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전환' 앞두고 '계좌 불법개설' 파문정부·지역사회 모두 납득시킬 혁신 방안 시급황 행장 "모범적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약속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구은행은 황병우 행장을 중심으로 금융사고 재발 방지 대책을 구상하고 있다. 감독당국의 검사 절차가 마무리 되는대로 구체적인 방안을 수립해 실행에 옮길 것으로 점쳐진다.
이는 영업 현장에서 발생한 금융사고로 대구은행의 내부통제 시스템이 도마에 오른 데 따른 행보다. 최근 대구은행 영업점 직원은 실적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소비자 동의 없이 1000여 개 증권계좌를 개설했다가 적발됐다. 소비자가 영업점에서 작성한 A증권사 계좌 개설신청서를 복사한 뒤 B증권사 계좌를 임의로 개설하는 데 활용했고, 이를 숨기기 위해 계좌개설 안내문자(SMS)를 차단했다는 전언이다.
문제를 인지한 금융감독원은 지난 8일부터 대구은행에 대한 긴급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중 검사를 마무리한 뒤 확보한 자료를 토대로 징계를 포함한 후속 조치를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황 행장은 전날 금감원 간담회 직후 취재진과 만나 "금융권에서 가장 모범적이고 선진적인 내부통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거듭 고개를 숙였다.
업계에선 황 행장이 고강도 쇄신안을 제시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대구은행이 연내 시중은행 전환을 목표로 하는 상황이라 정부와 소비자 모두 납득할만한 수준의 노력이 필요하지 않겠냐는 이유에서다.
특히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대구은행의 새 출발에 걸림돌이 될 것이란 관측도 존재한다. 사안의 심각성을 감안했을 때 금융당국으로서도 심사 과정에서 신중을 기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은행법 시행령의 은행법 본인가 세부요건엔 '위험관리와 금융사고 예방 등을 위한 적절한 내부통제장치 마련', '이용자 보호를 위한 적절한 업무방법 확보' 등 항목이 포함돼 있다.
이복현 금감원장 역시 "사실 관계가 확정되지 않아 조심스럽다"면서도 "내부통제와 소비자보호 시스템, 핵심성과지표(KPI) 등이 적절한지 등을 점검할 것"이라는 원론적인 입장을 내놨다.
덧붙여 거액의 횡령 사고로 곤욕을 치른 BNK금융과 경남은행도 움직이고 나선 만큼 황 행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워졌다는 게 전반적인 시선이다.
실제 BNK금융은 경남은행 내 외부 전문가를 수장으로 하는 비상경영위원회를 설치하며 대대적 혁신 작업에 시동을 걸었다. 사고 재발을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하는 한편, 이를 계기로 ▲경영관리 ▲인사 ▲조직 ▲내부통제 ▲비용효율화 등 경영 전반에 대해서도 개선점을 도출한다는 방침이다. 아울러 BNK금융은 관련 임원을 직무에서 배제하며 후속 인사도 예고했다.
대구은행 관계자는 "금감원 검사가 진행 중이라 아직 그룹이나 은행 차원에서 특별한 조치가 이뤄지지는 않았다"면서 "추후 검사 결과를 토대로 본격적인 내부통제 개선 작업에 착수할 것"이라고 말했다.
뉴스웨이 차재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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