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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바이오' 육성 의지, 지속성이 관건

오피니언 기자수첩

'바이오' 육성 의지, 지속성이 관건

등록 2023.09.06 15:31

유수인

  기자

reporter
윤석열 대통령이 바이오헬스 산업 육성 의지를 내비친 이후 다양한 지원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연초부터 '제3차 제약바이오산업 육성·지원 5개년 종합계획', '바이오헬스 산업 수출 활성화 전략 방안' 등을 잇달아 공개하며 2027년까지 제약바이오 글로벌 6대 강국으로 올라서겠단 목표를 제시했다. 국가첨단전략산업위원회는 바이오를 제2의 반도체로 육성하겠다고 밝히며 정부의 지원 의지를 더욱 공고히 했다.

정부의 이 같은 의지는 예산안에도 반영됐다. 복지부는 내년 바이오 관련 R&D(연구개발) 예산을 12% 늘려 총 7801억원을 쓰기로 했다. '한국형 아르파헬스(ARPA-H) 프로젝트', '보스턴-코리아 프로젝트' 등 대규모 연구개발 프로젝트를 위한 예산도 새로 편성했다.

업계의 기대감을 높이는 정책 중 하나는 총 495억원이 투입되는 '한국형 아르파헬스'다. 이는 미국의 의료고등연구계획국(ARPA-H)를 벤치마킹한 것으로, 10년간 총사업비 1조9000억원을 들여 팬데믹, 필수의료 위기 등 고비용·고난도이면서 파급효과가 큰 바이오 분야 난제 해결을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실수를 용인하고 신속 절차, 다분야 연계 대규모 R&D 등을 지원한다는 점에서 업계는 환영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부회장은 "어떻게 보면 실패 가능한 연구에 대한 지원이라 혁신적인 도전과제가 나오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정부의 목표가 실현될 수 있을지 말지를 떠나 정부 의지에 부합하는 정책들이 세팅되고 있어 산업계의 기대감은 높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예산 규모는 아쉬움이 남는다. 신약개발은 평균 10년 이상의 시간과 1조원 이상의 막대한 자금이 들어가는 사업인데, 그 기간 동안 성공 여부를 예상하기도 어렵고 성공하리라는 보장도 없다. '한국형 아르파헬스'의 주요 목표로 제시된 '5년 이내 100일 내 백신 개발·생산 역량 확보' 달성을 두고 "허황된 얘기"라는 지적이 잇따르는 이유다.

연속성에 대한 문제도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정책 기조가 함께 바뀌는 우리나라의 정치적 상황에서 성과를 담보하기 어렵다는 우려다. 신약개발은 장기간 소요되는 사업이기 때문에 동력을 잃지 않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김우주 고려대구로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백신 개발에만 10년, 20년 걸리는데 성과가 없다고 예산을 줄이거나 정권에 따라 정책 기조가 달라지면 결실을 맺기 어렵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내년도 주요 R&D 예산이 대폭 감축된 것은 이러한 우려를 뒷받침한다. 정부는 현재 기조에 맞춰 국가전략기술 등의 예산을 늘렸으나 정작 기본기를 키우는 '기초연구' 예산과 '정부출연연구기관' 예산은 삭감했다. R&D 성과가 충분하지 않았거나 예산이 중복으로 투입된 비슷한 사업 위주로 예산을 줄였는데, 그 중엔 백신기술개발 사업도 포함됐다.

세수가 한정된 만큼 예산 투입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당장의 성과만을 따진다면 바이오산업의 부흥을 이끄는데 더 많은 시간과 예산을 투입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우리나라의 바이오산업 규모는 상대적으로 영세하기 때문에 업계의 노력만으로는 한계가 있다. 바이오를 국가 성장동력으로 육성하고자 한다면 정권이 바뀌어도, 성과가 나지 않더라도 정책을 지속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업계가 실질적으로 체감할 수 있도록 지원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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