며 "홀딩스 등기임원으로 이사회에 복귀하는 것은 법적 리스크가 끝났으니 책임 경영을 강화하고자 하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장 회장도 주총이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나 "잘 지켜봐 주시고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소감을 밝혔다.
인적분할 통과···냉연·열연 사업 쪼개진다
이날 주총에서 동국제강은 지주사인 동국홀딩스, 열연사업 법인 동국제강, 냉연사업 신설 법인 동국씨엠 3사로 쪼개지는 인적분할 안건이 통과됐다.
지주사는 장 회장과 장 부회장이 이끌어가고 열연.냉연 사업부는 전문경영인이 맡는 체제로 사업 개편이 이뤄질 예정이다. 동국제강은 최삼영 대표이사, 동국씨엠은 박상훈 대표이사 체제로 전환된다.
장 회장은 경영 복귀 후 철강사업을 중심으로 소재·부품 등 미래 신성장 사업 투자와 인수합병(M&A) 등 그룹 컨트롤타워를 맡고 있는 동국홀딩스를 이끌어 간다.
장 회장은 이날 주주총회 이후 취재진과 만나 "주도적으로는 장세욱 부회장이 동국제강 대표이사로 그룹을 이끌 것"이라며 자신은 장 부회장을 보좌하는 역할을 맡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소부장 강화하는 동국제강···"연구 개발 주력"
이날 주총에 앞서 장세욱 부회장은 취재진과 만나 "동국제강은 과거 다양한 사업을 해왔고, 특히 소부장(소재·부품·장비)에 특장점이 있다"며 "CVC(기업형 벤처케피털) 설립 이후 다양한 사업을 꼼꼼히 들여다보고, 소부장 올인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미국·유럽에 대한 직접 투자와 업무협약(MOU) 등을 지속해서 발굴해 나갈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장 부회장은 "아시아 국가의 철강업계는 중국의 막대한 힘과 미국의 보호무역 정책 영향으로 실질적으로는 힘을 잘 쓰지 못하는 상태"라며 "철강과 연계된 소부장 사업을 이끌고, 관련 특수업의 연구개발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철강업체인 포스코·세아그룹 등이 이끌고 있는 이차전지 사업과 관련해 긍정적인 의견도 내비쳤다. 장 부회장은 "부품 소재를 개발하고 만드는 것 자체가 세계적인 첨단 기술"이라며 "이를 위한 소재·인력 확보가 중요하기 때문에 단계를 밟아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두 형제는 지주사 동국홀딩스서 동국제강·동국씨엠 등 사업회사가 빠르게 성장할 수 있도록 인재 발굴에도 힘쓴다는 전략이다.
지주사 전환 '성공'···장선익 전무 향후 거취는?
지주사 전환이 성공하면서 장 회장의 장남 장선익 전무의 향후 거취에도 업계 이목이 쏠린다. 오너가(家) 4세인 장 전무는 지난해 12월 상무에서 전무로 승진했다.
장 전무는 이날 취재진과 만나 승계와 관련해 "다양한 일을 해보고 싶지만, 회사는 조직이기 때문에 마음대로 될 수 있는 것이 아니다"면서 "영업 등의 역할을 맡아보고 싶은 마음은 있다"고 조심스레 말했다.
이어 그는 "(승계는) 제가 결정할 문제는 아니고, 주주의 명을 받은 임원으로서 역할을 다 할 생각"이라며 "실무를 통해 앞으로도 배움을 쌓을 것"이라고 말을 아꼈다.
장 회장도 이와 관련 "(장 전무는) 아직 한참 공부하고 열심히 경험을 쌓아야 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장 회장은 동국제강 지분 1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장 부회장은 지분 8.7%를 갖고 있다. 장 회장의 장남인 장선익 전무는 지분 1%를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선 향후 승계 구도를 위해 장 회장이 보유한 지분 일부를 순차적으로 아들에게 넘겨줄 거란 관측도 제기된다.
뉴스웨이 전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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