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망' 무역법인에 '식품 제조' 신규법인 시너지 "미국 현지 식품 사업에서 연 매출 1000억원 목표"
18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대상은 지난 1월 18일 'Daesang Foods Japan Inc'을 설립했다. 주요 사업은 식품 제조업으로 일본법인 '대상 재팬'의 자회사다.
무역업을 영위하는 대상 재팬은 일본 시장에서 '종가 김치'와 '홍초' 등 한국 완제품을 수입해 현지 도소매상 등에 판매해왔다. 이번 법인 추가로 식품 제조가 가능해지면서 일본 시장 공략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대상은 현지 생산한 제품을 무역법인이 확보한 유통망을 통해 공급함으로써 시너지를 낸다는 방침이다.
대상 관계자는 "구체적 내용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소스와 간편식을 중심으로 가공식품 전반을 일본 시장에 내놓을 계획"이라며 "한국 가공식품은 한류 콘텐츠가 인기를 끌면서 이미 현지 대형마트 등에 입점해 있으며 경쟁력이 확보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일본에선 한국 음식 열풍이 불고 있다. 이베이재팬이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큐텐'에 따르면 한국 식품의 지난해 거래액은 두 자릿수 성장세를 보였다.
대상은 미국에서도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낸다. 신규법인 'DSF OR Inc'의 주요 사업은 부동산업이다. 현지 식품기업 인수를 통해 김치 사업을 확대한다는 목표다.
앞서 지난 3월엔 현지법인 인수를 위해 중간 지주사인 DSF에 400억 규모 유상증자를 진행했고, 이를 바탕으로 지난달 현지 식품업체를 2386만달러(319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대상은 최근 김치를 필두로 글로벌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지난해엔 국내 식품업계 최초로 미국 현지에 대규모 김치 공장을 완공했다. LA 공장은 아시아권을 벗어난 최초의 공장이자 대상의 10번째 해외 생산기지다. 수출뿐 아니라 현지 생산을 통해 원가를 절감한다는 전략이다.
대상은 2025년까지 미국 현지 식품사업에서 연 매출 1000억원을 낸다는 목표다. LA 공장 설립에 이어 이번 인수는 이같은 목표 달성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사업은 순항 중이다. 최근 5년간(2018~22년) 미국 사업은 매출이 2배 이상 늘며 외형 확대 속도가 두드러진다. 대상 아메리카 매출액은 2021년 처음 1000억원을 돌파했고 지난해엔 1415억원을 기록했다. 2018년 대비 179% 증가한 수치다.
대상이 이처럼 해외사업에 공들이는 이유는 국내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는 판단 때문이다. 최근 국내 사업은 매출이 역성장하는 등 부침을 겪었으나 해외의 경우엔 매출이 지속해서 증가했다.
지난해 해외 매출은 2018년 대비 42.7% 늘었다. 반면 국내 매출은 2018~2019년 역성장을 기록했다. 지난해 국내 매출액은 2018년 대비 25% 증가한 수준에 그쳤다.
임세령 대상 부회장은 거침없는 경영 행보를 보이고 있다. 대상은 해외 사업 비중이 작다는 부분이 약점으로 꼽혔으나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외형 성장 동력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전체 매출에서 해외 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8년 27.7%에서 지난해 34.2%로 꾸준히 증가했다.
관세청 수출입통계에 따르면 2021년 김치 수출액은 1억5990만달러(2140억원)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2016년(7900만달러)과 비교해 2배 이상 늘었다. 수출 대상국은 2011년 61개국에서 89개국으로 확대됐다.
대상 관계자는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미국의 김치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등 해외 시장에서 한국 식품에 대한 주목도가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해외 시장 공략을 위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스웨이 유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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