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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출범 5년차 인뱅의 1% 부족한 혁신 행보

금융 은행 상반기 결산 | 금융

출범 5년차 인뱅의 1% 부족한 혁신 행보

등록 2023.06.30 06:03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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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5년 지나···혁신 이끌었다는 평가중저신용 대출 확대에 연체율 치솟으며 우려↑대환대출 인프라, 청년도약계좌 등 불참엔 눈총

올해 상반기 인터넷은행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건전성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 그래픽=박혜수 기자올해 상반기 인터넷은행의 연체율이 상승하면서건전성 관리가 최우선 과제가 됐다. 그래픽=박혜수 기자

출범 5년을 맞은 인터넷은행은 금융권 '메기'로 혁신을 주도하며 '모바일 뱅킹' 시대를 이끌고 있다. 지난 5년간 카카오뱅크는 기업공개(IPO)에 성공했고 대출 중단과 유상증자 실패 등 부침을 겪던 케이뱅크는 흑자전환에 이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업계 막내인 토스뱅크도 탄생했다.

업계 안팎에서는 인터넷은행의 등장으로 금융 혁신에 높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하고 있다. 지난 3월 국민의힘 정책위원회 윤창현 의원과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공동 주관하는 인터넷전문은행 5주년 기념 토론회에서 여은정 중앙대학교 교수는 "인터넷은행 3사가 서로 다른 사업모델을 추구하고 있지만,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고 평가하며 "모바일 금융 편의성 제고, 중신용(중금리) 대출 확대에 기여했다"고 말했다.

다만 인터넷전문은행이 은행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탄생한 만큼 앞으로도 금융권 전반의 혁신을 위해 사용자 중심의 서비스 개발, 기존 은행산업에서 소외됐던 부문 대상 금융서비스 제공, 미래 금융인프라 구축·실용화 참여 등을 지속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렇듯 인터넷은행들은 단기 적금, 모임통장, 파킹통장, 지금이자받기 등 혁신 서비스를 선보이며 사용층을 넓혀가고 있는 가운데 최근 치솟는 연체율 관리와 정책 금융 불참 등으로 우려와 지적을 동시에 받는 모습이다.

중저신용대출 확대에 치솟는 연체율···건전성 관리 최우선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지난 4월 말 인터넷전문은행의 총자산 규모는 92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6.9% 증가했다.

반면 올해 1분기 당기순이익은 800억원으로 예대마진(대출금리-예금금리 격차) 확대로 이자이익 증가했지만, IT기술투자 비용과 대손비용, 유가증권 관련 손실로 인해 낮은 수준으로 집계됐다.

특히 대출 연체율은 4월 말 기준 0.85%로 2022년 이후 상승세를 지속하고 있다. 한은은 중·저신용자 대출 확대, 대출금리 상승에 따른 차주 이자 부담 증가 등으로 신규 연체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연체 차주의 채무조정이 증가하며 연체채권 대손상각이 지연된 점도 연체율 상승의 배경으로 지적됐다.

이는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늘린 영향도 있다. 인터넷은행들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목표치에 맞추기 위해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을 들였다.

그 결과 인터넷은행 3사의 올해 1분기 중·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 비중은 카카오뱅크 25.7%, 케이뱅크 23.9%, 토스뱅크 42.06%로 집계됐다. 이들은 연말까지 한편 각각 30%, 32%, 44%까지 끌어올린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연체율이 더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인한 차주 부담이 늘어나는 등 연체율 상승을 압박하는 요인이 더 크다는 분석에서다.

연초 SVB(실리콘밸리은행) 파산에 토스뱅크가 곤욕을 치른 것도 인터넷은행의 건전성을 우려하는 쪽이 많아서다. 당시 토스뱅크가 '선이자지급' 서비스 출시 내놓자 유동성 부족 때문이라는 '루머'가 돌았다.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가 직접 "문제없다"고 설명하면서 해프닝으로 끝났지만 '모바일'로 손쉽게 입출금이 된다는 점에서 '뱅크런'에 쉽게 노출돼 있다는 점을 여실히 보여줬다.

인터넷은행들은 대손충당금을 더 쌓는 등 손실흡수력을 높이고 건전성 관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은행들의 재무건전성 지표인 자기자본(BIS)비율은 3월 말 기준 23.7%로 규제기준(10.5%)을 웃돌았고 유동성커버리지비율(LCR)도 563.7%로 규제기준(92.5%)을 상회했다.

한은 역시 국내 인터넷전문은행의 경우 SVB와 같은 대규모 예금 이탈 가능성은 크지 않고, 위기가 발생하더라도 양호한 대응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한은은 "기술적으로 이탈이 용이한 비대면 예금의 특성을 고려하면 수신예금의 안정성을 제고할 필요가 있다"며 "부실 확대에 대비하는 차원에서 연체채권 대손상각과 충당금 적립을 강화하고 신용평가시스템(CSS) 고도화를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사회적 책임 강화 요구 커져···대환대출‧청년도약계좌 빠지자 비판도
인터넷은행의 성장에 따라 상생금융 등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도 커지고 있다. 최근 시작된 대환대출 플랫폼과 청년도약계좌 참여 은행에 인터넷은행 3사가 모두 빠지자 비판이 커진 것도 이 때문이다.

지난달 31일부터 온라인‧원스톱 대환대출 인프라가 본격 가동된 가운데 인터넷은행 3사는 자체 앱에서 대출갈아타기 서비스를 출시했다.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고 대환 서비스 수요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뜻이다. 향후 플랫폼 입점 계획은 검토하고 있지만 시기는 미정이다.

이들이 대환대출 플랫폼에 입점하지 않은 것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 확대 때문이다. 인터넷은행들은 시중은행, 저축은행 등과 비교했을 때 상대적으로 낮은 금리를 제공하고 있어서 대환대출 수요가 몰릴 가능성이 높다.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해야 하는 인터넷은행들은 고신용자 유입이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고신용자 대출을 중단하면서까지 중저신용자 대출 비중을 확대해온 만큼 유입을 최소화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이어 청년도약계좌 참여 은행에서도 빠지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커졌다. 이 상품은 청년들이 5년간 매월 70만원씩 은행에 납입하면 최대 5000만원을 모을 수 있는 정책금융 상품이다.

청년 금융 정책에 정작 청년들이 주로 이용하는 인터넷은행이 빠진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자 인터넷은행들은 내부적으로 참여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며 가능성을 열어뒀다.

업계 관계자는 "내년 6월 이후 참여할 수 있도록 검토하고 있다"면서 "해당 상품을 비대면으로 실행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구축해야 할 시스템이 너무 많다"고 설명했다. 청년들이 청년도약계좌를 중도해지 할 때 특별중도해지 요건이 해당하는지 증빙서류를 제출받아 검증해야 하는데 이런 절차를 온라인으로 구현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안 하는 것이 아니라 당장 못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청년도약계좌에는 농협·신한·우리·하나·기업·국민·부산·광주·전북·경남·대구은행 등 11개 은행이 참여한 상태다. 외국계 은행인 SC제일은행의 경우 내년 1월부터 상품을 출시할 계획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여전히 연 6%의 고금리 상품으로 '역마진' 때문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온다.

주관 기관인 서민금융진흥원이 대면 서비스와 인력 부족 등 인터넷은행의 어려운 점을 감안해 적극 지원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는데도, 인터넷은행이 최종적으로 이를 거절한 것으로 알려지면서다.

금융권 관계자는 "시중은행들도 역마진 우려를 감수하고 참여한 것인데 청년들을 주고객으로 젊은 은행을 강조하는 인터넷은행들이 모두 빠진 것은 비판 받을 수 밖에 없는 일"이라면서 "향후 참여를 확정하지 않고 검토중이라고 하는 것은 시스템 개발에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뉴스웨이 한재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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