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랙스 크로스오버 2개월 연속 3000대 돌파코나 풀체인지에 티볼리도 페이스리프트 출격전문가 "경기불황 따른 구매력 저하는 변수"
4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쉐보레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지난 5월 내수시장에서 3396대나 판매됐다. 출시 첫 달인 4월에도 3072대를 기록한 트랙스 크로스오버는 사전 계약 돌입 7일(영업일 기준) 만에 1만3000대 계약을 돌파하기도 했다.
한국GM은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활약으로 내수 3위 KG모빌리티(옛 쌍용차)를 턱밑까지 추격했다. 한국GM의 5월 내수 판매량은 4758대로, KG모빌리티(4809대)와의 격차는 191대에 불과하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흥행 비결로는 '가성비'가 첫 손에 꼽힌다. 지나치게 비싼 가격과 첨단 편의사양의 부재로 판매에 어려움을 겪었던 기존 모델들과 달리 합리적인 가격표가 매겨졌다는 평가다.
트랙스 크로스오버의 판매 가격(개소세 인하 기준)은 2052만~2739만원이다. 가장 비싼 트림인 RS 트림에서 어댑티브크루즈컨트롤과 파워 리프트게이트가 포함된 '테크놀로지 패키지(64만원)'와 선루프(69만원) 등 선택옵션을 더해도 2900만원을 넘지 않는다. 특히 오토홀드, 2열 에어벤트, 파워 리프트게이트, LED 테일램프 등 국내 고객들이 선호하는 편의사양도 대거 적용됐다.
현대차의 올해 첫 신차인 디 올 뉴 코나도 가격 논란을 극복하고 시장에 안착했다. 출시 첫 달(2월) 3225대를 시작으로 3월과 4월에도 각각 4801대, 4048대를 기록하며 상품성을 증명했다. 5월엔 2522대로 다소 주춤했으나 구형 시절인 전년 동월(759대)과 비교하면 232.3%나 증가했다.
6년 만에 완전변경(풀체인지)된 코나의 핵심 판매전략은 '가심비'다. 코나의 가격은 2537만~3097만원(1.6 터보 기준)으로, 트랙스 크로스오버보다 최소 300만원 이상 비싸다. 하지만 최신 3세대 플랫폼을 적용해 기존 대비 훨씬 넓어지고 그랜저급 고급 사양이 대거 적용됐다.
코나의 전장(4350mm)과 휠베이스(2660mm)는 기존 대비 각각 145mm, 60mm씩 늘어나면서 기존 약점이었던 좁은 실내공간이 개선됐다. 또 파노라믹 디스플레이와 컬럼식 변속 레버, 1열 릴렉션 컴포트 시트 등 고급 편의사양들도 탑재됐다. 무선 소프트웨어 업데이트(OTA), 차세대 인포테인먼트 시스템(ccNC), 빌트인 캠2, 실물카드 없이 결제가 가능한 e하이패스 등도 동급 최초로 적용됐다.
소형 SUV 시장 1위인 기아 셀토스도 여전히 건재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달 4792대를 기록한 셀토스는 2위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1396대 차이로 여유있게 따돌렸다. 지난달 연식 변경을 통해 상품성을 강화한 덕분에 경쟁자들의 추격을 저지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상품성 대비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것도 셀토스의 인기비결로 꼽힌다. 셀토스의 판매 가격은 1.6 터보 기준 2170만~2705만원으로, 코나 대비 300만원 이상 저렴하다.
기아는 셀토스의 인기 트림인 프레스티지에 전자식 변속 다이얼과 패들 시프트를 기본화하고 전 트림에 1열 시트백 포켓을 적용했다. 프레스티지 트림에서 선택 가능한 모니터링 팩에는 '원격 스마트 주차 보조'까지 추가됐다. 또 블랙 하이그로시 소재의 도어 스위치 패널이 적용되는 등 인테리어도 고급스럽게 개선됐다.
노후화에 따른 상품성 약화로 시장 입지를 잃었던 KG모빌리티 티볼리도 2차 페이스리프트를 단행하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 티볼리는 전년 동월 대비 71.9% 감소한 377대에 그쳤다. 이는 국내 판매 중인 소형 SUV 가운데 가장 낮은 성적이다.
티볼리의 올해(1~5월) 누적 판매량은 3206대로, 경쟁자들의 한 달 판매량에도 못 미치고 있다. 지난 2015년 첫 출시 이후 풀체인지 없이 페이스리프트(2020년)만 한 차례 거치면서 경쟁에서 뒤처진 결과다.
하지만 2차 페이스리프트 모델이 판매되는 이달부터는 큰 폭의 반등이 기대된다. 티볼리의 전면 범퍼는 모던하고 볼륨감 있게 변경됐고, 실내에는 플로팅 타입 내비게이션과 터치식 공조 컨트롤러도 새롭게 적용됐다. 특히 1.6ℓ 가솔린 모델이 라인업에 추가되면서 기본 판매가격은 1883만원으로 낮아졌다.
국내 판매 중인 소형SUV 가운데 1800만원대로 구입할 수 있는 모델은 티볼리가 유일하다. 가장 몸집이 작은 현대차 베뉴의 기본 가격이 2130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티볼리의 가격 경쟁력은 트랙스 크로스오버를 뛰어넘는 셈이다.
소형SUV 시장은 티볼리가 처음 출시된 2015년부터 급속히 성장했지만 2021년부터는 뚜렷한 감소세를 이어왔다. 2020년 21만대를 돌파했던 소형SUV 시장은 지난해 13만대 수준까지 내려왔다. 하지만 올해는 주력차종들이 잇따라 상품성을 개선한 만큼 소형SUV 시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을 것이란 기대감이 고조되는 분위기다.
다만 일각에선 하반기에도 소형SUV 시장이 큰 폭으로 반등하진 못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고금리와 경기 불황 여파로 탓에 주요 고객인 젊은층의 소비심리가 뚝 떨어졌기 때문이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코로나19 확산 이후 소형SUV 시장의 주요 타깃인 사회초년생과 생애 첫 차 고객의 구매력이 떨어졌다"며 "경기 불황 초창기엔 큰 차를 살 사람들이 소형차로 전환하기도 하지만, 불황이 깊어지면서 소형차에 대한 구매의지 자체가 낮은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면서 소형차보다 고급차가 더 잘 팔리는 추세가 이어질 수 있다"며 "특히 코나는 가격이 비싸고 티볼리는 풀체인지되지 않았기 때문에 하반기에도 소형SUV 시장은 다소 위축된 분위기로 가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뉴스웨이 박경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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