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적 지원 이어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활용해 차관도 지원키로우크라 날아간 윤 대통령, 젤렌스키와 정상회담···2개월 만의 재회국내 건설업계 재건사업 관련 MOU 성과···1300조원 시장 노린다
대통령실에 따르면 윤석열 대통령은 15일(현지 시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방문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나 110분간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 우크라이나 방문은 젤렌스키 대통령의 초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전해졌다. 두 대통령이 만난 것은 지난 5월 일본 히로시마에서 열린 7국(G7) 정상회의에 참석해 양자 회담을 가진 지 2달여 만이다.
윤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안보-인도-재건 분야에서 각각 3개 지원을 포괄하는 9개 패키지의 '우크라이나 평화 연대 이니셔티브'를 함께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정상회담 뒤 진행된 발표에서 "우크라이나 재건을 위한 양국 정부와 기업 간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면서 "지난해 약 1억달러(약 1200억원)에 이어 올해 1억5000만달러(약 1900억원)의 인도적 지원도 효과적으로 이행하겠다"고 했다.
우리 정부는 인도적 지원 외에도 우크라이나에 연이율 0.15%의 조건의 차관제공도 추진한다. 우선 대외경제협력기금(EDCF)으로 배정해놓은 1억달러를 재건사업에 활용할 계획이다. 재건사업이 본격화되면 추가적인 투자가 이뤄질 가능성도 크다.
정부 간 협력이 강화되면서 국내 기업들이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도 강화되는 모양새다. 스비리덴코 우크라이나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이 지난 5월 방한 당시 정부에 총 200억달러 규모, 5000여개의 재건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해 줄 것을 요청한 것이 대표적이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규모는 1조달러(약 130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국내 기업들도 정부의 외교 일정에 맞춰 현지 업체나 공기관과 업무협약(MOU)을 맺는 등 재건사업 참여를 본격 타진하고 있다. 실제로 최근에 맺어진 MOU의 대부분이 윤석열이 14일(현지시간) 폴란드에서 주재한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 후 채결됐다.
건설업계는 재건사업에 가장 많은 관심을 보이는 업종으로 꼽힌다. 현대건설은 우크라이나 보리스필 국제공항공사와 공항 재건사업을 위한 MOU를 체결했다. 삼성물산은 우크라이나 최서단에 위치한 리비우시(市), 터키 건설사 오누르(Onur)와 스마트시티 개발에 협력하기로 했다. 현대엔지니어링도 폴란드 국방부 산하 국영 방산 그룹인 PGZ와 우크라이나 재건사업에 상호협력하기로 했다.
이외에도 현대로템, 한국수출입은행, 한국토지주택공사, 한국수자원공사, 네이버 등도 '우크라이나 재건 협력 기업 간담회'에 참여해 향후 정책지원 및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우크라이나와 개별적으로 인연을 맺으면서 인지도를 높이고 있는 기업도 있다. 이들 기업도 향후 재건사업이 본격화되면 수혜를 볼 가능성이 크다.
쌍용건설과 모회사인 글로벌세아는 미국을 근거지로 둔 국제NGO단체인 코어와 함께 지난해부터 우크라이나 난민들에게 구호품을 전달하고 있다. 쌍용건설은 폴란드 내에 조성하는 피난처 공사의 PM을 맡기도 했다.
플라스틱(PVC) 소재 가드레일 제작업체인 카리스도 우크라이나와 인연을 맺고 있다. 카리스는 2020년 우크라이나 경제부 산하 국영금융공사(SFii)와 전기자동차(EV) 충전소 설치와 가드레일 설치를 추진했다. 이때 인연으로 설립한 현지법인이 지난 5월 우크라이나 국가 도로 건설자총연합회(NADU)와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었다.
다만 외교가나 정가 일각에선 아직 재건사업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의견도 있다. 외교가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전쟁이 언제 끝날지 모르는 데다 러시아와 불편한 관계가 될 수도 있다는 리스크도 고민해야 하고 향후 우크라이나 정부와 기업들의 자금 여력도 중요변수가 될 것"이라면서 "외교가에는 확언이 없다는 격언을 명심해야 한다"고 했다.
뉴스웨이 장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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